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도 계속된 남산 그린짐 활동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크던 작던 늘상 그린짐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지만, 결국 이렇게 한해의 끝자락에서 활동을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갖네요. 

▲ 남산 그린짐에서 만난 사람들

올해로 3년째 운영되고 있는 남산 그린짐 프로그램은, 시민의 힘으로 심고 가꿔가고 있는 '남산 소나무숲'에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데요.

2017년 생명의숲과 시민들이 모여 4년생 소나무(2-2 안면도 적송)를 심었던, 1ha가 조금 안되는 면적의 소나무 조림지가 그린짐의 활동지랍니다. 

소나무들은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인 8살이 되었죠. (뿌-듯!)

장충자락에 있어 동국대 정문과 둘레길을 연결하는, 길고 긴 300계단의 왼편에서도 볼 수 있답니다. 

▲ 동국대 정문 왼편에 남산 방향으로 나 있는 계단을 오르면 왼편에 소나무 조림지가 펼쳐진다.

잠깐! 여기서 남산에 어떻게 작은 소나무를 심게 되었는지 설명을 드릴게요. (열쪙열쪙열쪙!)

생명의숲은 2013년, 유한킴벌리,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와 함께 <지속가능한 도시숲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산림관리 계획수립 및 이에 근거한 산림관리 사업시행>(헥헥..)을 목표로 남산에서 지속가능한 산림관리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 2018년, 산림사업 준공검사 현장

이 사업으로 2015년에는 <남산 산림관리 기본계획> 만들었고, 2016년에는 「남산 시민참여형 숲 관리 모델사업」으로 3년간 3자가 MOU를 맺고, 건강한 남산 산림관리 실현을 위한 다양한 민관협력 사업을 진행하였어요.

(우리의 역량있는 시민활동가의 모임, '남산숲가꿈이' 역시 이때 결성되었지요. 지금은 '숲친'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답니다.)

▲ 2014년~2018년 활동한 남산 숲가꿈이

<남산 산림관리 기본계획>은 220p짜리 책으로 발행되었는데요.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그 속의 가치는 정말 크답니다! 

도시공원의 녹지를 '숲'으로 보고, 숲의 중장기적인 관리방향을 민-관-기업이 전문가와 함께 세운 사례이기 때문이에요. 

현재 남산에는 권역별로 어떤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나무를 어디에 더 심어 어떤 숲을 가꿀지를 계획했기 때문에, 계획서를 통해 50년, 100년과 같은 긴 호흡으로 성장하는 숲을 '일관성' 있게 가꿀 수 있어요. 

▲ 남산 산림기본계획 (2015)

특히 남산처럼 이용압이 높은 도시숲의 경우, 숲은 그저 이용자가 이용하는 공원의 일부분이거나, 감상하는 경관 정도의 가치로만 여겨져 숲 생태의 건강성은 높지 않은 편인데요. 남산을 '숲'으로서 관리해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아주 의미있는 운동의 성과였습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2017년에는 전문가의 설계를 받아, 장충자락에 사람들과 함께 소나무를 심었어요. 

너무 가파르지도 않고, 산책로 계단에서도 잘 보이는 등 사람들이 함께 소나무를 심기에 적합하고 의미있는 대상지였거든요.

(산에 나무를 심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작업자가 아닌 사람들이 심으려면 안전한 장소임이 확인되어야 해요. 그래서 '나무 심을 기회'를 만드는 게 사실 쉽지만은 않답니다.)

시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는 것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보다 더 오래 돌아가는 길이지만, 민, 관, 기업, 전문가 모두가 한뜻으로 이곳에서는 시민들과 함께 나무를 심기로 결정했던 것이지요!

그리하여 이 장소에서 2019년부터 소나무숲을 가꾸는 시민참여형 숲가꾸기 프로그램인 '그린짐(Green Gym)'이 시작된 것이랍니다.

▲ 2019년 4월 27일, 남산 그린짐 쇼케이스

이상, (구)공존의숲팀 활동가로서 설명을 마치고, 시민참여팀의 활동가로서 설명을 이어가자면,

시민참여팀에서는 지난해 코로나 상황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2021년에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야심찬 활동 계획을 세웠더랬습니다. 

그리하여 올해는 한달에 두번, 두번째주 토요일과 마지막주 금요일이라는 정기성을 가지고 운영되었어요.

▲ 남산 그린짐 웹홍보물

그린짐은 어쩌다 한번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아닌, 일상적으로 숲에서 운동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고안되었기 때문에 생명의숲에서도 자주, 정기적으로 프로그램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사실 1주일에 2번도 열고 싶었지만, 아직은 활동을 함께할 그린짐리더가 많지 않고 큰 기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아쉽게 한달에 두번으로 만족해야만 했어요.)

남산 그린짐은 대상지가 '소나무 조림지'이기 때문에 '8년생 어린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한다'는 방향 아래에서 덩굴제거와 풀베기 활동을 주로 진행하는데요.

소나무의 줄기를 감거나 수관을 덮는 덩굴성 식물들, 소나무보다 수세가 강한 아까시나무, 붉나무, 때죽나무, 미국자리공, 찔레꽃 등을 정리해주는 일을 주로 하고, 남산에 많은 생태계교란식물인 서양등골나물도 제거해준답니다. 

