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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 먼나무_생명의숲 고목나무 이야기 #20 주소복사

고목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사를 올리던 당산나무로서, 뙤약볕 여름농사에 지친 농민들의 안식처로서,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년을 넘겨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목나무는 3~4만 그루 정도 됩니다. 이중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목나무는 보호수* 1만4천여 그루, 시·도기념물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 약 3백 여 그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호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와 보호가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실태는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된 극소수의 고목나무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고목나무들을 찾아 지금의 실태를 파악하고 고목나무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박상진 교수님이 200여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들려주는 제주 서귀포 먼나무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오늘은 제주에서 자라는 오래된 나무를 만나보려고 한단다. 우리가 지금까지 만나온 300-400년이 넘는 나무보다는 짧지만 200여년은 사람의 시간으로는 참 긴 시간이지. 제주 서귀포 서홍동에서 만날 수 있는 먼나무 이야기를 들어보겠니?


제주 서귀포 서홍동을 지키고 있는 먼나무는 수고는 9.5m고, 둘레는 2.5m 정도 되는 아름드리 나무지.

서귀포 하영올레 3코스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는 이 나무 맞은편 위쪽에는 상여집이 있었고, 이 상여집과 연관시켜서인지 영험한 신목이라는 이야기도 있다는 구나.




먼나무란 이름만 들었을 때 ‘뭔 나무이름이 먼나무야?’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만큼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겠구나. 먼나무는 진한 회갈색의 매끄러운 껍질을 가지고 약간 반질반질한 맛이 나는 두꺼운 잎을 달고 있는 늘 푸른 나무란다. 아름드리로 크게 자랄 수 있는 나무이기도하지.


바닷가 숲에서 자라는 큰 키 나무인 먼 나무는 제주도를 포함하여 일본남부에서 타이완을 거쳐 중국남부까지 분포하는 나무란다. 가을에서 봄까지 거의 반년에 걸친 오랜 기간 동안 콩알 굵기의 새빨간 열매를 매다는 것이 나무의 특징이지. 먼나무는 제주도 가로수 길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심고 있지. 




먼나무는 감탕나무, 대팻집나무, 호랑가시나무 등과 함께 'ilex'(털가시나무, 감탕나무속의 나무)로 불리는 유명한 집안의 자손들인데, 감탕나무로 대표되는 이들 집안은 대부분 붉은 열매로 가문을 빛내고 있단다. 옛날에는 감탕나무와 함께 껍질의 점성을 이용하여 접착제로 쓰인 전통나무이기도 하지.




이름에 얽힌 특별한 전설은 없지만, 제주에는 제주기념물 15호로 지정된 먼나무 한 그루가 구 서귀포시청 내 있었단다. 이 나무는 제주 4.3사태를 진압한 기념으로 한라산에서 캐와서 심었다는 논란에 휩싸여 해제되었지. 서귀포 서홍동 먼나무는 해제된 먼나무보다 규모가 더 크며 우리의 전통나무의 한 종류이므로 우선 지방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할 필요가 있단다.






나무 할아버지와 함께 만난 제주 서귀포 먼나무 

  • 고목나무 : 먼나무 (Ilex rotunda Thunb (영) Kurogane Holly (일) クロガネモチ (漢) 黑金樆, 鐵冬靑)
  • 추정나이 : 180년
  • 관리등급  : 보호수
  • 관리번호 : 13-2-8-4
  • 지정일자 : 1982.10.22 지정
  • 소 재 지 : 제주 서귀포시 서홍동 1964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은? 

1963년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림과학원, 전남대 및 경북대 교수를 거쳐 2006년 정년퇴임했으며 현재 경북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목재공학회장,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을 역임했다. 2002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2014년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오랫동안 궁궐을 비롯한 역사 문화 유적지에 자라는 고목나무 및 천연기념물 나무 조사와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관재, 고선박재, 고건축재 등 목조문화재의 재질 연구도 함께 해왔다. 지금은 우리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내어 글을 쓰고 강연과 답사를 통하여 이를 소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궁궐의 우리나무≫(눌와, 2014), ≪나무탐독≫(샘터, 2015),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나무의 세계Ⅰ,Ⅱ≫(김영사, 2011)≪우리 문화재 나무답사기≫(왕의서재, 2009),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의 비밀≫(김영사, 2007),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김영사, 2004), ≪나무, 살아서 천년을 말하다≫(중앙랜덤하우스, 2004) 등이 있다.


생명의숲 회원이자 고문으로 나무와 숲의 귀함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궁궐과 왕릉의 나무이야기><숲기행><궁궐의 오래된 나무 만나기> 등을 함께 하고 있으며,  2021년 시민 모두가 쉽게 우리가 지켜야할 나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박상진 교수의 나무세상 페이지를 생명의숲에 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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