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보기
[인터뷰] 숲의 에너지가 가득한, 한희선 회원님과의 인터뷰 주소복사


4월 어느날 양재시민의숲 인근에 있는 카페에서 한희선 회원님을 만났습니다. 원래는 숲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미세먼지로 회색빛 하늘에 비까지 내리게 되어 커피공장이 있는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한잔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어여쁜 아가씨로 보이는 미모와 달리 20살 딸이 있는 어머니셨는데요. 한희선 회원님과의 유쾌한 수다는 그칠줄 모르고 어둑해질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 한희선 회원님 간단하게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자기 소개를 해달라는 말을 들을 때 많이 당황스러워요. 자기 소개를 하는건 참 어려운거 같아요. 주민등록상의 것들을 줄줄이 말하는 것이 내 자신을 소개하는 거라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한참 고민하다가) 음...남은 여생을 가구디자인을 하면서, 세상의 하나뿐인 나만의 가구를 만들며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 주변의 모든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 ‘힐링’을 주고 싶은 사람 이라고 소개를 해도 될까요?(웃음)


# 멋지신데요. 사실 자기소개라는 것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다르게 질문할게요. 가장 좋아하는 것, 행복할 때, 또는 힘들거나 화가 날때는 언제 인가요?

저는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하하.. 딸과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데요. 맛난 음식을 좋은 사람과 먹을 때 가장 행복한거 같아요. 또 여행과 책도 좋아합니다. 다독, 정독 모두 즐기는 편이라 바쁠때에도 예전에는 책을 일주일에 한권 정도는 무조건 읽었습니다. 여행도 좋아하는데요 지난 겨울 40일 동안 혼자서 제주도 여행을 했습니다. 마라도에서 20일 정도 머물었구요. 나머지 20일은 생명의숲의 아름다운숲 전국대회 수상지를 찾아다니며 여행을 했습니다. 아름다운숲 수상지는 정말 찾기 힘든 오지에 있더라구요. 근데, 정말 멋졌습니다.


힘들때는 저의 직선적인 성격땜에 제가 전달하려고 하는 의사를 사람들이 다르게 오해할때, 그리고 자녀를 둔 엄마로서 딸을 키우면서, 자식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때까지 였던거 같습니다.



# 소개하시면서 남은 여생을 가구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금까지는 다른 일을 하셨나요?

저는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했던 일은 회사의 중장기적인 사업 기획부터 단기 행사 기획까지 경영기획을 맡았었죠. 신규사업 기획을 준비하고 사업 추진에 따라 성과지표로 진단하고 분석, 평가하는 일까지 했었는데 그때는 힘든지 모르고 열심히 했어요. 딸이 대학생이 되면서 작년 가을에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젠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 그동안 일에 치여 정작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해야 겠다 생각 했어요.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 8~9년 전쯤에 하려고 했다가 못했던 가구 만드는 일을 해야 겠다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후원만 했던 생명의숲과 좀더 친하게,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해 봐야 겠다 생각하고 작년 후원의밤, 철새기행 등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 생명의숲과 함께하게 된 계기, 또는 언제 처음 생명의숲을 만났나요?

2006년쯤 가람가구학교 김성수교수님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김성수교수님께서는 가구를 만드는 일은 자연을 만나고 자연을 다루는 일이라고 하시면서 생명의숲을 이야기를 해주셨고 바로 회원 가입을 했답니다. 저는 하고 싶거나 관심이 가는 일이 있으면 바로 즉시 알아봐야 하고 해야 하는 성격인데요. 그 덕에 생명의숲 소개를 받고 바로 회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바쁜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도 키우느라 정신없었던 저에게 교수님께서는 가구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은 조급해 해서는 안되는 거라고, 좋으면 언제든지 나중에라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래서 일단 가구를 디자인 하는 꿈을 접고 직장과 아이키우는 일에 전념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직장을 그만두고 여유가 생기면서 가구디자인의 꿈을 다시 키우게 되었답니다.


