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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저녁 TV와 SNS에서는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소식을 전했다.
뉴스 속보로 전해진 화면은 불에 타고 있는 숲과 마을, 그리고 산불을 피해 서둘러 집을 두고 나온 사람들이었다.
다음 날인 4월 5일까지 산불은 이어졌다.
건조한 날씨와 양간지풍(襄杆之風) 커진 불은 강원 고성, 속초와 강릉, 동해, 인제 일대를 덮쳤다.
정부는 4월 5일 국가재난사태 선포에 이어 5일에는 강원 고성군, 속초시, 강릉시, 동해시, 인제군 등 5개 시, 군을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산림청은 4월 6일 정오를 기해 강원 인제 산불 진화를 완료함에 따라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 모두가 완전 진화되었다.
숲 2,832ha와 민가 500여 채가 불에 타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큰 산불이었다
ep.2 다친 숲을 만나다
어느 정도일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생명의숲은 4월 16일 강원 고성, 옥계, 망상 지역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숲이 피해를 입었다는 인흥초등학교와 옥계중학교, 망상해변, 동해휴게소를 돌아보았고
찾아 보려하지 않아도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서 보이는 숲, 마을, 시내, 학교, 해변까지 육안으로도 피해 규모와 상황이 컸다. 아마 크다는 말로는 그 날의 감정을 정리하기 어려울 것 같다.
발길을 옮겨도 볼 수 있었던 전소된 건물들, 정화조도 불에 타 악취까지 진동하니 전쟁을 겪어보지는 못하고 전쟁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지만,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불길에 검게 그을린 많은 나무와 숲을 만날 수 있었다.
^ 산불 피해로 10일 후, 찾은 망상 해변 해송들, 나무들은 검게 타있었다.
답사에 함께 참여한 전문가는 그을린 채로 서있는 나무의 대부분은 살 수 없을 거라 했다.
어떤 이유에서 산불은 이렇게 큰 피해를 남긴 걸까? 막을 수는 없는 걸까?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ep.3 산불피해지를 다녀오고
산불 피해지를 다녀왔다고 하니 많은 사람이 어땠는지를 물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단 한 번도 검게 그을린 숲을 본 적도 없었고 몇 가지 단어를 조합해서 내가 보고 느낀 바를 설명할 수 없었다.
^ 산불 피해로 10일 후, 마을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장천 마을
생명의숲은 답사 후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준비 중에 있었고, 후원더하기팀에선 회원들과 산불로 다친 숲을 함께 만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p. 4 두번째 답사
회원과 함께 숲을 만나기 전에 여러 가지 살펴야하는 부분들이 있어 그곳을 찾았다. 동해휴게소 두 동 중 전소된 한 동은 철거 작업에 들어가있었다. 지난 4월, 활엽수에 싹이 움트기 전이여서 검게 그을린 나무들만 보였던 숲들은, 파릇한 새싹들과 대비되어 보였다.
망상해변의 해송들도 산불로 인한 많은 피해를 봤다. 이미 계속 자라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나무들은 다 뽑아 정리를 시작했다. 한 달 남짓 되는 시간인데도 자라는 시간보다 정리하는 시간은 금방이었다.
파쇄기와 쌓여지는 피해목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말을 이을 수 없었다.
^ 동해휴게소에서 내려다본 망상해변 #같은구도
강릉 생명의숲 윤도현 국장님과 함께 해변을 걸으며 회원과 나눌 이야기와 숲이 있던 자리, 그리고 해변식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름 휴가철 바다에서 한참 놀다 걸어나오면 만났던 풀(식물에 대한 지식이 없었을 떄)들의 이름과 그런 식물들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람의 이용과 개발로 사라지는 해안사구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놀라웠다. 갯메꽃, 갯보리 많은 식물들이 해변에서 자라고 그들이 있어서 존재하는 자연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윤도현 국장님이 농담처럼 이야기 하셨던 이 식물들이 사라지지 않고 그곳에 남아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군부대가 있던 곳이여서 개발에서 안전했다는 이야기. 우리나라에 사라지지 않고 잘 지켜지는 숲은 군인이 지킨다는 말에 마냥 웃을 순 없었다.
마을숲과 또다른 해안송림 등을 돌아보고 회원과 어떤 숲을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고민이 되어졌다.
ep.5 함께 다친 숲을 만나다
드디어 회원과 함께 숲기행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날씨도 좋고 모든 것이 좋을 것만 같은 6월 2일 일요일.
회원 17명과 함께 다친 숲을 만나기 위해 강원도로 떠났다.
횡성 휴게소에 들러 잠시 찌뿌둥한 몸을 풀고 다시 버스는 출발했다.
“팍~ “
심상치 않은 느낌.
쉼터에 차를 세우고 기사님이 살펴보니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
차를 수리해서 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다른 차를 섭외할지 이런 저런 논의 끝에
빠르게 차를 섭외해 망상해변까지 가고 그 사이 버스를 수리하기로 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모두 당황했지만 섭외한 버스가 와서 강릉IC에서 오늘의 강사 강릉 생명의숲 윤도현 국장님과 이혜림 활동가를 만날 수 있었다.
윤도현 국장님의 경쾌한 사투리와 회원에게 선물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고 동해 휴게소로 향했다.
휴게소에서 바라본 망상해변은 지난 답사 때와 다르게 많이 정리가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휴게소 뒤로 보이는 산에 싹들은 파랗게 자랐고 나무는 여전히 검게 탄 상태였다.
회원들도 막상 눈으로 보니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하고 망상 해변을 따라 걸었다. 망상 오토 캠핑장 주변에 숲은 몇그루의 다친 나무만 남긴채 사라져있었다.
그리고 동해안에서 사라지는 해안사구를 만날 수 있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바닷바람에 밀려 구릉으로 쌓인 지형으로 육지와 바다사이의 퇴적물 양을 조절해 해안을 보호한다.
동해안 해안사구는 총 31개로 길이 2km 이상 되는 사구인 송정과 망상, 1-2km에 이르는 속초, 양양, 낙산, 강릉 사천, 경포대, 1km이하인 고성 오호와 죽도, 강릉 안인진, 삼척 호산 등 이미 10개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한다.
사구 훼손은 해안도로 건설과 항포구 확장공사, 해수욕장 조성, 상가 건설 등 각종 난개발이 원인으로 지금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회원들과 함께 찾은 곳은 하시동, 안인동 해안사구로 2008년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었다.
오전 버스 고장으로 조금씩 시간이 늦춰져 다친 숲을 조금 더 보고 생각해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하시동 해안사구는 모래 속에 나무가 자라는 모습들이 매우 놀랍고 신비로웠다.
강릉 생명의숲 회원님이 해설을 담당해주고 계셔서 준비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조금 여유가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을 정도로
하시동 해안사구는 인상적인 곳이었다. 윤도현 국장님은 강릉사람도 잘 모르는 명소라고 하셨다.
많은 시민이 방문해서 보전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다친 숲을 만나서 함께 나누고 고민해보려했던 시간이 있었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었다.
* 게시글에 포함된 사진 일부는 6/2일 숲기행에 함께 한 회원의 사진과 후기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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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처참하네요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