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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 뚝향나무_생명의숲 고목나무 이야기 #11 주소복사


고목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사를 올리던 당산나무로서, 뙤약볕 여름농사에 지친 농민들의 안식처로서,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년을 넘겨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목나무는 3~4만 그루 정도 됩니다. 이중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목나무는 보호수* 1만4천여 그루, 시·도기념물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 약 3백 여 그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호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와 보호가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실태는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된 극소수의 고목나무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고목나무들을 찾아 지금의 실태를 파악하고 고목나무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박상진 교수님이 350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들려주는 경북 청도 뚝향나무 이야기, 함께 들어 보실까요?








이제는 조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구나.
언제 그렇게 더웠냐는 듯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겠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느낄 수 있다는 건 우리 사람에게도, 나무에게도 즐거운 일인 것 같은데 요즈음은 봄, 가을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 아쉬움이 참 크지.
날씨가 점점 이상해지는 이 기후변화도 우리 사람들 때문이라지?? 이젠 정말 우리 인간을 위해서라도 지구를 그만 괴롭혀야 할텐데 말이다.
이 할아버지의 걱정이 정말 우리 시대에서 끝났으면 좋겠구나. 

가을에는 특히 빨갛게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참 아름답지. 그런데 쌀쌀한 가을에도,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이 푸른 잎을 자랑하는 나무들도 있지.
우린 그런 나무들을 상록수라 부른단다. 오늘은 그 상록수 중에서도 가지를 태우면 진한 향이 나는 ‘향나무’.
또 그 향나무 중에서도 위로 자라지 않고 줄기와 가지가 비스듬히 자라다가 수평으로 퍼지는 ‘뚝향나무’를 만나볼까 한단다.
이름부터 재미있는 뚝향나무는 다른 향나무와 다르게 낮고 넓게 자라서 ‘앉은향나무’라고도 불리우지.
향나무의 변종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특산식물이란다. 특히 청도 명대리의 이 뚝향나무는 가지에서 뿌리가 나와 언뜻 보면 세 그루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한 그루란다.
원뿌리에서 뻗어 나온 새끼 그루를 보면 뚝향나무의 전형적인 분지*(分枝) 형태를 잘 갖추고 있는 나무지.
350살의 이 나무는 높이는 5m 밖에 안되지만 동서 간의 수관*(樹冠) 폭은 27.6m로 직접 보면 한 그루의 나무라기 보다는 작은 숲처럼 보일 정도로 그 크기가 어마어마 하단다.


 

이 뚝향나무는 운계사(雲溪祠) 앞 우물가 언덕배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 땅은 김해김씨의 선조 절효 김극일이 당시 나라에서 하사받은 땅이라 그가 심었을 것으로 추측되어 진단다. 
절효 선생은 조선 전기 시대의 문인으로 어릴 때부터 조부모와 부모를 지성으로 봉양했고, 부모가 돌아가시고 난 후에도 아침, 저녁으로 30리나 되는 부모의 묘를 찾아갔다고 하더구나. 효행으로 명성을 떨쳤고 효자정려까지 받은 효자 중에도 효자였던 김극일. 마을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고 절효라는 호를 붙여주었 듯, 그가 심은 나무도 잘 보살펴 주었던 게 아닐까?? 350년이라는 시간을 이렇게 잘 자란 뚝향나무를 보고 있으면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구나. 





청도 명대리 뚝향나무는 현재 알려진 뚝향나무 중에는 가장 전형적인 형태이고 아름다운 데다 그 크기도 내세울만 하지. 나무가 건강하고, 여전히 잘 돌봄을 받고 있단다. 무엇보다 김극일 선생과 관련이 있어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나무지. 이 할아버지 생각엔 이 뚝향나무가 곧 천연기념물로 승격하지 않을까 싶구나. 사실 이 할아버지 바람이란다. 가치가 있는 나무가 그 만큼의 대우를 받으면 정말 좋을 것 같구나.



나무 할아버지와 함께 만난 경북 청도 뚝향나무

  • 고목나무 : 뚝향나무 (Juniperus chinensis L. var. horizontalis Nakai)
  • 그        루 : 1그루
  • 추정나이 : 350년
  • 관리등급 : 경상북도 기념물
  • 관리번호 : 경상북도 기념물
  • 지  정  일 : 1994년 9월 29일 지정
  • 소  재  지 : 경북 청도군 각북면 명대리 30 

*고목나무 : 주로 키가 큰 나무로,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를 말하고 있습니다. 노거수(巨樹에 老를 붙여서 쓰는 말)라는 말보다 고목(古木)나무로 정감있는 표현을 씁니다. 
*보호수 : 유전자, 종, 생태계 등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나무를 보호하는 제도 또는 그에 따라 지정된 나무를 말한다. 
*분지(分枝) : 뿌리, 줄기, 잎맥 등이 원래의 줄기에서 갈라져 나간 것을 말한다.
*수관(樹冠) : 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려 있는 부분으로 그 모양은 나무의 종류나 나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띤다.
*정려(旌閭) : 조선시대, 삼강오륜(三鋼五倫)의 유교적 윤리를 권장하기 위해 충신·효자·열녀에 대해
 그들이 사는 마을 입구나 대문 앞에 붉은 문을 세워 표창하였는데, 이를 정려라고 한다.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은? 


1963년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림과학원, 전남대 및 경북대 교수를 거쳐 2006년 정년 퇴임했으며 현재 경북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 목재공학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을 역임했다. 2002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2014년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랫동안 궁궐을 비롯한 역사 문화 유적지에 자라는 고목나무 및 천연기념물 나무 조사와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관재, 고선박재, 고건축재 등 목조문화재의 재질 연구도 함께 해왔다. 지금은 우리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내어 글을 쓰고 강연과 답사를 통하여 이를 소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궁궐의 우리나무≫(눌와, 2014), ≪나무탐독≫(샘터, 2015),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나무의 세계Ⅰ,Ⅱ≫(김영사, 2011), ≪우리 문화재 나무답사기≫(왕의서재, 2009),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의 비밀≫(김영사, 2007),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김영사, 2004), ≪나무, 살아서 천년을 말하다≫(중앙랜덤하우스, 2004) 등이 있다.


생명의숲 회원이자 고문으로 나무와 숲의 귀함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궁궐과 왕릉의 나무이야기>, <숲기행>, <궁궐의 오래된 나무 만나기> 등을 함께 하고 있으며,  2021년 시민 모두가 쉽게 우리가 지켜야 할 나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박상진 교수의 나무세상 페이지를 생명의숲에 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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