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모임이 여전히 쉽지 않은 2021년.
주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숲친 활동 역시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게 휴식기를 가지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기도 했는데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시민활동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는 숲친의 여러 활동을 숲친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는 <숲친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마지막편은 도시공원을 함께 걸으며 개선해야할 문제를 발굴하는 ‘함께 걷는 숲친(일명 걷친)’의 이야기입니다. 걷친은 과거 2014-2018년 ‘남산숲가꿈이’ 활동을 한 시민활동가를 중심으로 운영되었는데요.
본 인터뷰에는 8분의 걷친 중, 신금랑, 김순자 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인터뷰 답변은 신금랑 숲친의 답변으로 정리하였습니다.
▲ 5월, 2년여만에 모여 남산을 함께 걸었다.
Q.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다시 남산에서 뵙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평소에 교육 활동도 많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코로나로 수업은 많이 없으셨나요?
네. 그간 여름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수업을 못하다가 11월에 들어서 몇번 했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계획된 것들은 한팀을 네다섯명 정도로 구성을 해서 소규모로 진행을 했어요. 그나마 야외 활동이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Q. 올해 생명의숲 정책활동팀이 기획한 ‘함께 걷는 숲친’ 활동을 함께하셨는데요. 걷친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나 동기가 궁금합니다.
서울의 산과 도시공원 걷기를 매월 정해진 날에 진행한다는 점이 참여신청하는데 참고가 됐습니다. 수시로 하는 활동은 일정조정이 어렵거든요. 반가운 얼굴도 만날 수 있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생명의 숲 소속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매력이었습니다. (*신금랑님은 2006년부터 생명의숲과 함께한 시민활동가로 현재 활동 숲친 중 최고참이다.)
Q. 맞아요. 걷친은 생명의숲에서 활동을 하셨던 숲친 분들을 중심으로 내부 모집을 했기 때문에 친목의 자리로서도 의미가 있었는데요. 지난 5월 걷친 8명이 모여 5월부터 11월까지 총 네번의 활동이 진행되었는데요. 당초 여름을 제외하고는 매달 만나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7월과 9월 활동이 중단되면서 4번밖에 모일 기회가 없었지요. 그래서 초기 기획 취지만큼 운영되지 못한 것 같아 활동가로서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걷친으로서 한해 활동은 어떠셨나요?
함께 도시공원, 산을 걸으며 문제를 발굴한다는 운영 취지는 좋았던 것 같아요. 코로나로 만남 자체를 하지 못해서 취지대로 운영은 어려웠지만 말이에요. 아쉬운건 점점 참여자가 줄었다는 것…? 연초에 고정 활동으로 일정을 잡아두긴 했지만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다른 활동에 밀린 경향도 생긴 것 같아요. 그런데 코로나는 뭐 인력으로 안되는 부분이니까요. 그래도 마지막에 10월 11월에라도 마무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6월, 2017년 남산숲가꿈이의 손으로 남산에 심은 어린 소나무가 얼마나 잘 자랐는지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Q. 네 번의 활동 중 세 번이 모두 남산에서 진행되었지요. 남산은 생명의숲에게도, 과거 남산숲가꿈이 활동을 하셨던 걷친 분들께도 의미있는 공간이기 때문에요. 두분께서도 과거 남산숲가꿈이로서 남산에서 숲가꿈이 교육도 받으시고, 청소년 남산숲학교도 운영하시고, 남산 생태를 모니터링하고, 나무도 심고, 교란식물도 제거하는 활동을 오래 하셨는데요. 걷친 도 그러한 주체적인 문제발굴 시민활동이라는 점에서 남산숲가꿈이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과거 남산숲가꿈이 활동은 어떠셨는지요?
저는 남산숲가꿈이 1기로 교육을 받았는데, 그 때는 남산소재 중부공원녹지사업소에서 교육을 받았어요. 그리고 2기 시민활동가들이 들어왔을 때 배웠던 걸 다시 나눠주기도 했죠. 많이 배웠고, 즐거운 일도 많았어요.
아쉬움이나 한계점이 있었다면 그때 남산의 샛길을 막는 활동을 하기도 했었는데, 우리같은 시민들이 자원활동으로 이런걸 했을 때, 관에서 얼마나 협조를 해줄건지 확실하지가 않았던 부분이에요. 우리가 샛길을 막더라도 관에서 이어서 해주지 않으면 지속적인 관리가 아니라 일시적인 활동이 되니까요.
