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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 숲친 릴레이 인터뷰_ 성미산학교, 평생숲 2기를 만나다 주소복사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이 여전히 쉽지 않은 2021년.

주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숲친 활동 역시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휴식기를 가지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시민활동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는 숲친의 여러 활동을 숲친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는 <숲친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이번 편은 성미산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성미산학교 평생숲팀 3인(문해람, 정지원, 홍채원)’의 인터뷰입니다.


* 평생숲팀은 올해로 2년째 필드워크를 통해 생명의숲의 숲친이 되어 활동가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강릉 산불피해지 나무심기를 큰 주제로 활동하였는데요. 올해에는 장소를 지역으로 옮겨 성미산과 마포구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린짐에 참여하여 성미산을 가꾸기도 하고, 성산근린공원 재정비사업 과정에서 벌채된 아까시나무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 <아까시의 유언>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조사하여, 경의선숲길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해람) 저는 문해람입니다. 별명이 있는데 참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인'이라는 별명을 지었어요. 참을 인(忍)이자, 사람 인(人)을 의미합니다. 성미산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원) 저는 정지원이라고 하고 성미산학교를 2년 전에 졸업 해서 지금은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채원) 저는 성미산학교 11학년 홍채원입니다.



▲ 지난해에 이어 4월, 강릉 산불피해지에 나무를 심은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친구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해람)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저희 학교에는 공동 프로젝트라고 해서 다같이 수업을 듣는 시간이 있고, 필드워크 시간으로 이렇게 생명의숲하고 활동하는 시간이 있어요. 또 졸업 학년이라 졸업 프로젝트를 시작 했어요. 크게는 그렇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6월쯤에 그림책을 크라우드펀딩 했었어요. 그 이후에는 어떤걸 그리고 어떻게 내보이면 좋을까 하는 고민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지원님은 제주 강정천을 주제로한 그림책 <물줄기를 따라>를 낸 작가이다. )


(채원) 학교를 열심히 다니고 있고, 학교에 갔다가 집에 오면 잠이 드는... (웃음) 그런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Q. 세분 다 성미산학교를 다니시거나 다니셨지요. 혹시 성미산학교가 어떤 곳인지 모르시는 분들께 학교를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요?


(해람)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도시형 대안학교입니다. 모토가 하나 있는데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린다'라는 거대한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웃음)




Q. 와 정말 멋지고 거대한 교육 철학이네요! 스스로 서는 것이 우리 모두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니까요.

시민참여팀이 작년(2020년)부터 성미산학교 숲친이라는 이름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여러가지 프로젝트들을 해오고 있잖아요. 작년에 학교 선생님께서 생명의숲에 먼저 연락을 주셔서 만나게 되었는데, 학교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생명의숲에 문을 두드리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올해 2년째 함께 하고 계시는 해람님이 설명해 주신다면요?


(해람) 성미산학교에서는 포스트중등과정 1, 2학년 때, 그동안 배운 것들을 실질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현장에 직접 가서 사람과 상황에 부딪히며 배우는 '필드워크'를 진행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평화와 생명의 숲(평생숲)'이라는 필드워크 팀이 만들어졌어요. 지금은 학교를 졸업한 연재가 만들었죠. 그 친구가 청소년기후행동 활동을 포함해서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필드워크도 환경과 관련된 무언가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그래서 팀을 만들었어요. 저는 선생님이 처음에 나무 심는 거 좋아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서 함께 하게 되었어요.(웃음) 그런 뒤 함께 할 단체를 탐색하다가 가까운 곳에 생명의숲이라는 환경시민단체가 있어서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 생명의숲 유영민 사무처장과 성미산의 숲을 공부하는 평생숲 친구들



Q. 먼저 연락이 와서 참 고맙고 반가웠어요. 포스트중등과정에 평생숲팀 말고도 여러팀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중에서 평생숲팀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올해부터 함께하게 된 지원, 채원님께 물어보고 싶어요.


(지원) 사실 저는 기억이 잘 안 나요.(웃음) 사실 이 프로젝트 전에 세월호 뮤직비디오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작업을 이 멤버들과 함께 하게 되었고, 작업이 나중에 확장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명의숲 활동도 함께 하게 된 것 같아요.


