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이 여전히 쉽지 않은 2021년.
주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숲친 활동 역시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휴식기를 가지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시민활동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는 숲친의 여러 활동을 숲친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는 <숲친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이번 편은 2020년부터 그린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그린짐리더' 활동을 시민참여팀과 함께 해오고있는 유진우 숲친의 이야기입니다.
| 생명의숲 뉴딜일자리 활동가 인연으로 자연스럽게 시작한 그린짐리더 활동
| 올해 본격적으로 현장 활동을 시작하며 그린짐리더 양성교육의 도움을 받아
| 그린짐리더는 이끄는 사람이기보다는 안내자라고 생각
| 초록초록한 숲에서 적당히 몸쓰는 활동은 그린짐리더에게도 힐링
▲ 남산에서 칡덩굴을 캐고 한컷!
Q. 안녕하세요. 진우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A. 저는 생명의숲에서 서울시 뉴딜일자리를 통해 활동가로 8개월간 일했었고, 그 인연이 닿아 그린짐리더를 함께 하고 있는 유진우라고 합니다. 30대 귀농 꿈나무구요.(웃음) 그린짐 활동은 작년부터 함께 했지만 남산에서 그린짐리더로 활동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본격적으로 함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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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짐 티타임 시간에 차 한잔!
Q. 맞아요.작년에는 코로나19로 현장활동이 없어서 현장활동 대신 그린짐리더의 하루를 담는 vlog를 만드는 활동을 해주셨죠.(vlog는 하단에 링크) 그나저나 왜 생명의숲에서 진우님께 그린짐리더 숲친1호를 제안했던 것 같으신가요?(웃음)
A. 네 우선 제가 굉장히 뛰어난 생태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고, 굉장히 시간적 여유가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웃음) 작년 이맘때쯤 농사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여유 시간을 내기 좋았고 또 사람들 만나기를 좋아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Q. 맞아요. 그리고 목공을 배웠다고 한게 기억이 났어요. 손재주가 있으실거라 생각했고, 또 숲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없으실거 같아서 그린짐리더 활동을 추천을 드렸는데 너무나 흔쾌히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렸어요. 그렇다면 그린짐리더가 생소하신 분들께 올해 어떤 활동으로 하셨는지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네. 남산 소나무 조림지를 대상으로 그린짐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주로 했던 일은 2017년 심은 8살 어린 소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고자, 경쟁하는 주변 식물이나 덩굴 등을 제거하는 일을 시민들과 함께 했습니다.
Q. 그렇다면 그린짐리더는 프로그램 진행자인가요?
A. 그렇죠. 부담도 됐지만, 올해에 그린짐리더 양성교육을 들었더니 나름 전문성과 자신감을 더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오. 저희가 준비한 그린짐리더 양성교육이 확실히 도움이 되셨나요?
A. 많이 도움이 됐죠. 가지치기의 이론적인 배경과 실질적인 노하우 이런 것도 함께 배우고, 숲이 갖는 의미들, 숲이라면 다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 시민들에게 숲에 대해 어떤 좋은 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지 그런 배경 지식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올해 그린짐리더를 메인으로 맡아 진행할 때 확실히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 그린짐리더 양성교육에서 이론을 배우고 있는 유진우 숲친
Q. 그린짐리더로서 실제 프로그램을 운영하실 때 어려웠던 부분이나 고민됐던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A. 우선 남산이라는 공간이 저희가 그렇게 자유롭게 활동을 하기에 어려운 공간이라는 점이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그린짐 활동 후에 만족감을 못 느낀다거나, 참여자들의 반응이 굳이 내가 이 일을 해야되나... 하는 이런 반응을 보일까봐 걱정했어요.(웃음) 참여자들이 그린짐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가 약간 막연한 부분이 있었죠.
Q. 그런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A. 막상 해보니까 자신감을 얻었어요. 사람들이 숲을 참 좋아하고, 나무나 식물을 가꾸는 것 자체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구나를 알았거든요. 좀더 복잡하고 다양하고 까다로운 일도 소화할 수 있겠구나. 실제로 그런걸 더 좋아하는 부분도 있더라고요. 저는 칡 제거하는 일을 귀찮고 까다로워서 사람들이 안 좋아할줄 알았는데 제일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도 중요하구나 느꼈죠. 좀 더 자신있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땅속 줄기의 주두를 찾아 칡을 제거하는 그린짐 열혈 참여자들
Q. 그린짐리더로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각별히 신경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유진우 리더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A. 그린짐리더가 '리더'라는 이름이 있지만 이끄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안내자'라고 생각해요. 제가 매끄럽게 진행하는 건 자신 없는데 한번은 어떤 분이 저에게 자연스러운 진행이 좋았다고 피드백을 주셔서 그게 가슴에 울림으로 남았어요.(웃음) 내가 잘 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죠. 참여자에게 어떻게 하세요, 라고 했을 때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저는 그냥 이렇게 한번 해보고 싶어요 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해라 마라가 아니라 한번 해보면 어떻냐, 이렇게 말해야 겠더라구요. 그런 게 그린짐리더인 것 같아요. 최소한의 안전 수칙, 장비 사용법, 숲가꾸기 방법을 안내하는 안내자이자 조력자.
