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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복자기나무_생명의숲 고목나무 이야기 #6 주소복사


고목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사를 올리던 당산나무로서, 뙤약볕 여름농사에 지친 농민들의 안식처로서,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년을 넘겨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목나무는 3~4만 그루 정도 됩니다. 이중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목나무는 보호수 1만4천여 그루, 시·도기념물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 약 3백 여 그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호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와 보호가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실태는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된 극소수의 고목나무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고목나무들을 찾아 지금의 실태를 파악하고 고목나무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금부터 박상진 교수님이 400년 전의 시간을 거슬러 들려주는 충남 부여 무환자나무 이야기, 함께 들어 보실까요?





더운 여름에 다들 건강히 잘 지내고 있었느냐? 더운 여름에도 나무 그늘 아래만 가면 참 시원하지~
또 갑작스럽게 내리는 소나기에도 가로수 아래에서는 잠시나마 비도 피할 수 있지. 정말 나무는 나에게 너무나 고마운 존재인데, 너희에게도 그런지 궁금하구나.

오늘 이야기 속 주인공도 가지를 쭈욱 뻗어 잎이 울창해지면 시원한 그늘을 선물해주는 고마운 나무지.
특히나 언덕마루에 위치해 있어 지나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숨을 고르고 갈 수 있게 자신의 몸과 그늘을 내주었을 것 같구나. 자, 그럼 나무를 만나러 출발해 볼까?



이 나무가 있는 강원도 인제군 남면의 수산리, 말 그대로 물과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란다. 이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소양호 주변의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가야 하는데, 그 풍경이 이루말할 수 없이 장관이지. 특히 산들이 온통 단풍으로 물드는 가을에는 소양호가 파란 하늘과 단풍을 고스란히 담아 한 폭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낸단다. 좁다란 길을 따라 가다보면, 우산살처럼 펼쳐진 가지와 풍성한 잎들이 큰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는 나무 하나를 만나게 된단다. 이 나무가 바로 오늘 우리가 만날 복자기나무란다.




복자기나무는 자라는 속도가 아주 느려 몸이 천천히 커지지. 대신 그만큼 목질이 치밀하고 견고하겠지?
그래서 고급 가구를 만드는 목재로 많이 사용한단다. 예부터 수레바퀴나 단단한 목재가 필요한 곳에 다양한 쓰임으로 쓰여서인지 현재는 나이 많은 복자기나무를 찾기 어려워. 그래도 조경수로 많이 사랑 받으며, 도심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단다.
현재는 400살이 넘은 이 인제 수산리의 나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복자기나무로 여겨지고 있단다.
복자기 나무는 단풍나무와 형제간이라고 볼 수 있는데, 단풍나무 형제에는 복자기 외에도 당단풍나무, 홍단풍, 공작단풍 등의 단풍나무들과 신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있지. 많은 나무들이 단풍으로 자기를 뽐내지만 복자기나무의 단풍이 단연 으뜸이란다.
가을 하늘 아래, 붉게 물든 복자기나무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지.



복자기 나무 이름에 대해서 내려오는 유래 같은 건 없더구나. 이 할아버지 생각에는 복자기나무와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린 복장나무와 유래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 복장나무는 복정과 점쟁이를 뜻하는 복자와 관련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거든.
복자기도 이와 비슷한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아니면 복이 가득 담긴 그릇, 복을 듬뿍 담은 보자기 등으로 재미있게 생각해봐도 좋을 듯 하구나. 
할아버지가 어릴 적에 나무는 친구 같았어. 나무에 올라타서 놀기도 하였고, 나무 아래 그늘에서  흙놀이도 많이 했었지. 물론 화가 나면 나무 앞에 서서 소리 지르며 화풀이도 했었단다. 너희들도 나무와 그렇게 친해지면 좋겠구나. 






나무 할아버지와 함께 만난 강원 인제 복자기나무

  • 고목나무 : 복자기나무 (Acer triflorum Kom.)
  • 그       루 : 1그루
  • 추정나이 : 약 420년
  • 관리등급 : 강원도 인제시 보호수
  • 관리번호 : 강원-인제-11
  • 지정일자 : 2003년 11월 15일 지정
  • 소  재  지 : 강원도 인제군 남면 수산리 732


*고목나무 : 주로 키가 큰 나무로,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를 말하고 있습니다. 노거수(巨樹에 老를 붙여서 쓰는 말)라는 말보다 고목(古木)나무로 정감있는 표현을 씁니다.

*보호수 : 유전자, 종, 생태계 등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해 나무를 보호하는 제도 또는 그에 따라 지정된 나무를 말합니다.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은? 


1963년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대학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산림과학원, 전남대 및 경북대 교수를 거쳐 2006년 정년 퇴임했으며 현재 경북대 명예교수로 있다. 한국 목재공학 회장,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을 역임했다. 2002년 대한민국 과학문화상, 2014년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랫동안 궁궐을 비롯한 역사 문화 유적지에 자라는 고목나무 및 천연기념물 나무 조사와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 관재, 고선박재, 고건축재 등 목조문화재의 재질 연구도 함께 해왔다. 지금은 우리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내어 글을 쓰고 강연과 답사를 통하여 이를 소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궁궐의 우리나무≫(눌와, 2014), ≪나무탐독≫(샘터, 2015),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우리나무의 세계Ⅰ,Ⅱ≫(김영사, 2011), ≪우리 문화재 나무답사기≫(왕의서재, 2009), ≪나무에 새겨진 팔만대장경의 비밀≫(김영사, 2007), ≪역사가 새겨진 나무이야기≫(김영사, 2004), ≪나무, 살아서 천년을 말하다≫(중앙랜덤하우스, 2004) 등이 있다.


생명의숲 회원이자 고문으로 나무와 숲의 귀함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궁궐과 왕릉의 나무이야기>, <숲기행>, <궁궐의 오래된 나무 만나기> 등을 함께 하고 있으며,  2021년 시민 모두가 쉽게 우리가 지켜야 할 나무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박상진 교수의 나무세상 페이지를 생명의숲에 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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