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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만난 궁궐의 오래된 나무 #경복궁 주소복사

여러분 올 가을, 어디에서 가을을 만나셨나요? 인상적인 순간, 장소가 있나요? 노오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가로수인 길가, 자주 걷는 산책로, 아니면 친구와 함께 한 단풍놀이? 생명의숲은 회원, 시민과 함께 서울의 중심, 경복궁에서 가을을 만났습니다.



▲궁궐의 오래된 나무, 곧 만나러 갑니다.


혹시 올해 생명의숲 홈페이지와 SNS채널을 통해 발신되는 고목나무 이야기 한 번이라도 접해보신 분 손? 꽤 많이 보고 계시네요. 생명의숲은 지난 5월부터 오랜 시간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고목나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 전국 곳곳의 고목나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6월에는 궁궐의 오래된 나무 창경궁, 덕수궁 편을 진행했고, 올 10월에는 경복궁에서 오래된 나무를 만나보았는데요.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합니다.


경복궁하면 아마도 우리가 접한 많은 사극 속에 많은 조선의 임금들이 기거하던 궁으로 알고 계실텐데요.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하였지만, 1592년 임진왜란으로 불타없어진 궁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경복궁은 1867년, 흥선대원군이 주도하여 중건하여 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까지도 복원을 진행 중인 궁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복궁의 나무들은 조선의 긴 역사의 비해 짧은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는데요. 

(임진왜란으로 경복궁이 불타없어졌기때문에)그럼에도 가장 오래된 나무는 100년이 넘었다고 하니, 사람의 시간으로는 꽤나 긴 시간이죠? 


자 이제부터는,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 한 경복궁에서의 시간을 함께 만나 보시죠.



▲가을, 은행나무


# 경복궁  건춘문 옆 은행나무 

오른쪽 문 은행 나무는 110년 정도 된 나무라고 해요.

일제시대 때 심겨져, 일본의 영향을 받아 옆으로 퍼진 모양으로 전정을 했다고 하는데요.  원래 은행나무는 똑바로 자라는데요. 용문사 은행나무를 보면, 똑바로 자란 우리나라 은행나무의 원형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궁에는 잔디가 있다? 없다!


#우리나라도 궁에 잔디가 있나요?

궁궐에는 잔디가 많은데, 사실 잔디는 묘위에만 심었다고 해요. 잔디는 서양 문화로, 원래 궁궐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궁궐터를 그냥 두면 흙먼지가 날려 잔디를 심었다고 해요.



▲앵두나무를 만났어요.


#세종이 좋아하던 앵두, 아들은 앵두나무를 심었다.

경복궁에는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나무 100여종 중 중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 70~80종을 심었다고 합니다. 궁에서 앵두나무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앵두나무는 6월 가장 먼저 익는 과일입니다. 또 세종대왕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었다고 하는데요. 세종의 아들 문종이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여 갖다받치려 동궁전에 앵두를 많이 심어서 앵두궁이라고 궁녀들이 불렀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말채나무

말채나무, 들어보셨나요? 가지가 낭창낭창해서 말채찍으로 쓰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과거 미국 동포들이 200그루를 기증해서 경복궁과 청와대에 심은 나무라고 합니다.



▲비술나무 앞에서 


#비술나무 

느릅나무와 다르게 겹톱니, 잎이 작고 오래된 줄기에 하얀 선 같은 얼룩이 있는데요.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아니지만 칼슘이 흘렀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띈 나무를 본다면 비술나무로 봐도 된다고 해요.



▲빼빼로처럼 길쭉한 열매가 보이시나요? 개오동이라고해요.


#개오동나무

뭔가 작거나 부족하거나 할 때 이름에 ‘개'를 붙였다고 하는데요. 개오동 나무는  오동나무에 ‘개'가 붙었지요? 오동나무와는 식물학적으로 거리가 먼데, 오동나무와 비슷하다고 하여서 그리 불러졌다고 하는데요. 빼빼로처럼 길쭉한 열매가 열리기도 합니다.


#참느릅나무

바보온달 알고 계시나요?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는 말에 정말 결혼하기 위해 온달을 찾아간 평강공주인데요. 앞을 못보는 온달의 노모가 평강공주를 만나 향기와 부드러운 손을 만지며 여기에 올 사람이 아닌데, 왜 여기에 왔냐며 자신의 아들은 느릅나무 껍질을 벗기려 산속에 간지 오래라며 말했지만, 평강공주는 기다리다 온달을 찾으러 산에 올라갔다고 하죠. 그리고 느릅나무 껍질을 벗겨 먹으려는 온달을 만나 청혼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전나무 

전나무는 소나무보다 재질이 약하다고 해요. 궁궐은 소나무로 건축하는데요. 나무는 약하지만 곧게 자라서 절 새로 짓거나 고쳐 지을 때 전나무를 썼다고 하는데요.  젓나무였으나 발음이 어려우니 전나무로 불리워집니다. 경복궁 근정전 새로 지을 때 소나무가 모자라서 전나무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건청궁 문으로 들어가보았어요.