Q. 맞아요. 그린짐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 진행자가 10명이면 10가지 색이 있고, 프로그램의 경험 또한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시 그러면 내가 이것 때문에 그린짐리더 활동을 계속하는 것 같다라는 부분이 있을까요?
A. 음. 일단 숲에서 일하는게 생각보다 더 좋아요. (처음은 어떻게 생각하셨길래…? (웃음))처음에는 숲에 가면 오래 서 있고, 몸도 많이 쓰니까 체력적으로 부담되는 부분이 있을 거 같아서 걱정했는데 그린짐 끝나면 개운한 게 피톤치드도 잔뜩 마시고, 숲에서 바람을 쐬고, 초록초록한 식물들을 보니까 참 좋더라고요. 적당한 몸쓰기와 다양한 사람들을 숲에서 만나면서 좋은 기분을 주고받는 것이 그린짐리더에게도 굉장히 활력을 주는 것 같아요.
| 그린짐 활동 경험을 통해 숲해설가에 관심도
| 그린짐리더에게 가장 중요한건 다른 사람과 숲을 나누고 싶은 마음
▲ 장비 사용법을 안내하고, 안전한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그린짐리더
Q. 그린짐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나 활동이 있으신가요?
A. 올해 제가 처음으로 메인 리더를 맡아보기도 했잖아요. 스트레칭도 진행 하고, 진행을 교대로 해보면서 골고루 운영해보았던 게 전체적으로 기억에 남아요. 그린짐 전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었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생각할 수 있게 해줬던 거 같아요.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던 것 같아요.
Q. 요새 그린짐 말고 숲과 관련해서 새로 시작한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네 맞아요. 그린짐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히 파트타임으로 하는게 아니라 이걸 콘텐츠로 더 확장한다거나 다른데 응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 막연히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마침 제가 미래를 준비하는 시기에 숲해설가 과정을 알게 되어서 요즘 숲해설가 교육을 듣고 있어요. 숲해설가 지원을 할 때도 그린짐리더 활동을 어필했지요.(웃음)
Q. 그럼 이 시점에 숲해설가 교육을 듣게 된 것도 그린짐리더 활동이 영향을 준 건가요?
A. 그렇죠. 생명의숲에서 잠시 일할 때 숲해설가분들을 보기도 했지만 그게 제 일이 될 수 있겠구나는 생각은 못했거든요. 그런데 그린짐리더 활동을 해보니까 결국 사람들을 만나서 진행하는 부분은 같은 것이더라고요. 그린짐이 말하는 숲을 경험하는 새로운 방법으로도 숲해설가 교육을 받으면 더 좋겠구나 하고요. 그래서 지금 더 숲에 대해 알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Q. 조금 어려운 질문인데요. 숲을 바라보는 관점이 굉장히 다양하잖아요. 건드리면 안되는 천혜의 자원으로 보는 관점도 있지만 그린짐은 숲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시민들과 함께 가꾸잖아요. 제 안에서도 이런 두가지 관점이 모두 있기 때문에 활동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활동의 의미를 어떻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을지,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거든요. 진우님은 생태감수성이 높으신 분이신데 이런 활동을 스스로에게 어떻게 설명하셨나요?
A. 사람들이 숲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땅을 밟는 등 숲에 영향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또 숲을 경험한 사람들이 숲을 아끼고 애정할 수 있는 마음과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더 큰 변화로부터 숲을 지킬 수 있는 힘도 나오는 것이고. 그래서 숲은 야생이자 경관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들어가서 상호작용하는 부분도 중요하고, 그렇다고 한다면 더 긍정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 내가 숲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숲과 친밀해지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디언들이 살던 마을 주변의 숲은 서양인들이 보기에는 그냥 자연 숲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은 다 인디언들이 관리하고 있었던 숲이라고 하거든요. 나무도 사실은 사람이 심고 관리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숲과 인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생명의숲 시민활동가 숲친으로서 생명의숲이나 그린짐 활동에 앞으로 바라시는 점이 있을까요?
A. 음, 그린짐이 이런 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있는데요. 영국의 경우에는 의사가 그린짐을 권유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의료나 지자체와 연결해서 코로나와 상관없이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지역 거점으로 하는 병원이나 의료 단체와 지역의 공간을 확보해서 안정된 활동으로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 그런게 그린짐의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요?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그린짐리더에 관심을 갖게되는 분들이 있으실 거 같은데요. 어떤 역량이 그린짐리더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딱 한가지만 말한다면?!(웃음)
A. 다른 사람과 숲을 공유하고 싶다는 그 마음. 숲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사진 | 생명의숲 시민참여팀
문의 | 02-735-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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