활동할 때 필요한 장비도 많은데, 할때마다 스텝들이 힘들게 짐을 싣고 택시타고 오잖아요. 정리할 수 있는 함 하나만 만들어달라고 해도 그게 결과적으로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걸 보면서 아 이게 관이랑 협조가 되는게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간이도서함 같은데 작은 도구함을 하나 만들어주면 안되나 싶은데, 결과적으로 어렵더라고요. 내가 활동을 해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동력도 얻고 흥미도 잃지 않는데, 우리가 최선을 다해 숲을 가꾸고 돌본다해도 관계 기관과의 협조가 안되면, 그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Q. 맞아요. 결국에 협조가 잘 되어야 지속도 오랫동안 되는 거니까요.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협조가 잘 안되는 게 현실인데, 활동가로서 그 부분이 시민활동가의 활동 동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내년에도 걷친 활동이 계속된다면 좋을텐데요, 걷친 활동에 바라시는 점이 있으실까요?
‘함께 걷는 숲친’이라면 정해진 곳만이 아니라 서울의 여러 산과 도시숲을 둘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새로운 곳에 가야 사람들도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 숲의 내력 같은 인문사회 분야의 이야기도 나누구요. 인왕산도 가고, 관악산도 가고, 서울을 둘러싸고있는 내사산도 가고 이러면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아요.
▲ 9월, 노랗게 물든 안산에서 다시 만났다.
Q. 올해에도 격월로 새로운 곳을 가보려고 했는데 뜻대로 되지 못했네요.(흑흑) 올해에는 걷친을 구성할 때, 과거 남산숲가꿈이 활동을 하셨던 숲친분들을 대상으로 내부 모집을 했었는데요. 내년에는 새로운 시민활동가 분들의 참여를 받아보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존 시민활동가와 고정 멤버로 하는 것과 새로운 참여자를 모집 하는 것은 양쪽 모두 장단점은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관심있는 새로운 사람들이 모일 수 있게 해서 활동의 가치를 확신시키면 좋겠어요.
그리고 어떤 활동이든 주제가 중요할 것 같아요. 내가 얻어갈 수 있는 게 있는 활동이라야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리드 역할은 생명의숲이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리드자 없이 숲친끼리 모이다보면 주제가 흐려질 수 있거든요. 어떤 만남이든 목표와 목적이 있어야 지속적으로 가능하니까요.
Q. 의견 말씀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전문가와의 결합도 고려해보겠습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요.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준비할 시기인데, 내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 목표, 기대하는 점이 있으시다면 독자분들께 나누어주세요!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웃음) 코로나 상황이 빨리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일상을 회복하고 싶답니다!
▲ 11월, 다시 남산을 걸으며 한해를 돌아보았다.
11월 26일, 남산에서의 마지막 걷친 활동을 마치고 둘레길 진입로 어귀에 있는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후부터 날이 흐리고 소나기가 내려 과연 오늘 둘레길을 걸을 수 있을까 걱정 했는데, 단풍으로 물든 둘레길에 들어서는 순간 비는 그쳤고 멋진 가을 정취만 남아 ‘오늘도 숲이 우리를 반겨주는구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늘 생명의숲을 고향이라고 말씀해주시는 신금랑 숲친과 매 활동마다 나눠먹을 간식과 차를 챙겨오시는 넉넉한 마음의 김순자 숲친.
그동안도 간간히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이렇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것은 코로나로 꽤 오랜만의 일이어서 더욱 반가웠다.
처음 두 분의 숲친과 만났을 때 우리 활동가들은 햇병아리 신입 활동가였는데, 어느덧 인연을 맺은지도 3년차.
올해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은 활동에 시민참여팀으로서 아쉬운 마음도 크고 죄송한 마음도 컸는데, ‘어디 코로나가 사람의 힘으로 되는 일인가요. 걷친 활동의 취지는 매우 공감되고 좋았어요’라며 던져주신 말씀에 적잖은 위로를 받았다.
그렇지요. 시민 활동은 한두해를 보며 할 일이 아니니까요!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너무 조바심을 내지 말고, 긴 호흡으로 생명의숲 시민활동가들과 함께 걷자 다짐했다.
올 한해도 생명의숲과 발 맞추어 함께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사진 : 생명의숲 시민참여팀, 전부순(숲친)
문의 : 02-735-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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