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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도심365 시즌2 철없는 산불됴심

전문가 인터뷰 다섯번째 이야기

산불 복원은 함의와 조정, 타협 통해 다수의 공동 의견으로

한국산림복원협회 임주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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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불의 특성 #1

산불이라는 게 한 번 쓱 지나가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불 이 오고, 또 다른 방향에서 오고 그래서 불씨 하나가 그렇게 큰 산불 로 번지게 되는 거지요. 특히 임목축적*이 증가되면서 불씨가 남아 있는 공간도 많은 거예요.

예전에 화성 참나무 숲 산불 현장으로 쫓 아가 본 적이 있는데 참나무에 불이 제대로 붙으니까 이걸 잘 못 끄더라고요. 우리나라 참나무는 동공 현상이 있는데, 비어있는 속에 붙은 불까지 끄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한창 논란이 된 '소나무 숲이니까 탄다'는 단편적인 의견은 저는 이해할 수 없어요.

*임목축적 : 원래 종자나 묘목에서 자라서 성립되는 임목을 앞으로 계속 생산되는 자본으로 보는 경우를 이르는 말. 여기에서는 임목을 자본재 가운데에서 임업 경영의 기본이 되는 노동 대상으로 간주한다.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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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불의 특성 #2

물론 소나무 숲이니까 잘 타요. 송진도 있고 건조하고, 아궁이에 불 피우던 시절과 다르게 바닥에는 솔잎이 가득하고요. 기후변화로 건기에는 소나무 숲만 마르는 게 아니라 참나무 숲도 마른단 말이죠. 그럼 화성에서 봤던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고, 산불이 나면 정말 불 끄기 힘든 상황으로 바뀔 거예요. 지금 울진 같은 경우는 굴참나 무예요. 그나마 동공 현상이 별로 많지 않은 나무예요. 근데 신갈나 무나 졸참나무로 숲이 바뀌어 있는 상태에서 불이 나면은 진화하 기 힘든 산불로 바뀌는 거죠. 저는 되려 그게 더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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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원에 대한 생각 #1

과거 치산녹화 시절, 우리가 나무를 심던 때와 지금은 많이 달라 졌어요. 자연 복원력이 달라진 거예요. 산림 생태계에서 자연 복 원력이라고 하는 것은 매토종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건데, 산 불로 소나무는 다 타도 참나무는 남아 있잖아요. 참나무가 맹아를 내거나 매토종자가 발화되거나 하는 건데, 그 복원력을 감안한 복 구를 진행을 해야 한다는 거죠. 산림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자연 복원력은 과거 4~50년 전하고는 엄청나게 달라졌고, 결국은 생 태 복원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매토종자 : 발아력을 유지한 채 휴면 상태에 있는 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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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복원에 대한 생각 #2

자연 복원력을 계산해서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정도를 좀 줄여주 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 거 같아요.

2000년 동해안 산불 때에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하면 주민 모두 가 소나무를 심어 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2019년 강릉 산불 때, 옥계지역에 가서 인터뷰하니 소나무를 심지 말아 달라고 하는 거 예요. 과거에는 산을 통해 송이 생산 등으로 수익을 본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산이 아닌 도시에서 소득을 얻는 사람이 많은 거 죠. 결국 복원 과정은 굉장히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일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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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개설과 숲가꾸기에 대해 #1

임도는 숲 속에 통로가 생기는 거니까 산불이 지나가는 길이 될 수 도 있어요. 그러니까 바람이 통과하는 길이 될 수도 있죠. 장작에 불을 피울 때 공기가 잘 들어가라고 얼기설기 쌓잖아요. 그것처럼 숲가꾸기 했을 때 공간이 생기니까 거기로 바람이 빨리 들어갈 수 있어서 불이 빨리 퍼진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맞는 말이지요. 그런 데 임도 개설이나 숲가꾸기를 하는 목적이 불을 내려는 게 아닌, 산림 작업을 위한 거고, 또 산불이 나서 산불 진화대가 움직이는 길은 임도밖에 없어요. 결국 임도는 필요한 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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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 개설과 숲가꾸기에 대해 #2

재밌는 기억이 있는데요. 2000년 산불 때, 환경부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임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럼 야생동 물 조사할 때는 어디로 다니세요?" 하고 물으니 산길로 다니셨다 해 요. 그게 결국 임도잖아요. 하하하 웃으며 마무리했지요. 그 뿐 아니 라 농촌 인구 감소로 모든 작업이 기계화되니, 작업을 하려면 임도가 필요해요. 숲가꾸기도 산불 나라고 한 건 아니잖아요. 자연은 자기 생태계를 조절해서 적당한 상태로 변화하는데, 적응 시간이 오래 걸 린다고 그 사실을 무시하고 결론을 내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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