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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의 숲을 갖고 싶어요" 배말금 회원 인터뷰 주소복사


ⓒ류춘희

숲과사람들 21호 회원 인터뷰(2012.11) - 배말금 회원편



나의 숲을 갖고 싶어요.

배말금(44)회원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간호대학을 나와 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했으며 현재 생명의숲 새내기 회원으로 남편과 8세, 6세 아들과 함께 경기도 오산에서 살고 있다.
“안녕하세요~~ 저도 회원이 되어 첫인사 드립니다. 숲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아줌마입니다. 관심만 있었지 뭔가를 해보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었고 그 동안은 애들이 어려서 나서기가 어려워 미루다 이제야 나서 봅니다.” 지난 호 신입회원 인사말을 보고 직감으로 알았다. 그녀가 변화를 꿈꾸고 있음을. 그녀가 오랫동안 가슴속에 숲을 품고 있었음을. 숲과 자연에서 새로운 꿈을 찾는 배말금 회원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Ø어떻게 생명의 숲 회원이 되셨나요?
평소에 숲을 좋아해 아이들과 숲에 자주 가기도 했지만 생명의 숲에 회원으로 가입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어요. 작년에 평생학습관에서 ‘행복한 엄마의 행복한 독서의 여행’이라는 강좌를 듣게 되었어요. 단순히 아이들 독서지도에 관련된 것인 줄 알았는데 책으로 엄마를 변화시키는 내용이었어요.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는 주제예요. 그렇잖아도 큰 아이와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는데 잘 됐다 싶었죠. 거기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을 글로 써보는 과제가 있었는데 한 줄도 쓰기 힘든 거예요. 그때 알았어요. 내가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그래서 작년 9월부터 1년 동안 구체적으로 나를 찾는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더 나무, 숲, 햇살, 꽃,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어려서부터 별 뜻 없이 ‘난 죽어서 나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었다는 것도 깨달았죠. 이렇게 찾다 보니 앞으로의 내 삶에 자연을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뭔가를 해보아야겠다! 싶어 인터넷을 뒤졌죠. 그전에는 관심만 있었지 무슨 단체에 가입하겠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Ø생명의숲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들었나요?
이름이 마음에 들었어요. ‘자연과 나무를 떠나서는 인간이 살 수 없다’는 이 말에 끌렸어요. 가입해놓고 누리집을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어요. 컴퓨터를 잘 안보거든요. 그런데 일반인이 참여할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접하고 익숙해져야죠.


Ø평소에 새로운 일을 꿈꾸고 있었나요?
평상시에도 있었죠. 애들 크면 무엇이라도 해야지 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번 공부로 더 명확해진 거죠. 아이들만 가르치려 다그치지 말고 배우고 익히며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로, 엄마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주는 엄마로 살고 싶어요. 이것저것 배우는 것도 좋아해서 큰 아이 태권도할 때 같이 시작했다가 1단까지 땄지요.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해 지금 1년 되었네요. 뭔가 새로운 걸 접하게 되고 마음에 끌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을 하는 성격인 줄도 이제야 알았어요. 예전엔 그러지 못했거든요..


△ 두 아들과 홍릉숲에서 보낸 즐거운 시간 ⓒ윤용백


그녀의 집은 물향기수목원이 있는 오산 세교지구에 있다. 아파트 주변은 산이 둘러쳐져 있고 이 아파트 2층에만 있는 테라스 공간이 좋아서 이사했다고 한다.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어 테라스 모습을 보여주었다. 큰 튜브에 물놀이 하는 두 아들 옆으로 잘 가꿔진 화분이 즐비했다. 이내 화분의 꽃과 식물자랑으로 이어졌다. 나도 질세라 옥상텃밭에 가꾸고 있는 가을배추 사진을 보여줬다. 아이들과 다녀온 홍릉숲과 증도 여행 사진과 평상시에 찍은 자연 사진도 보며 같이 감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녀의 자연 사랑하기 인정!


Ø앞으로의 꿈은 무엇 인가요?
구체적으로 구상을 안 해봤지만 ‘나의 숲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궁극적인 꿈이랄까요? 당장은 있는 숲을 이용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10월부터 ‘산림치유지도사’ 공부를 시작하려고요. 제가 간호사라 자격이 되거든요. 간호사가 좋은 직업이긴 하지만 스트레스가 많고 쉽지 않은 일이에요. 숲을 이용한 치유가 매력적인 듯해요. 제가 함께할 대상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마음의 위로와 휴식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겠죠. 새로운 분야를 시작해야 하니깐 다시 처음부터 자연과 함께하는 치유에 대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저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이 싶어요.



Ø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있죠. 지금은 이것저것 해보고 있는 상태에요. 불안하죠. ‘과연 이 길이 나의 길일까?’ 싶기도 하고 ‘이것이 과연 내가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맞을까?’ 할 때도 있고 주저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무엇이든 해보지 않고 포기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도 없게 되잖아요. 태권도, 피아노를 시작했던 것처럼 꾸준히 찾고 배우고 익히다 보면 뚜렷한 길이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주변에 들어보면 이런 불안함이 꿈을 키워가는 과정이래요. 함께 꿈을 꾸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무엇보다 남편이 많이 도와줘요. 내가 흔들릴 때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잘해 보라고 하면 막 용기가 나요. 남편의 지지가 가장 큰 힘인 것 같아요.

배말금회원이 공부하러 다녀야 하는 곳은 부천이라고 한다. 그 먼 거리를 주저하지 않고 다니는 것을 보면 꿈의 힘인 듯하다. 여자는 남편의 진심 어린 외조가 있어야 편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잘나가는 여자 뒤에는 훌륭한 남편이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녀도 분명 잘나가는 산림치료사로서 사회에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Ø자연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서인 것 같아요. 고향이 전남 화순이에요. 거기선 텃밭을 산밭이라고 해요. 우리 집 앞에 산밭이 펼쳐져 있었어요. 우리 집이 기와집 한옥에서 자랐는데 기와집 마루에 누워 하늘도 보고 감나무, 탱자나무를 보곤 했죠. 제가 가장 좋아한 곳은 높은 곳에 있는 감나무 밭이었어요. 거기서는 푸른 산과 황금빛 들판으로 둘러싸인 시골 동네와 동네 앞 도로의 멋진 가로수가 보였거든요.


Ø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말 주변이 없어서 그렇게 물으면 말하기 힘들어요. 음.. 이제 숲에 접근을 시작했으니까 숲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나도 자연과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아이들이 좋아하듯이 아이들도 자연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사람으로 자라주었으면 좋겠어요. 



배말금회원의 목소리는 밝고 선명했다. 대답 또한 시원했다. 동갑내기인데다 숲을 좋아하고 자연과 더불어 인생을 살아가려는 마음이 같아서였을까? 그녀와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오작교에서 연인을 만나듯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 글 : 류춘희 회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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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2012년 11월 회원 신문 '숲과사람들'에 실린 내용입니다.

배말금회원님 요즘은 어떻게 지내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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