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됴심365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 첫번째 - 한국산림복원협회 임주훈 박사>
"국민 한 명 한 명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조심하는 게 제일입니다!" (임주훈 박사 인터뷰 중)
생명의숲은 시민캠페이너 ‘단비’와 함께 산불현장을 경험한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산불에 대한 견해를 듣고 이를 시민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산불 복원에 대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보고, 앞으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산불피해지가 복원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인터뷰이 소개>
산림생태학을 전공한 임주훈 박사는 1996년 강원도 고성 산불피해지, 2000년 동해안 산불피해지, 2003년 청양·예산 산불피해지를 다니며 복구 계획을 세우고 이들 지역의 산림 생태계 변화를 관찰해 오신 산림학자입니다. 그는 현재 한국산림복원협회 회장이자 생명의숲 산불전문위원회 위원으로서 올해 일어난 강원·경북 산불 대응 전략 및 복원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해주고 있습니다. 산불 현장에서 오랜 경험과 연구를 해 온 임주훈 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박사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안녕하세요, 해밀산림생태 입지연구소의 임주훈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숲을 연구하는 사람이지만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육사를 가고 싶었어요. 친구들은 다 아니라고 했지만 저는 이유 없이 육사에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1학년 때부터 눈이 나빠지면서 안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눈이 나쁘면 육사를 갈 수 없었어요. 허탈하기도 하고 눈이 나쁘니 뭔가 인간하고 관계되는 일은 다 빼자 싶었어요. 그럼 남는 게 자연하고 관계되는 일이었고, 임학에 가깝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한 게 임학과였어요. 물론 아버지는 반대하셨죠. 어른들은 다 의대, 법대 이런 걸 원하던 시절이니까. 제가 고려대 교정의 화강석이 주는 그 웅장함과 멋짐에 홀려 다른 곳은 보지도 않고 무조건 고려대로 가겠다 해서 아버지랑 또 싸우고요. 결국 아버지를 꺾고 고려대 농과대학을 입학해서 농사지으며 놀았죠. 서클활동을 통해 여름, 겨울 한 달씩 농장에 가서 낫질, 호미질하며 살았어요. 그러면서 농장을 크게 하는 꿈을 키웠죠. 너무 큰 꿈이었나 봐요. 자본이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마음을 먹고 대학원 진학을 했죠. 그 뒤로 박사 학위를 받고 1990년에 시간 강사로 계속 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산림과학원에서 다양한 연구를 하다 결국 지금의 제가 되었네요. 지금 다시 뒤돌아 보면, 대학시절 선배들과 놀며 했던 다양한 경험들이 지금 내 생활에 굉장히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지금은 해밀산림생태 입지연구소장이자, (사)한국산림복원협회 회장 외에 (사)숲과문화연구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어요.
Q. 오랜 기간 산림과학원에서 산불에 대해 연구하셨는데, 어떤 연구를 하셨는지 간략하게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1995년 산림과학원을 들어가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수자원 연구실에 들어가서 유역*안에 있는 식생을 조사하는 일을 하다 1996년 고성 산불이 나면서 산림보전과로 옮겨 산불피해지 복원 연구를 하게 되었죠. 이때 한쪽은 벌채를 다 해서 인공복원*을 하고, 한쪽은 자연복원*을 시켜서 연구를 시작하려 했어요. 그때는 자연복원 개념 자체가 없었던 때였어요. 산불 난 이후에 한창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곳으로 능선의 임도를 경계로 한쪽은 자연복원, 한쪽은 인공조림을 한 곳. 드론 촬영으로 양쪽 비교를 많이 하는 그곳이요. 근데 이곳이 매우 신기한 게 4월 식목일 전에 가면 조림지가 훨씬 좋아 보여요. 나무도 크고 균질하게 잘 자라 있고요. 그런데 여름에 가보면 반대쪽 자연복원 한 곳이 더 잘 된 것처럼 보여요. 신기하죠?
올해 산불 이후에 생명의숲 활동가들, 산불위원 여러 명과 이곳을 함께 갔었는데, 자연복원지와 인공조림지 중 무엇이 더 좋다고 다들 판단하지 못했어요. 숲 속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죠. 결국 복원은 현장에 맞춰서 경영목표에 맞게 자연복원* 혹은 인공복원*을 찾아가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Q. 산불이 자연적으로 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요. 우리나라의 산불의 특성이 있을까요?
