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야기
안녕하세요, 미나리 천향미 입니다.^^ 주소복사

여름이 시작되는 어느 학교숲에서, 꺄르르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만큼이나 눈부신 그녀를 만났다. 바로 생명의숲 회원이자, 라온숲 5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계신 천향미 숲해설가 선생님! 뜨거운 태양이 기운을 뺐던 날이었지만, 기운이 넘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더욱 씩씩하게 학교숲 곳곳을 누비는 열정 가득한 모습에 그녀가 들려줄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학교숲 활용교육 수업을 마친 후 이동한 어느 아담한 카페, 더운 날씨에 천방지축 아이들과 함께 하느라 많이 지치셨을 것을 예상했다. 그래서 인터뷰는 적당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편백과 쥐똥나무. 한 숨 돌리는 것도 잠시, 장시간의 폭풍 인터뷰가 시작됐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회원님! 라온숲에서의 눈부신 활약으로 인터뷰를 요청 드리게 되었는데, 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하셨어요?

20093월로 기억하는데 숲해설가 양성과정이 있었어요.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 주관단체인 생명의숲이라는 이름이 저에게 딱 와 닿는 거예요 저는 무슨 일이든지 하다보면 가장 근본에 충실한 그런 단체를 가게 되거든요. 그게 내 취향이기도 하겠지만 생명의숲이 과연 내가 앞으로 숲해설가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나에게 도움이 되고 나도 그 단체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숲해설가 과정을 공부하면서 숲에 눈을 뜨게 되었죠.


# , 그리고 숲해설가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가 직장생활을 하다가 디스크가 오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었는데 도저히 앉을 수가 없을 정도로 디스크가 심해져서 그만두게 됐어요. 무언가 힐링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나이가 들면서 옛날에 알던 식물과 지금 다시 보는 식물의 모습이 같음에도 불구하도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대한 호기심에 생겨 숲을 택하게 됐고, 숲에서 활동하다보니 이것이 봉사까지 연결이 된다면 참 좋은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연스럽게 생명의숲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생명의숲 라온숲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한 동안 활동을 잘 못했어요. 제가 처음에 숲을 만나고 그 안에서 얻는 즐거움에만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어느 날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된 거죠. 그 때부터 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이러다가 내가 죽겠구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 의사는 초기단계라 다행스럽다고 했지만 저에겐 큰 충격이었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몸은 극도로 쇠약해졌고 힘든 치료과정 속에서 숲과 자연이 더 절실해졌어요. 그 때 숲은 나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는 걸 깨달았죠.


# 선택한 길을 걸어오시면서 가장 크게 얻은 부분은 무엇일까요?

라온숲 활동을 하면서 자원활동에 대한 맛을 알았다고 할까요, 많은 인적자원들과 소통할 수 있고 내 모습과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저에게 자산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제 몸이 허락하는 한 자원활동 많이 하고 싶어요. 가족들이 좀 걱정스러워하긴 하지만요, 숲을 즐기려면 건강이 우선인데 숲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니 걱정이 좀 되나 봐요.^^


젊었을 때는 활동적이어서 움직이는 게 좋더라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자리에 한 결 같이 머물러 있는 숲과 나무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동물은 그 자리가 싫으면 다른 곳으로 가잖아요. 새로운 곳으로. 그런데 숲과 나무, 식물들은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에 운명처럼 내내 있는 거예요. 그런 운명적인 이야기들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것이 숲해설가의 하나의 역할이기도 해요. 저는 식물의 인내와 적응력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요. 내가 좀 더 일찍 그 모습을 발견했다면.. 인생을 살아오면서도 싫다고 돌아서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적응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식물과 나무에게 많이 배웠어요. 지금은 나무 밑에 앉아만 있어도 좋아요.


# 그 동안 참여하셨던 자원활동 이야기 좀 들려주세요.

전 청소년들을 좋아해요. 청소년기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많이 변화되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을 만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청소년숲교실이 가장 애착이 가고, 최근에는 학교숲운동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요. 작년에 부천고 활용교육을 진행했는데 하다 보니 내 자신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삼각형의 삶을 살아왔고 아이들은 역삼각형의 삶을 살고 있다고 본다면 우리들은 넓은데서 좁혀가는 삶을, 아이들은 좁은데서 점점 넓혀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잖아요. 어느 중간 지점부터는 아이들이 더 커져가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내 자신이 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이건 지식적인 부분에서의 이야기고, 우리는 삶의 경험을 통해 어떤 것을 먼저 생각하고 살면 인생이 좀 더 행복한가 이런 것들을 알려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청소년들과 숲에서 만나며 내 부족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이 무언인지 알게 됐어요. 아이들이 우리의 수업을 받으면서 하루 이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눈빛이 달라져 감을 느낄 때 큰 보람이 있어요.


