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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 [생명의숲X성미산학교 #4] TREE WALKER 프로젝트 (1) 주소복사

[생명의숲X성미산학교 #4] TREE WALKER 프로젝트 (1)




안녕하세요. 생명의숲 시민과함께팀과 활동하고 있는 성미산학교 평생숲팀의 연재, 해람입니다.

지난 9월과 10월, 평생숲팀은 강릉 산불피해지에 나무를 심기 위한 모금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했는데요. 그 이야기를 두 편에 걸쳐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1 모금활동 : 뜻 모으기


지난 4월 평생숲이 목격했던 옥계면 남양리 일대의 산은 충격적이었으며 우리는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이 죽어가는 현장을 목격하고 세계 어딘가에서 산불이 계속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나무를 심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리적 거리를 만들고 집콕하는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낸 코로나19, 길고 길었던 장마와 홍수, 시베리아 산불과 캘리포니아의 폭염, 눈 녹은 남극의 세종기지 모습을 지켜보면서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기후위기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낸 재난이 되었습니다. 나 혼자 살아남겠다는 생존을 위한 투쟁보다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상호부조하는 삶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입니다.

생명을 죽였던 아픈 시간과 고통스런 기억을 넘어 다시 생명을 품고 살리고자 합니다. 강릉 옥계면 산불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기 위해 마을에서 모금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산불피해지에 약0.1ha의 면적에 약 200그루의 나무를 심을 수 있는 3,000,000원 달성을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성미산마을 사람들에게 우리의 뜻을 알리고 함께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고, 한 분 한 분이 모여 3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모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53명의 개인과 4개의 단체에서 함께 뜻을 모아주었습니다.


#2 트리워커 : 걷고 줍고 만나고 심기


모인 금액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산불피해 현장을 보고 그곳에 직접 우리가 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폴 콜먼은 18년 동안 39개국 47,000km를 걸으며 1,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또한 전쟁이 아닌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폴 콜먼의 ‘어스 워커’와 같이 우리도 동일한 의미와 뜻을 가지고 ‘트리 워커’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나무만 심고 오는 것이 아닌, 정동진부터 조림지까지 두발로 걷고, 깃발을 들고, 쓰레기를 줍고, 마을 주민들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수업을 하는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12명과 함께 10월29일부터 2박3일간 강릉으로 트리워커를 떠났습니다.


#3 죽였던 생명을 생각하며 걷기

트리워커 기간 동안 들고 다닐 깃발을 직접 만들었습니다. 깃발을 만들며 우리가 왜 걷는 것일까, 우리는 왜 나무를 심어야 하는가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0일 아침, 깃발을 들고 옥계면으로 향하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강릉해변에서 출발식을 했습니다. 평생숲이 직접 쓴 글을 읽고, 나누고 싶은 시도 돌아가며 읊었습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차도를 지나, 나무와 풀로 우거진 산길을 지나니 푸른 바다가 나왔습니다. 따스한 햇살과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4 마을주민 만나기 : 산불 마주하기


아름답던 산길과 해안가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덧 옥계면에 도착했습니다. 동시에 푸른 산이 아닌 민둥산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많은 산들이, 많은 면적이 여전히 나무하나 없이 황토색을 띄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이곳에 왜 왔는지, 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불피해지 인근 마을에 거주중인 김창진 전 이장님을 만나기 위해 댁으로 향했습니다. 김창진 전 이장님은 2019년 4월 5일 강원산불 당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직접 안내방송을 했던 분이자 두 눈으로 똑똑히 산불을 목격하신 분이기도 했습니다. 올해 7월 생명의숲의 이장님 인터뷰 영상을 보고 만나 뵙고 싶어 요청을 드려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장님 댁 앞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김창진 이장님의 집은 대형산불로 인해 다 타버렸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산불이 누군가의 일상을 바꿀 만큼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낙엽에 불이 붙어 날아다니고 초속 6m로 빠르게 확산되는 산불을 보며 얼른 마을에 대피 방송을 내보냈고 산불 발생 시간이 새벽이었기에 혹여 대피 못한 주민들이 있을까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셨다고 합니다.  

긴급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이장님의 가족이 챙기신 건 족보였습니다. 어머님은 가족의 추억이 담긴 사진 앨범과 그동안 모아왔던 일기가 불타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을 한스러워 하셨습니다.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더불어 만약 집에서 한 가지만 챙길 수 있다면 무엇을 들고 갈 것이냐는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친구는 본인의 휴대폰을 챙기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한 가지라는게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다들 그 질문을 받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내 주변을 돌아보고 소중한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준 질문이었습니다.  


산불이 누군가의 일상을, 삶을 바꾼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생명의숲X성미산학교] 함께하는 활동이야기

생명의숲과 성미산학교 포스트중등 '평생숲팀'이 함께하는 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평생숲팀 학생들의 목소리로, 

생명의숲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12월까지 꾸준히 연재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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