A. 산불 연구실이 처음 생기고 이시영 박사하고 저하고 둘이 근무를 하는데, 이시영 박사는 예방과 진화를 담당하고, 저는 복원을 담당했어요. 그때 산불 피해에 대한 산불 발생 기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자료를 토대로 지역마다 어떻게 바뀌었느냐를 조사했어요. 80년대 중반의 자료를 보고, 그 지역이 지금 어떻게 바뀌었는지 전국적으로 조사한 거죠. 전국 산불피해지를 다니면서 생태 지역별로 조사국을 설정하고, 모식도도 만들어 내고. 그때 보고서가 바로 이 <주요 산불피해지의 임목 및 임지회복>이고요.
근데, 산불 난 지역이 고산지대에는 별로 없어요. 지리산에 채석봉 이런 곳은 불난 기록은 있지만 대부분 민가 주변이죠. 우리나라 산불의 특성이 사람에 의해 발생되는 산불이 많으니까요. 조금 깊은 산이라 하면 무속인이 기도하려고 촛불 켜놓고 나와서 생긴 산불 정도뿐이에요.
산불피해지 자연복원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이야기 많이 하는데, 1998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큰 불이 났었죠. 그 당시 미국의 산불관리정책은 자연 발화된 산불은 자연적으로 꺼질 때까지 두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결국 그때는 당국이 나서서 진화를 했고, 전체 면적의 36% 불탔지요. 그 이후 자연복원의 과정을 거쳐 다시 롯지풀 소나무림으로 복원되어 갔어요. 그 수종만이 그 지역 환경에 맞는 수종이었다 해요. 산불 이후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했고, 20년이 지난 2008년에 심포지엄을 했어요. 미국의 경우에도, 국립공원과 일반 산림을 관리하는 방법은 전혀 다르더라고요. 국립공원이 아닌 경제림을 목적으로 하는 산림지역은 철저히 산불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고, 복원방법에서도 경영목표에 따라 다른 방법을 적용하고 있어요. 결국 옐로스톤은 비교 대상이 아닌 곳이지요.
산불이라는 게 한 번 쓱 지나가고 마는 게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불이 오고, 또 다른 방향에서 오고 그래서 불씨 하나가 그렇게 큰 산불로 번지게 되는 거지요. 특히 입목축적*이 증가되면서 불씨가 남아 있는 공간도 많은 거예요. 그리고 예전에 화성에 방문했는데 참나무 숲에 산불이 났어요. 그래서 현장으로 함께 쫓아가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참나무에 불이 제대로 붙으니까 이걸 잘 못 끄더라고요. 우리나라 참나무는 동공 현상이 있어요. 속이 비어 있다는 거죠. 그 속까지 다 꺼야 하니까 불을 끄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한창 논란이 된 ‘소나무 숲이니까 탄다’는 단편적인 의견은 저는 이해할 수 없어요. 물론 소나무 숲이니까 잘 타요. 송진도 있고 건조하고, 옛날 아궁이에 불 피우던 시절과 다르게 바닥에는 솔잎이 가득하고요. 근데 만약에 기후변화로 극심하게 건조해지는 건기 동안에는 소나무 숲만 마르는 게 아니라 참나무 숲도 마른단 말이죠. 그럼 화성에서 봤던 그런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고, 산불이 나면 진짜 불 끄기 힘든 상황으로 바뀔 거예요. 지금 경북 울진 같은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 게 거기에 있는 대부분의 참나무들은 굴참나무예요. 동공 현상이 별로 많지 않은 나무예요. 근데 신갈나무나 졸참나무나 이런 걸로 숲이 바뀌어 있는 상태에서 불이 나면은 진화하기 힘든 산불로 바뀌는 거죠. 저는 되려 그게 더 걱정되고 있어요.