수업 때 저를 소개할 때 미나리 천향미입니다.’라고 하면 초등학생들은 미나리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도 미나리 선생님, 미나리 선생님 그래요. 애들이 좋아하는 부분인거죠. 그래서 학교숲이 또 다른 교과과정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연의 모습과 접목시키는 활동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러면 아이들이 자연을 보는 눈이 달라지겠죠. 학교숲이 계속 해서 확산되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 미나리 천향미, 미나리를 제일 좋아하세요? 특별히 좋아하시는 나무나 식물이 있다면요?

미나리는 쓰기도 읽기도 쉽고, 학창시절에 친구들에 저에게 지어준 별칭이에요. 예전에는 깨끗하지 않은 물에서 자라나는 식물이었어요. 주변 환경은 더러워도 미나리는 항상 파릇파릇한 모습을 뽐내며 나오죠. 그래서 대학생 때 특히 남학생들이 저보고 미나리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항상 주위에 밝고 웃음을 주어서 그랬는지.. 그 때 당시에는 나무, 식물이름을 별칭으로 하는 일이 거의 없었고 시궁창에서 나는 식물이어서 마음에 안 들었는데, 지금 숲해설을 하면서 보니 미나리라는 식물이 나에게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뒤부터 자연스럽게 저는 미나리가 됐어요.


- 미나리를 지어주신 분이 아마 회원님을 사모하셨던 듯^^ 인기가 매우 많으셨을 것 같아요!

몰라.^^ 전 그냥 지금도 파릇파릇 크고 싶어요, 미나리처럼!


- 회원님은 정말 주변을 밝게 해주고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전해주시는 분 같아요.

감사합니다.^^


# 아이들에게도 그런 영향을 주시는 분 같고, 아까 활용교육에 참관하면서도 아이들에게 그런 기운을 전해주시는 걸 많이 느꼈어요. 회원님께서 그 동안 참여하셨던 활동들이 다양하신데, 생명의숲 회원으로서 이런 부분은 생명의숲이 참 잘하고 있다, 혹은 또 어떤 부분은 조금 아쉽다는 의견이 있으실까요?

생명의숲은 잘 하고 있는 부분이 참 많아요. 특히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의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숲들을 발굴해내고 알려 주시니까요. 제가 시상식과 연결된 숲기행에 몇 번 참여해봤는데, 오히려 시상식과 숲기행은 별도로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몰랐던 숲을 발굴해내는 차원이니까 그 지역에 대한 숲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하나의 지역축제처럼 시상식을 진행해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시간으로.. 그리고 숲기행은 올해 선정된 곳을 다음 해에 바로 연결 지어서 방문해볼 수 있도록 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숲기행 대상자는 한 해 동안 생명의숲 활동에 열심히 참여했던 회원들을 추천해서 꾸려보는 것도 좋겠네요. 제가 친구들에게도 생명의숲 회원가입 권유를 많이 하는데, 가입 이후에 정기후원 말고는 딱히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숲기행 몇 번 있는 것도 일정이 안 맞으면 일 년이 넘어가버리니.. 그런데 당신이 이번 숲기행에 특별히 선정되었다는 것은 관심유도차원에서도 효과가 있을 거예요. 그 이후에 멋진 숲을 보게 되면 아마 숲에 대한 감동을 잊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생명의숲 운동을 후원하게 될지도 몰라요.


# 요즘 참여하고 있으신 학교숲운동은 회원님께서는 어떤 의미를 찾으셨나요?

어릴 때 저는 영화 보는 걸 좋아했어요. 영화가 좋았던 이유는 영화에서 그려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궁금증이 강했던 것 같아요. 한번은 왜 서양 사람들은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올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외국에 많이 다녀온 친구가 알려주기를 그 사람들은 흙을 밟을 일이 별로 없다는 거죠, 우리처럼 진흙이나 땅에서 있다가 신발을 신고 집안으로 들어가면 엉망이 되는데, 그 사람들의 환경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도 깨끗한 포장된 땅을 많이 밟는 거예요. 지금 우리 아이들도 아마 그런 환경에서 자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에 숲을 만들어주고 거기서 수업을 하게 되면 나름 흙을 만지고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학교숲운동이 참 좋은 거 같아요. 한참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그 시기가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나이이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이해를 돕는 활동이 참 의미가 있다고 봐요.


