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생명의숲 사계 _여름 궁궐의 오래된 나무 만나기 주소복사

생명의숲은 5월부터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 고목나무 이야기>를 연재 중에 있는데요.

녹음이 푸릇푸릇한 6월 어느 날, 생명의숲 회원 그리고 시민분들과 함께 고목나무의 관심과 중요성을 느끼고자 직접 창덕궁&창경궁을 둘러보았습니다.



궁궐의 조경은 자연 순화의 개념을 담고 있으며, 일본이나 중국처럼 철저히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압도하려는 거창함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표현하는 것으로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결코 초라하지 않게 건물과 어울림을 한껏 고양한 것이 우리의 조경의 특징입니다.


창덕궁과 창경궁은 합쳐서 동궐(東闕)이라고 하는데, 1824~183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라는 상세한 궁궐 그림이 남아 있으며  『동궐도』의 옛 나무들과 오늘날의 나무들을 비교하면서 인정전과 대조전 등 일반관람 코스에 들어있는 통치 공간의 나무들을 중심으로 나무에 얽힌 문화와 역사의 편린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궐도(東闕圖) 국보 제249호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체 모습을 그린 가로 576cm, 세로 273cm의 큰 그림. 열여섯 폭의 비단에 동양화와 서양화의 기법을 모두 활용하여 아름답게 채색한 이 그림은 궁중 화가인 도화서 회원들이 그린 것으로 추정됨. 동궐이 가장 번성했던 시절을 기록한 그림으로 건물뿐 아니라 다리와 담장, 괴석까지 실제 모습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각 건물의 이름도 기재하여 궁궐연구와 복원작업에 결정적인 자료가 되고 있음




?창덕궁의 오래된 나무 둘러보기 코스


회화나무(돈화문) → 향나무(봉모당) → 버드나무(금천교) → 느티나무(금천교) → 측백나무(구 선원전) → 매화나무(자시문)



가장 먼저 만난 천연기념물 제472호 회화나무를 비롯해, 옛사람들의 작별의 상징이던 버드나무 이야기도 집중해서 들어봅니다. 창덕궁의 4번째 코스인 느티나무는 창덕궁에서도 70여 그루 중 32그루를 차지하여 창덕궁에서 가장 많이 보실 수 있는 나무입니다. 느티나무는 오래 살고 크게 자라서 시골 마을의 정자나무로도 흔히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옆으로 가지를 잘 뻗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오래 살며, 또 나무는 재질이 좋아 쓰임이 넓어서 흔히 심었기 때문에 고목나무 중에서 느티나무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 향나무 이야기


#가장 나이가 많은 #봉모당의 향나무 #터줏대감 #천연기념물 제194호


- 창덕궁을 처음 지을 당시에 벌써 자라고 있었으며 나이는 700살을 훌쩍 넘겼다.

- 『동궐도』에 보면 6개의 받침목이 동서 긴 타원형으로 뻗은 가지들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나무 이외에 선원전 후원과 앞뜰에도 거의 비슷한 크기의 향나무가 두 그루나 더 있었으나, 아쉽게도 지금은 모두 없어져 버렸다.

- 향나무는 나무속에 강한 향기를 품고 있어서 제사 때 향을 피우기 위하여 꼭 있어야 하는 나무이다. 옆의 선원전이 임금님들의 어진御眞을 모신 곳이니 제례(祭禮)의 쓰임으로 오랫동안 가꾸어 온 것으로 짐작된다.





[창덕궁 - 동궐도에 그려진 봉모당 향나무의 현재 모습]




[창덕궁 - 구 선원전의 측백나무]


?창경궁의 오래된 나무 둘러보기 코스

백송(춘당지) → 느티나무(춘당지 남쪽) → 주목(함인정)·향나무(화계) → 회화나무(남행각, 선인문)

오른쪽 사진의 백색의 나무는 백송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곳의 백송은 약 100년쯤 됐으며 3그루가 모두 동갑이지만 하얗게 되는 정도가 각각 다릅니다. 머리가 빨리 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창경궁에서 주목과 향나무를 만나러]


∙ 회화나무 이야기


#사도세자의 비극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회화나무


- 영조 38년(1762) 윤5월 13일 임금은 자신의 손으로 세운 왕세자 사도세자를 8일 동안이나 뒤주 속에 가두어 죽여 버린다. 여름날 뒤주에 갇혀 고통의 비명을 지를 때 고스란히 그 소리를 듣고 보았던 당시의 나무들이 있었을 터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때 그 나무들은 대부분 없어지고 다만 남행각 남쪽의 아름드리 회화나무와 선인문 앞의 회화나무만은 오늘도 살아있다. 특히 선인문 안쪽 금천 옆의 회화나무는 줄기가 휘고 갈라져서 비틀리고 속까지 썩어 버린 채 자라고 있다. 나무도 너무 가슴이 아파 속이 까맣게 썩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창경궁 회화나무 -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비극적인 역사를 같이한 나무로 사도세자의 비명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파 줄기가 비틀리고 속이 완전히 빈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상진 교수님의 차분하지만 열정이 넘치는 나무이야기에! 함께 참여했던 분들 모두 열혈 수강생이 되어 집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둘러보았던 궁궐의 나무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하고, 관리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의 나무들이어서 오랜 역사 속에 지금까지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오래된 나무들은 자체별로 관리가 상이하며,  지정되지 않은 나무는 관리 조차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주변의 보호수와 이름 없는 고목나무들이 최소한의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온라인자료집 보러가기

?당일 스케치영상 보러가기



*고목나무 : 주로 키가 큰 나무로, 여러 해 자라 더 크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나무를 말하고 있습니다. 노거수(巨樹에 老를 붙여서 쓰는 말)라는 말보다 고목(古木)나무로 정감있는 표현을 씁니다.


나무 할아버지 박상진 교수님은?


박상진 생명의숲 고문,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고목나무는 아득한 옛날부터 제사를 올리던 당산나무로서, 뙤약볕 여름농사에 지친 농민들의 안식처로서, 수백 년에서 때로는 천년을 넘겨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목나무는 3~4만 그루 정도 됩니다. 이 중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목나무는 보호수 1만4천여 그루, 시·도기념물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문화재 고목나무 약 3백 여 그루 정도에 불과합니다. 보호수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리와 보호가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실태는 천차만별입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된 극소수의 고목나무들을 제외하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생명의숲과 우리 주변의 고목나무들을 찾아 지금의 실태를 파악하는 일부터 출발합니다.

고목나무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 생명의숲 일시후원하기 https://bit.ly/todayforest

? 생명의숲 정기후원하기 http://bit.ly/supportforest

? 생명의숲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bit.ly/newsfore

* 댓글은 <성명,비밀번호, 내용 입력 후 '로봇이 아닙니다' 앞 네모를 클릭> 하셔야 등록이 됩니다.
이지안 2022.06.24

생명의숲 인기 프로그램~
교수님 감사합니다~

수정 삭제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