Q. 많은 산불 피해지 현장들 전국도 많이 누비시며 연구를 하셨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까운 그런 현장이 혹시 있으세요?
A. 아쉬운 현장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 거 같아요. 우선 낙산사가 기억에 남아요. 낙산사가 산불이 나서 종탑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방송에서 나왔어요. 그때 과학원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밤 12시에 출동을 했어요. 2005년 당시만 해도 현장 지휘소와 기자들이 대담하는 장소가 구분이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어요. 그때 기억에 남는 건, 정말 엄청났던 불길이에요. 불이 나서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 그 아래가 비어요. 그럼 밖에 바람이 들어오게 되고, 이게 회오리쳐서 올라가면 사방에서 바람이 또 들어오는 거지요. 결국 안타깝게도 대웅전이 타버렸어요. 그 당시 복원계획을 세우는데 모감주나무가 불교와 관련되어 있으니 심자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모감주나무는 맞지 않는 곳이라 다 죽었고, 지금 가서 보면 결국 소나무 숲으로 바뀌어 있어요. 스님들이 생각하는 낙산사 모습이 있는 거지요.
그리고 기억나는 곳은 충남 산불이 있어요. 충남 청양에서 2002년에 산불이 났어요. 그때도 산림과학원이 투입되어 복구계획을 수립했어요. 그 당시 중국 밤의 수입을 우려하여 밤나무 식재적지를 최소화시켜 계획했는데 몇 년 뒤 지자체에서 밤나무를 집중적으로 식재하여 3년 만에 투자금액을 넘는 큰 수익을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군청에서 민가 인근에는 매실나무를 심어 달라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2018년에 그곳을 다시 찾았는데, 주민들에게 매실 따러 가시냐고 여쭤보니 산이 너무 빽빽해서 들어가기도 무섭고, 따러 들어갈 사람도 없다 하시는 거예요. 농촌 인구 고령화를 감안하지 않고 군청 직원 말만 듣고 경관조림을 해주었던 거지요. 신나게 수확하는 꿈을 꾸었지만, 그냥 숲 속에서 사라져 버린 거지요. 그게 제일 아쉬움이 크게 남아요.
확실히 과거 치산녹화 시절에 우리가 나무를 심던 시절하고 지금 하고는 많이 달라졌어요. 자연 복원력이 달라진 거예요. 산림 생태계에서 자연 복원력이라고 하는 것은 매토종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건데, 산불에 의해서 소나무는 다 타도 참나무는 남아 있잖아요. 참나무가 맹아를 내거나 매토종자가 발화되거나 하는 건데, 그 복원력을 감안한 복구를 진행을 해야 한다는 거죠. 산림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자연 복원력은 과거 4~50년 전하고는 엄청나게 달라졌고, 결국은 생태 복원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자연 복원력을 계산해서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정도를 좀 줄여주는 그런 쪽으로 가야 하는 거 같아요.
2000년 동해안 산불 때에는 주민들과 이야기를 하면 주민 모두가 소나무를 심어 달라고 해요. 그런데 2019년 강릉 산불 때, 옥계지역에 가서 인터뷰하니 소나무를 심지 말아 달라고 하는 거예요. 과거에는 산을 통해 송이 생산 등으로 수익을 본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산이 아닌 도시에서 소득을 얻는 사람이 많은 거죠. 결국 복원 과정은 굉장히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일 같아요.
Q. 임도 건설 또는 숲가꾸기 등이 산불을 키운다는 주장이 있던데, 이에 대한 박사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과거에 아주 재밌는 일이 있었는데, 2000년에 산불이 났을 때 환경부에서 저랑 잘 아시는 분이 임도에 대해서 아주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럼 야생동물 조사할 때는 어디로 다니세요?” 하고 물었죠. 그러니까 산길로 다니셨다 해요. 그게 결국 임도잖아요. 하하하 웃으며 마무리했지요. 그 뿐 아니라 농촌인구 감소로 인해 모든 작업이 기계화되고, 기계화 작업을 하려면 임도가 필요하고요. 숲가꾸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산불 잘나라고 숲가꾸기를 한 게 아니잖아요. 자연은 자기 생태계를 조절해서 적당한 상태로 변화되지요. 그런데 적응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그 사실을 무시하고 결론을 내 버리면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Q. 대형산불을 막는 방안으로 박사님이 가장 많이 말씀하신 방안이 내화수림대 조성인 것 같아요. 혹시 내화수림대에 대해 이야기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사실 산불이 나면 진화를 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요. 야간 진화 안되지! 바람 많이 불면 헬기가 못 뜨지! 그런데 인간이 노력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 해서 생각해 낸 게 내화수림대예요. 옛날에는 방화림대라고 했는데 방화가 불을 지른다는 뜻도 있고, 막을 방자를 써도 방화이고 해서 용어를 바꾼 게 내화수림대예요.