(채원) 저는 해람이 생명의숲에서 활동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어서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된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숲(또는 성미산)이 해람님께 어떤 의미길래 친구들에게 활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나요? 작년 활동에서 무언가 그런 동력을 얻었던 건지 궁금해지는데요!


(해람) 작년에 활동을 처음 하면서 새로운 느낌들을 많이 받았어요. 성미산학교를 다니면 초등과정 때는 성미산에 많이 놀러가고, 중등과정에 가서는 어떠한 사회적인 현상들을 공부 하거나 프로젝트들을 만들어 진행하는 시간들을 가지거든요. 그리고 포스트중등에 올라오고 저는 평생숲팀을 하면서 강원도의 산불피해지를 ‘직접’ 보게 되었던 거죠. 그게 정말 와닿았던 풍경이었던 게 산불로 다 타버려 완전히 벌거벗은 산들이 쭉 보이고... 한해가 지났어도 나무들이 여전히 타버린 상태여서 손을 대면 검은 제가 묻어나오고요. 그런 장면들을 보았던 게 굉장히 기억에 남아서, 평생숲 활동이 숲을 위해 직접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활동이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제안한 것 같아요.




▲ 마포구 경의선숲길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은 어떠한 모습이어야하는지 고민하고 조사하는 평생숲 친구들



Q. 혹시 올해 평생숲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소하더라도 개인적인 목표가 있으셨을까요? 그리고 만약 있었다면 이루어졌을까요?


(지원) 저 같은 경우는 성미산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나에게 있어 성미산을 현재형으로 바꿔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졌어요. 저에게 성미산은 어떤 존재냐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 같은 느낌이거든요. 옛날에 저기서 놀았었지 하는 기억도 있고, 어떻게 놀았는지도 다 기억이 나는데 그땐 정말 재밌었지만 지금은 잘 올라가보지도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계속 근처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성미산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치만 그 목표가 잘 이루어졌는지는 조금 애매한게(웃음)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는 성미산에 많이 올라가서 어느정도 달성한건가 싶기도 한데, 또 연말이 되고 성미산에 오를 구실들이 사라지니 다시 좀 멀어지는 느낌이 드네요.


(채원) 저는 처음 평생숲을 할 때는 식물을 많이 심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Q. 맞아요. 그 이야기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올해는 심는 활동이 많지는 않아서 아쉬웠을 것 같아요.)


(해람) 저도 처음에 같은 걸 생각했는데요. 왜냐하면 작년에 나무를 심는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걸로만 봤을 때는 올해 목표 달성을 실패했다라고도 볼 수 있는데, 활동하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던 게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많이 심어져 있는 그 환경을 가꾸는 것도 중요하다라는 걸 그린짐을 통해서 배운 것 같아요. 




Q. 올해 성미산에서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단상이 있을까요?


(해람) 갑자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생각났는데요. 그린짐리더 교육을 받을 때, 저희가 일본목련을 환상박피 하는 걸 배우면서 일본목련 밑둥 나무껍질을 벗겼잖아요. 그리고 그 이후에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한 주민분하고 성미산을 같이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 분이 성미산의 이곳저곳을 설명해주시다가... 환상박피해서 죽은 일본목련을 보시더니 이건 또 누가 이랬을까 하시는 거예요.(웃음) 저희가 어떤 이유로 그랬다고 말을 했어야 했는데… 아무 말을 못했어요. 저희가 그린짐 활동을 마치고 안내 푯말을 달아두는 것처럼 거기도 나무 푯말을 달아두었어야 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앗, 정말 당황스러웠겠어요! 주민분들의 오해가 없도록 푯말은 제가 잘 챙겼어야 했는데… 하하 안내를 잘 챙기도록 할게요.)


(채원) 해람의 이야기를 들으니 생각났는데, 이번에 재정비사업을 한 비둘기동산이 있잖아요. 왜 이렇게 해놓은걸까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어르신 두분이 지나가시면서 '여기 너무 잘해놨다'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올해 봄, 마포구는 성산근린공원 재정비사업을 추진하며 비둘기동산 인근의 아까시나무 거목들을 한번에 벌채하였고, 그 과정에서 구와 주민 사이의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원) 저는 그린짐을 할때였는데요. 훼손지에 쓰레기를 줍고 칡덩굴로 울타리를 만드는 날이었는데, 굉장히 열성적으로 참여해주신 분이 계셨는데 그 분께서 '나는 내 자식들이 살아가는 지구라서 가꾼다'고 사명감을 가지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럼 나는 어떤 이유에서 성미산을 가꾸고 있는건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함께 숲을 가꾸는걸 보면서 또 굉장히 흥미로운 활동이구나 싶기도 했어요.