# 주로 도심지 학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시는데, 아이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있나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요. 재미있게 환경을 만날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알려주세요.

우리가 학교 다닐 때만해도 자연환경은 생활 속에서 만났어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책에서 주로 만나죠. 우린 감각적으로 알고,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두루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해 요즘 친구들은 책을 통해서 많이 알고는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는 책과 연결이 잘 안 되는 부분이나 감각적으로는 잘 익히지 못하는 측면은 있죠. 아이들은 워낙 호기심이 많다보니 오감을 통해서 알게 하는 방법으로 도와주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학교숲운동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나중에 분명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랄 거예요. 바라는 점은 학교숲 가꾸기에 아이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처럼 아이들이 직접 심고 가꾸면서 느끼는 숲은 또 다를 거예요. 지난 주 돈암초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맥문동을 심었는데 참 재미있어 했고, 오늘은 거름주기활동을 했는데 냄새가 많이 나는데도 본인들이 심은 맥문동 하나, 하나 빠뜨릴세라 꼼꼼하게 거름을 주더라고요.



# 회원님께서는 생명의숲 회원으로도 너무 소중한 정기후원금을 보내주고 있으세요. 후원해주시는 회비가 어떻게 사용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세요?

우리 활동가 분들이 알아서 의미 있는 활동에 잘 써주시리라 믿고요.^^ 사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이렇게 단체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해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하는데 감사하고 있어요.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예전에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때 아파트숲이 장려상을 받은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요즘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저는 아파트숲에도 관심이 많은데, 생활 속에서 생명의숲을 많이 확산시키면 좋겠어요. 아파트 문화의 삭막함을 줄일 수 있는 건 숲일 거예요. 생활 속에 숲을 자꾸 끌어들이면 우리 삶의 하나의 문화가 될 수 있어요. 생명의숲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많지만, 숲보전활동, 숲가꾸기, 정책활동들은 사실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다소 어렵기도 하고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이 즐기고 소통하는 것은 바로 내 집 앞의 숲이죠. 생명의숲이 좀 더 가까이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어요.


# 앞으로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그리고 계신지요?

시련은 삶의 방향도 변화시키더라고요. 가지를 친 소박한 나무처럼 살고 싶어요. 그 전에는 세상을 향해서 욕심만 부렸던 것 같아요. 나의 역량과 상관없이 내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목표하면서 살아왔으니까요. 그 때 내 몸이 많이 바쁘고 힘들었나 봐요. 그 뒤로는 큰 욕심 내지 않고 하루하루 즐겁고 편안하게 살고 싶어요. 많이 비우고 살려고 노력하고, ‘여기까지 잘 왔어. 그 정도면 잘 산거야.’ 라는 생각으로 내 자신을 많이 칭찬해주고 있어요. 오드리햅번이 남긴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고,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다면 배고픈 사람과 음식을 나누라는 명언이 있잖아요. 저도 그렇게 예쁜 모습으로 살고 싶어요.


# 천향미 회원님께 생명의숲이란?

저에게 있어 생명의숲은 혼자 갈 수 없는 길을 마련해주고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 것들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주는 곳. 앞으로도 더 다양한 세상과 연결해주신다면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라온숲 선생님들이 더 열심히 참여하겠습니다. 전 생명의숲이라는 이름이 참 좋아요. 항상 들으면 생명이 용솟음치는 느낌? 숲이 곧 생명이다라는 느낌이 들어요. 이름처럼 오래오래 생명이 가득한 단체로 발전해나가시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마치 한 사람의 아름다운 인생 한 편을 들여다 본 느낌이었다. 편백과 쥐똥나무가 만난 미나리 천향미 회원님은 옳다고 믿는 삶을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고, 그 아름다운 향기를 숲을 통해 전해주는 자신의 역할을 매우 즐겁게 해내고 계셨다. 오드리햅번처럼 아름다운 얼굴로 아이들에게 지어준 미소, 아름다운 손으로 나무에게 건네는 인사, 아름다운 발로 행했던 자원활동의 실천까지. 그녀는 생명이 가득한 숲 속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의 주인공, 미나리햅번이다.^^

# interviewer 편백(박광민), 쥐똥나무(손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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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2015.12.23

미나리 천향미님,
숲해설가로서 인터뷰 잘 읽었읍니다.
숲해설가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하나요?
회신부탁 합니다. park59fe@hanmail.net
박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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