2001년부터 3년 동안 내화수림대 조성에 적합한 수종에 대한 연구를 하고 어느 위치에다가 조림을 하는 게 좋은지 연구하고 실제로 조성해보기 위해 강원도 삼척에 갔는데, 능선이 송이 생산지인거예요. 그래서 생각했던 설계와 다른 내화수림대를 설치했고, 근데 그 또한 야생동물의 피해를 봐서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없었지요.
내화수림대를 설치해도 비산화*가 생기면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건 내화수림대를 단순하게 불을 막아서 저지시키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불이 다가왔을 때 산불의 강도를 약화시키고 그때 진화대가 투입돼서 그곳부터 불을 끄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내화수림대인거죠. 아쉬운 건 내화수림대 조성을 국유림에만 했다는 거죠. 국유림은 대체로 해발이 높은 데 있어요. 산불이 안 나는 거죠.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산불이 많이 나는 동해안 지역에 사유림이라 해도 법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해요. 독일에도 사유림이 많지만 관련해서 법제도가 있어요. 산주에게 무언가를 요청하고, 두 번인가 경고를 보내도 진행이 안되면 강제 집행한 후 비용은 산주에게 청구하는 등의 제도가 있어요. 우리나라와는 그 점이 다르지요.
Q. 20여년 동안 산불 생태 모니터링을 해오셨고 2019년, 올해 대형 산불은 이어지고 있는데 지금 20년 전 결과의 시사점을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A. 두 가지 답변을 드리고 싶은데요.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게 있어요. 산불이 났어요. 복원을 했어요. 그럼 우리가 얼마를 기다려야 될까요?
그것에 대해 이 책 <산불피해지의 계류생태계 변화>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계류 생태계를 안동대학교 이종은 교수와 변화근 박사가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계류 생태계는 3년 정도 지나면은 안정이 되고 더 이상 변화가 없는 거예요.
그럼 숲은 어떨까요? 아무것도 없을 때 나무를 처음 심어서 숲의 구조를 만드는 데 30년에서 40년 정도가 걸려요. 그리고 생태계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토양이 3cm가 형성이 되는데 100년이 걸리거든요. 그걸 토대로 해가지고 나열을 해서 이렇게 그림 한 장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보기 쉽게 만들었지요. 이렇게 산불이 나면 완전하게 회복시키는 데 100년의 시간이 걸리는 거예요. 결국 우리 사람에 의해 발생된 산불 때문에 자연이 오랜 시간 고생을 하는 거죠. 국민 한 명 한 명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조심하는 게 제일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되는거죠.
두 번째는 2000년 산불 이후에 여러 부분이 강화되었어요. 산림과학원 조직도 2002년에 산불 연구과가 생겼어요. 산불 방지과는 산림청에 있었고, 예방 연구실이 생기고, 진화 연구실이 생기고, 복원 연구실이 생겼는데 예방과 진화 쪽에 강화를 많이 했어요. 반면, 복원 쪽은 그냥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산림청 산불방지과 쪽에서는 예방과 진화를 하고, 산림자원과에서 복원 업무를 맡는데 산림자원과에서 하는 일이 엄청나게 많아요. 전국의 산림을 다 숲가꾸기해야 되고, 나무 심고 이게 다 자원과의 업무다 보니 산불에 특화되어 있는 복원에 대한 전략이 없어요. 금년에는 산림생태복원과가 생겨 울진 산불 피해지 중 유전자원보호구역 복원계획 수립을 담당하는데요. 2개 부서에서 분담하는 것은 좋은 방향인 것 같아요.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은 국가 단위에서 산림청이 개입하고 기본 계획을 수립하지요. 이때 다짜고짜 벌채하고 조림을 하는 게 아니라 2000년에 만든 의사결정흐름도에 준해서 기본 계획을 수립하죠. 그렇게 결정이 된 이후에 별도 용역을 주고 실행 계획을 세우고 복구 사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지리적인 위치는 어떤지? 마을 주변인가? 생활권 주변인가? 어떠한 산림으로 경영되어야 하는가? 보호나 보존을 해야 될 것인가? 목재를 생산해야 될 것인가?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인가? 또 송이가 생산되어서 주민들의 소득원이 되는 지역인가? 등의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서 고민하고요. 이 결과에 따라서 복구 시기, 복원 방법도 달라지고요. 또 세워진 기본 계획에 추가적으로 실시 계획이 세워지고 예산이 투입됩니다. 물론 복구계획을 수립할 때 자문활동과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산주, 지자체 주민, NGO 등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Q. 전문가인터뷰하는 모든분들에게 공통 질문을 드립니다. 지금 이분법적으로 자연복원이 맞느냐 인공 복원이 맞느냐 이렇게 되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서 박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A. 생존의 현장으로 들어가 볼게요. 한쪽은 초식성 동물, 항상 당하는 쪽이고요. 육식성 동물은 항상 공격하는 쪽으로만 되는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관계를 가끔 볼 수 있어요. 자연 생태계는 인간의 간섭을 배제 못한단 말이죠. 인간이 포함된 자연생태계에서 생태계 서비스하고 관련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복원하는데 고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은 합의와 조정을 하면서 타협해가지고 다수의 공동 의견을 따르는 쪽으로. 단! 전문가는 그 분야에서 수십 년간 연구를 하고 고민했던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의견을 중시해주면 좋겠습니다.