▲ 5월, 그린짐리더 양성교육에 참여한 평생숲 친구들




Q. 올해 활동 중에 어렵거나 아쉬웠던 게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지원) 전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마을 주민이니까 더 적극적으로 마을과 연결이 되어서 다른 주민들을 성미산 활동에 불러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참여는 없었어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해람) 그래서 처음 성미산 그린짐을 기획했던 의미는 지역 주민들이 지역의 숲을 가꾸는 것이지만, 외부에도 참여를 열어두어도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개인적으로 해안가 쓰레기 줍기 활동을 할때는 멀리 여행하는 느낌도 들어서, 일상의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을 가꾼다는 게 색다르게 느껴졌거든요. 성미산은 주민들에게는 가까우니 그런 흥미로움이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좋은 지적이에요. 남산 그린짐은 성미산 그린짐과는 다르게 보통 멀리서 다양한 시민 분들이 오시는데 소풍 오시는 느낌으로 오시거든요. 또 내년에는 주민들의 참여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성미산숲에 대한 오픈 강좌도 생각하고 있어요. 교육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린짐과 연결될 수 있도록요.)




Q. 그렇다면 올해 이 평생숲 활동을 통해서 성미산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요?


(해람) 이제 조금 달라지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성미산에 굉장히 새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특히 성미산에서 오래 활동하셨던 훈장님이나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새의 시선으로 산 위도 상상이 되는 것 같았어요. 성미산에 큰 새도 살고 있다고 하니까요. 그런 것들이 굉장히 새로웠어요.


(채원) 제 관점이 달라진 건 아닌 것 같은데,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성미산을 바라보는 관점들이 다 다르다는 걸 느낀 것 같아요. 





▲ 그린짐을 통해 성미산을 내손으로 돌보고 가꾸는 경험을 쌓은 평생숲 친구들




Q. 마지막 질문인데요. 생명의숲이나, 여러분이 함께한 활동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해람) 음, 그린짐에 대해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맨 처음에 그린짐을 통해 주민 교류를 높이고자 했던 기획 의도가 조금 더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지역의 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 그리고 그린짐을 통해 만나서 그 시간을 통해 산에 대한 이야기나 그냥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분이 조금 더 실현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 내년에는 해람님도 학교를 졸업하게 되실텐데요. 다들 내년은 어떠한 한해가 되길 바라시는지, 혹시 기대하는 바가 있으시다면요?


(해람) 저는 내년에도 평생숲 3기가 이어 활동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웃음)


(Q. 저희도요! 내년에도 가까이 계신다면 지원님처럼 졸업 후에도 꼭 함께해주세요!)


(해람) 가능하다면 해야죠. 그린짐 활동도 내년에 이어진다고 하면 토요일 그린짐은 충분히 참여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쨌든 이런 활동이 계속 성미산학교와 생명의숲 간에 이어지면 좋겠어요.


(지원) <아까시의 유언>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맨 마지막에 나오는 음성이 저희 초등학교 친구들이거든요. 한 친구가 성미산이 10년 뒤에도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그것처럼 저도 내년에도 성미산이 건강했으면 좋겠다라는, 막연하지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채원) 저는 다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숲도 나도. (웃음)




▲ 1년의 활동을 돌아보는 평생숲 친구들






해람님의 말처럼 내년에도 성미산학교 평생숲 3기가 결성되어, 생명의숲과 인연이 닿길 바라보며 인터뷰를 마칩니다.

평생숲팀이 보고 쓴 활동기 이야기는 홈페이지에 순차적으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평생숲팀의 결과물과 이야기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다큐멘터리 <아까시의 유언> 제작기

#누구나 프로젝트 참여 후기

#그린짐 활동을 통해 본 성미산 이야기


글/사진 : 생명의숲 시민참여팀

문의 : 02-735-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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