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가벼운 문제, 생명의숲은 올해 보라매공원에서 열린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 참여했을까요?
네, 참여했습니다. 생명의숲의 활동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신 분이라면 어렵지 않은 질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생명의숲은 다양한 기금을 모아 생명의 숲정원을 조성했습니다. 이 정원은 산불로 사라진 숲이 다시 놀라운 생명력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모티브로 설계되었습니다. 2022년 울진 산불 피해지에서 가져온 피해목을 정원에 놓아, 쓰러져 생을 다한 나무와 그 곁에서 다시 가지를 틔우는 나무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모습으로 숲의 생명과 회복력을 전하고자 했는데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막을 내렸지만, 생명의숲은 활동을 나누고 후원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후원의 달을 맞아 후원자들과 함께 생명의 숲정원을 둘러보고 보라매공원 숲길을 걷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했습니다.
목수책방(전은정 대표)의 추천으로 『겨울나무의 시간』의 저자 손종례 작가를 초청해,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이야기로 하루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걷는 숲길과 공원에서 만나는 나무들은 어떻게 겨울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손종례 작가와 함께한 시간을 나눕니다.
▲생명의 숲정원에 모여서
#겨울을 앞둔 가을
11월 19일 오후 2시, 보라매공원 동문 입구에서 12명의 참여자를 만나 생명의 숲정원으로 이동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생명의 숲정원에 모여 이 공간이 담고 있는 의미를 나눈 뒤, 손종례 작가와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생명의 숲정원에는 생명의숲이 활동하며 마주해 온 산불 피해 지역과 훼손된 숲, 그리고 이 공간을 채운 크고 작은 이야기들이 곳곳에 담겨 있었습니다. 또한 10월 24일부터 ‘숲의 상처와 회복: 2023 울진 산불 이후의 변화’ 사진전이 열려, 활동가들이 직접 기록한 현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생명의 숲정원 사진전도 불러보고
#월동준비
참여자들 모두 생명의숲 활동에 깊이 공감하고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나무 하나하나를 천천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 가지에 아주 작게 맺힌 겨울눈은 나무가 겨울을 준비하는 흔적이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나무는 5월부터 겨울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정원 곳곳의 나무를 만난 뒤, 우리는 보라매공원 뒤편 숲길로 이동했습니다.
▲보라매공원 뒤 숲길 입구
#가까이 더 가까이
보라매공원 뒤에 숲길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와우산과 연결된 보라매공원 둘레길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입니다. 국제정원박람회가 끝난 뒤 여러 정원을 둘러볼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숲길에 집중해 보기로 했습니다. 짧은 구간이었지만, 그 길에서 만난 나무들을 소개합니다.

▲은행나무를 관찰하며
#레몬향이 나는 나무가 있다?!
봄이면 하얀 꽃으로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목련. 꽃이 지고 잎마저 떨어진 겨울에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겨울 숲에서 목련을 구분하는 방법은 겨울눈의 모양입니다. 회색 털로 감싸인 겨울눈을 발견한다면 목련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1년생 가지를 손톱으로 살짝 긁어보면 레몬 향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는 숲길에서 목련을 만나 루페로 작은 겨울눈을 관찰하고, 가지를 살짝 긁어 향을 맡아보았습니다. 정말로 은은한 레몬 향이 퍼졌습니다. 두툼한 회색 털옷을 입은 듯한 목련의 겨울눈은 추위와 건조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모습이었습니다. 봄의 목련뿐 아니라, 겨울의 목련도 한 번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겨울인데도 잎을 떨구지 않는 나무
‘참나무 6형제’를 들어보셨나요?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입니다. 이 나무들은 잎 모양, 도토리 깍지, 껍질의 생김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갈참나무는 겨울에도 마른 잎을 모두 떨구지 않고 가지에 매달아 둡니다. 이는 어린 가지를 추위로부터 보호하고, 새순이 돋을 때까지 영양분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갈참나무의 겨울눈은 끝이 약간 뾰족한 달걀 모양으로, 가지 끝에 여러 개가 모여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겨울 숲에서 황갈색 잎을 매단 나무를 만난다면, 갈참나무일지도 모릅니다.

▲다함께 관찰하는 겨울 나무의 시간
이 외에도 쥐똥나무, 아카시나무, 은행나무 등 다양한 나무를 만나며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여자들 역시 일상적으로 지나던 공간에 이렇게 많은 나무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는 소감을 나눠주셨습니다.
손종례 작가와 함께한 시간 속에서 특히 기억에 남은 말은 '겨울눈은 가지 끝에 피어난 씨앗과 같다'는 표현이었는데요. 우리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올겨울을 잘 보내고 다시 숲에서 만나요!
▲생명의 숲정원에서 다함께 생명의 ~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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