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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 배롱나무_생명의숲 고목나무 이야기 #3 주소복사

고목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사를 올리던 당산나무로서, 뙤약볕 여름농사에 지친 농민들의 안식처로서,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년을 넘겨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목나무는 3~4만 그루 정도 됩니다. 이중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목나무는 보호수 1만4천여 그루, 시·도기념물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 약 3백 여 그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호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와 보호가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실태는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된 극소수의 고목나무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고목나무들을 찾아 지금의 실태를 파악하고 고목나무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박상진 교수님이 600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들려주는 강원 강릉 배롱나무 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안녕~ 벌써 세 번째 만남이구나! 처음 만났을 때보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고, 비도 자주 오고 있구나. 비가 안 와서 걱정이었는데 나무들이 물을 머금을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다행이구나.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 울창한 숲이 만들어지고 우리에게 좋은 공기를 내어줄 수 있도록 비가 오길 바라보자꾸나

혹시 나무가 간지럼을 탄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았느냐? 아니면 줄기가 반질반질한 나무를 손가락으로 살살 간지럽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 허허-
나무가 간지럼을 탄다니.. 생각해보면 조금은 우습지?
나무를 간지럽히면 나무 끝 잎이 흔들거리며 간지럼을 탄다 해서 간지럼 나무라고도 부르는 이 나무는 바로 배롱나무란다. 



예쁜 진분홍의 꽃이 피는데, 100일동안 핀다 해서 목(木)백일홍이라고도 부르지. 여름내내 우리가 예쁘게 감상할 수 있는 배롱나무는 껍질이 얇아 추위에 약해서 주로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단다.

추위에 약해 봄에 새싹이 늦게 나오는데 이 때문에 느긋한 사대부에 빗대어 양반나무라고도 불렸다 하지. 또한 껍질이 없어 속살을 내놓은 것을 학문의 이치를 탐구하는 격물치지(格物致知)에 비유하기 때문에 선비나무라 불리고 공부하는 서원, 향교, 사당, 사찰 등에 많이 심었지. 배롱나무는 참 별명도 많지? 그만큼 예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나무란다.




강릉의 오죽헌에 가면 까만 대나무만 있는 게 아니고 멋진 배롱나무도 만날 수 있단다. 오늘은 이 오죽헌의 배롱나무를 만나보려고 한단다.

오죽헌하면 당연히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 모자가 떠오를테지? 이 모자의 모습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이 나무는 600살이 넘은 오래된 나무란다.

실제로 보면 600년이 넘었다고 하기엔 생각보다 작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말이다. 죽은 나무의 원줄기에서 새로 돋아난 싹이 다시 자란 나무라 그렇다더구나. 


배롱나무도 사임당과 율곡처럼 모자가 함께 있나 보구나.



오죽헌 건물 뒤쪽으로 가면 멋있는 매화나무도 한 그루가 있는데 말이다.

이 매화나무도 배롱나무와 함께 심어졌고, 두 나무 모두 사임당과 율곡이 생전에 매우 아꼈던 나무라고 전해지고 있지.

참 이상한 것은 말이지, 이 매화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484호로 지정되었는데 역사와 가치가 다르지 않은 이 배롱나무는 아직 지방문화재로도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란다. 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지. 효과적인 보존 관리를 위해서는 배롱나무 역시 문화재로 지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나무 할아버지와 함께 만난 강원 강릉 배롱나무

  • 고목나무 : 배롱나무 (Lagerstroemia indica L.)
  • 추정나이 : 600년
  • 관리등급 : 강원도 강릉시 보호수
  • 고유번호 : 강원 - 강릉 -16
  • 지정일자 : 1982년 11월 13일 지정
  • 소 재 지 :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91


*고목나무 : 주로 키가 큰 나무로,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를 말하고 있습니다. 노거수(巨樹에 老를 붙여서 쓰는 말)라는 말보다 고목(古木)나무로 정감있는 표현을 씁니다.

*보호수 : 유전자, 종, 생태계 등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나무를 보호하는 제도 또는 그에 따라 지정된 나무를 말합니다.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은?


1963년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림과학원, 전남대 및 경북대 교수를 거쳐 2006년 정년 퇴임했으며 현재 경북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 목재공학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을 역임했다. 2002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2014년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랫동안 궁궐을 비롯한 역사 문화 유적지에 자라는 고목나무 및 천연기념물 나무 조사와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관재, 고선박재, 고건축재 등 목조문화재의 재질 연구도 함께 해왔다. 지금은 우리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내어 글을 쓰고 강연과 답사를 통하여 이를 소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궁궐의 우리나무≫(눌와, 2014), ≪나무탐독≫(샘터, 2015),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나무의 세계Ⅰ,Ⅱ≫(김영사, 2011), ≪우리 문화재 나무답사기≫(왕의서재, 2009),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의 비밀≫(김영사, 2007),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김영사, 2004), ≪나무, 살아서 천년을 말하다≫(중앙랜덤하우스, 2004) 등이 있다.


생명의숲 회원이자 고문으로 나무와 숲의 귀함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궁궐과 왕릉의 나무이야기>, <숲기행>, <궁궐의 오래된 나무 만나기> 등을 함께 하고 있으며, 2021년 시민 모두가 쉽게 우리가 지켜야 할 나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박상진 교수의 나무세상 페이지를 생명의숲에 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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