이 과정에서 숲의 맑은 공기도 마시고, 새 소리도 듣고, 평소에 잘 사용할 일이 없는 전정가위와 손톱과 같은 손도구를 사용해보기도 하지요.

▲ 작업을 하면서 전정가위 소리와 풀내음 등 다양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이 숲은 원래 아까시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아까시나무 맹아지가 올라오고 있어요.

이들은 소나무보다 빠르게 자라 어린 소나무의 생육을 막기 때문에 소나무가 스스로 경쟁할 수 있는 때가 오기 전까지 풀베기 작업을 해주어요. (이제 소나무들이 자립(?)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 잘린 아까시나무에서 계속해서 자라 올라오는 맹아지

자 이제, 1년의 활동 모습을 함께 볼까요?

▲ 한눈에 보는 2021년 남산 그린짐 활동

4월 5일 식목일에 시작된 남산 그린짐은 7월 2일까지 이어 진행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8~10월 사이에는 아쉽게 휴식기를 가졌답니다. 

그리고 11월에는 소나무에 산림복합비료를 주는 활동을 이어갔지요.

그린짐 프로그램은 크게 '환대와 인사 - 참여자 건강효과측정(사전) -  준비운동 - 활동 안내와 안전지도 - 활동세션1 - 티타임 - 활동세션2 - 마무리운동 - 참여자 건강효과측정(사후) - 활동 돌아보기'의 순서로 운영되는 특징이 있는데요.

▲ 한눈에 보는 그린짐 스텝

여기에서 '환대와 인사, 티타임, 활동 돌아보기' 스텝은 참여자들 간의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을 높이는 과정이고, '건강효과측정'은 그린짐 전후 참여자의 심리적 건강이 얼마나 증진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티타임이 가장 좋답니다! :Dㅋㅋㅋ) 

그린짐을 통해 숲환경 뿐만 아니라 참여자와 지역사회의 건강까지 높이고자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올해 남산 그린짐에 참여하신 분들은 그린짐을 경험한 이후, 얼마나 건강해졌을까요?

▲ 검사지에 응답하는 참여자들

참여자들이 간단히 스스로 응답할 수 있는 검사지인 PANAS(긍정적 정서 부정적 정서 검사)와 PRS(회복환경지각척도)를 시행중인데, 그 결과!!

그린짐 참여 전후에, 긍정적인 정서값은 3.47에서 3.97으로 0.5 증가하였고 부정적인 정서는 1.41점에서 1.15점으로 0.26 감소하였답니다. 

또한 해당 환경에 대한 회복환경지각척도의 값은 3.35점에서 3.83으로 0.48이 증가하였지요.

이들 값은 모두 95%의 수준에서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변화였는데요.

2시간 30분 남짓의 그린짐 참여가 참여자들의 정신 건강에 유익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칫 번거로울 수 있는 검사에 항상 성실하게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참여자분들께 전합니다.)

일상적으로 이러한 숲신체활동을 한다면, 오래오래 건강할 수 있겠지요?

올해 남산 그린짐에 65명의 시민이 찾아와 주셨고, 162.5시간동안 함께 3,440m²의 숲을 가꾸었어요. 

▲ 소나무를 뒤덮은 덩굴 제거 전과 후

눈에 보이는 변화는 크지 않지만, 함께 심은 나무를 함께 가꿔가는 과정은 특별하다고 느껴집니다. 

지난해에는 2017년에 이곳에 나무를 심었던 분들도 다시 오셨었는데, 종아리까지 오던 나무가 사람 키만큼 자란 모습에 몹시 뿌듯해 하셨지요.

남산 그린짐에 참여하신 분들 역시 이러한 소감을 남겨주셨는데요.

"재택 근무 중에 가족과 함께 신청했어요. 정말 좋은 경험입니다.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다시 방문하고 싶어요."

"남산은 자주 오던 곳이었는데, 이제 색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숲은 보통 걷는 공간인데, 이렇게 직접 숲에 관여하고, 가꾸는 활동을 해서 의미있는 것 같아요."

"오늘 활동의 결과가 눈에 보여 뿌듯해요."

"토요일에는 보통 쇼파에 앉아있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의미있는 활동을 해서 좋았어요."

"호미질이 처음에는 어색했어요. 하지만 평소에 하지 못하는 활동이라 재미있었고, 나무들이 모두 같은 나이인데 이렇게 사는 환경에 따라 키가 제각기 다른게 신기해요."

"공기도 좋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활동했어요."

"직장 생활로 머리가 아파 목적이 뚜렷한 활동을 하고 싶어서 오게 되었어요. 그린짐을 통해 내 집 앞에 핀 흰 꽃이 생태계교란종인 서양등골나물이라는걸 알게 되었어요.(웃음) 보람있고 재밌는 활동입니다."

어떠신가요? 

2022년에는 그린짐에 함께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내년에도 남산 그린짐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누구나 오셔서 새로운 방식으로 남산숲을 경험해보세요!

올해 남산 그린짐의 더 자세한 활동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지도를 참고해보세요. 

2021년 남산 그린짐 활동은,

☞ BC카드 에코머니포인트 기금

☞  키엘 사회공헌기금

☞  한화그룹 기부 플랫폼 '불꽃' 모금기금

☞  생명의숲 초록기금

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남산 그린짐리더 : 유진우, 이정현

글/사진 : 생명의숲 시민참여팀

문의 : 02-735-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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