#건청궁

고종과 흥선대원군이 부자지간이었지만, 점점 갈등이 생기게 되는데요. 고종이 대원군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명성황후와 함께 이곳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이곳에서 러시아공관으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세종대왕이 적극 장려한 뽕나무


#뽕나무

뽕나무하면, 누에가 떠오르는데요.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고 제사를 지내는 침잠례 거행해 양잠을 장려하였다고 하는데요. 세종대왕도 각 도에 뽕나무를 심어 양잠을 적극 장려하였다고 합니다.


#돌배나무, 태조와의 인연 

우리나라에서 활쏘기의 명수하면… 쉽게 떠오르지 않으시죠? 바로 태조 이성계입니다. 화살하나로 수십개의 배를 떨어뜨려 친구들을 대접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활쏘기의 명수였다고 합니다. 또한 무학대사 토굴이 있던 곳에 절을 세우고 석왕사라는 이름을 붙여 배나무를 손수 심었다고도 하니, 배나무와 태조 이성계와는 인연이 있어보입니다. :-)



▲느티나무를 만나보았어요.


#느티나무, 가장 오래된 나무

경복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바로 느티나무입니다. 이 나무는 130여년 되었다고 하는데요. 직접 측정해 정확한 나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느티나무는 마을입구에 심으면 그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 나무가 되는데요. 숲속에서 경쟁하며 자라면 똑바로 자라는 나무입니다. 재질이 좋은 느티나무는 과거 고려 궁궐을 짓는데 쓰이기도 했는데요. 고려말 지은 무량수전, 해인사 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법보전 건물의 기둥은 모두 느티나무 건축재를 썼답니다.



▲왕비의 정원, 아미산 


#아미산 

왕비는 궁에 들어와 나가려면 죽어야 나갈 수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왕비의 꽉 막힌 궁 생활에 즐거움은 무엇일까요? 고종 시기에 교태전을 중궁전으로 활용하면서 기존 아미사 언덕에 왕비의 정원으로 만들기 위해 흙을 덧대 만든 왕비의 정원, 아미산(대한제국 시기부터 불러졌다고 하는군요)입니다. 교태전 뒤에 만들어진 정원은 왕비에게 즐거움을 주었을 것 같은데요. 아미산 옆에는 앵두나무와 우물이 있어, 아주아주 옛노래인 앵두나무 처녀의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라는 가사도 떠오른다고도 해요.



▲능수버들, 멋지죠?


#경회루 능수버들

경회루는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지낸 곳이라고 하는데요.  가지가 길게 늘어진 능수버들은 경회루를 둘러싸고 있는데요. 능수버들은 아름다운 모습 뿐만 아니라 활쏘기의 표적 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최고의 명궁은 왕이 참석한 가운데 늘어진 능수버들 잎을 맞히는 것으로 우열을 가렸다고 하는데요. 사실 상 능수버들 잎을 화살로 맞힌다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왕버들

경복궁 왕버들은 1920년도 찍힌 사진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마도 100년 정도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왕버들은 수양대군이 기생집에 갔다 기둥서방이 찾아와 도망가다 왕버들 썩은 구멍 속에 숨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는데요. 고마운 나무인거 맞지요?


# 함께 한 소감

궁궐의 나무를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너무 짧게 느껴지는 코스였다.



▲가을 함께 만난 경복궁 오래된 나무


가을, 궁궐을 함께 걸으며 나무를 만나는 시간이 참 소중했습니다. 도시에 살면서도, 또 가까이 살면서도 궁궐을 찾거나 가을의 나무를, 숲을 만나는 건 사실 생명의숲을 만나고 나서인데요. 잎의 색이 변함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 회원님과 함께, 또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시민과 함께  역사 속 나무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시간이 ‘생명의숲'에서만 가능한 시간이었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고목나무를 위해 우리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현재 관리 받지 못해 훼손되고, 사라지는 고목나무들도 있습니다.  생명의숲은 지난 5월부터 박상진교수님과 함께 고목나무 이야기를 생명의숲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에 연재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고목나무의 지정과 관리를 시민과 함께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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