Q. 저희가 놓친 질문이 혹시 있을까요? 시민의 눈으로 이런 건 꼭 알았으면 좋겠다. 산불 관련해서 이거는 꼭 알아야 한다는 게 있다면?
A. 우리나라 산불은 99%가 인위적인 산불이에요. 산불에 대해서 발화가 안 되는 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정말 국민 모두 각자가 조심해야해요. 2019년 고성 산불은 전신주에서 불이 난 거였어요. 그때 만약에 사진을 촬영했던 몇 분이 빨리 신고하고 직접 빨리 껐다면 그렇게 큰 피해가 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대한민국 산림은 외국의 산림하고 달라서 조방적이지 않고 집약적이에요. 산림휴양림을 산속에 만들어 두면서, 사람들은 산 속으로 이동을 많이 하고, 산불에 대한 위험도가 더 강해졌어요. 또한 산불은 자연적인 현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후가 지금보다 더 건조해진다면 산불에 대한 주의는 점점 더 커져야 할 것입니다.
Q. 긴 시간동안 우리나라 산불의 특성, 임도 및 숲가꾸기에 대한 견해, 내화수림대까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만한 다양한 지식과 의견을 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인터뷰 마무리 질문이 있는데요.
“임주훈 박사님이 생각하는 산불은 OOO 이다”
A. 산불은 동반자다. 인간의 동반자다. 우리 인류가 살아가는 데 있으면 불편하지만, 없어서도 안 될 아이지요. 떼래야 땔 수 없는 존재니까 동반자다. 산불이 없는 세상은 지구가 없어지기 전에는 안 올 세상이기에.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지금!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는 임주훈 박사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 내주시고 다양한 질문에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모아오신 귀한 원본자료와 연구자료를 준비해서 보여주시던 모습에 참 많이 감동받고, 감사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생명의숲 산불전문위원으로 함께 해주시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인터뷰해주신 박사님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생명의숲은 산불로 사라진 숲을 다시 숲으로 복원하는 산불대응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 생명의숲 시민참여팀(김지은 활동가), 후원팀(윤수연 활동가)
* 유역 : 강의 물이 모여서 흘러드는 주위의 지역, 집수구역이라고도 한다. 가령 낙동강 유역이라 하면, 낙동가의 본류는 물론, 지류도 포함해 물이 흐르는 주위의 지역을 가리킨다.
* 인공 복원 : 산불피해지를 인공적으로 조림하는 복원을 의미한다. 2001년 이후, [산림 복구 5개년 계획]에 따라 산불 피해 지역을 인공복원 52%, 자연복원 48%로 구분해 추진했으며 이 중 인공복원은 경제수 조림, 송이산 복원 조림, 경관 조림, 사방 복구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 자연 복원 : 말 그대로 산불피해지에 다른 어떠한 조치 없이 자연적으로 산림을 복원하는 방법이다.
* 비산화 : 불의 화두 부분에서 대류(상하로 뒤바뀌면서 움직이는 현상)열로 인하여 상승 기류가 발생하여 나무의 껍질, 열매 등에 불똥이 날아가 번지게 되는 불이다. 낙하지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불을 끄기가 매우 어렵다.
* 매토종자 : 발아력을 유지한 채 휴면 상태에 있는 종자이다.
지금 산불로 인해 사라진 숲을 위해 행동하는, 산불됴심365 우리, 단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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