한희선 회원님은 인사하는 자리에서 회원가입 엽서를 쓱 내미셨습니다. 벌써 8번째 회원가입엽서입니다. 한희선 회원님께서는 올해 생명의숲 회원확대를 30명 하겠다 목표를 세우시고 지인들에게 열심히 생명의숲 홍보를 하고 계십니다.
활동가인 우리들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 회원확대 인데요. 금년도에 생명의숲 회원가입율이 크게 감소하면서 사무처에서는 위기감을 느끼고 “생명의숲 한마음 회원확대 500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사무처에서 이렇게 회원확대 캠페인을 준비하기 전에 한희선 회원님은 이미 회원확대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 계셨습니다.


# 생명의숲 회원확대를 열심히 해주시고 계신데요. 사실 쉽지 않은 일은데 어떤 동기, 계기가 있으셨나요?

아니,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건 아니구요. 생명의숲 회원으로 오랫동안 하는 일도 없이 지내다가 생명의숲이 하는 일에 비해 참 홍보가 안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부터 주변사람들에게 생명의숲을 홍보하고 회원가입을 시켜보자 하고 맘을 먹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그린웨딩포럼 이광열 대표님과 지인분들이 함께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생명의숲 처장님을 만났던게 계기가 된거 같아요. 이수현 사무처장님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가방에서 떡하니 회원가입용 키트를 꺼내주셨어요. 그 뒤로 맘을 먹었으니까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는 거구요.


# 벌써 8명의 신규회원을 추천해 주셨는데요. 자신만의 회원확대 비법이 있는지요?

만나는 사람들 중에 본인이 관심이 있고 하고 싶어하는 일과 연계해서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겠어요.(웃음) ‘생명의숲’을 알게되고 후원하는 일은 좋은일이고 행복한 일이라 생각해요. 좋은 일과 행복한 일을 소개하는 일이니 그분들에게도 좋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아쉬운건 제가 직장을 다닐 때 이런 맘을 먹었다면 더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숲을 홍보하고 회원추천을 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 정말 멋지시네요. 항상 적극적이고 관심 있는 일에는 누구보다 열심이신 한희선 회원님을 저부터 많이 본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생명의숲이 회원들과 시민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활동이나 회원서비스 중에 ‘ 뭐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얼마전 영화배우 하정우의 숲이 만들어 졌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 숲을 만들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러한 활동을 생명의숲이 먼저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이미지로 대변할 수 있는 ‘공인’을 통해 생명의숲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엮어낼 수 있다면 좀더 많은 일반대중에게 생명의숲을 알리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거라 생각해요.



음 그리고 금년도에 생명의숲과 제가 속해있는 가람가구학교가 ‘아빠와 함께 하는 목공교실’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어요. 목공예가 잘못된 방식으로 홍보되어 일회용품처럼 만들어 보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좋은 나무로 서툰솜씨지만 정성을 담고 장인의 마음을 담아 나무가 가진 가치를 살려 줄 수 있는 목공예품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이 좋은 목공예 사례가 되어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회원님에게 숲이란 어떤 곳인가요?

‘어머니’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다주는 어머니의 모습, 어머니 같이 모든 것을 품어주는 마음의 고향, 그러한 존재가 “숲” 이라 생각합니다.


# 지난 겨울 제주도에서 40여일 동안 여행을 하셨다고 했는데 가장 좋았던 곳, 소개해주고 싶은 숲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정말 신기한 것이 있었는데요. 멋진 숲에 가면 꼭 생명의숲 판넬이 있는 거예요. 잘 모르는, 찾아가기도 어려운 숲들에서도 “아름다운숲" 수상지로 선정이 되었다는 표식의 생명의숲 판넬을 만났지요. 반갑기도 하고, 회원으로서 뿌듯하기도 하고, 정말 생명의숲이 전국 곳곳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봤던 숲중에 대중적으로 알려진 곳보다는 제주시에 있는 명월리 팽나무 마을숲과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숲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오랜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마을숲의 모습은 참 경이로웠습니다. 팽나무숲의 경우 제가 겨울에 갔기땜에 나뭇잎을 다 떨구고 있는 숲이었는데도 그 거룩함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한경면 저지오름도 정말 멋졌습니다. 제가 본 경관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가 있다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잘 알려진 사려니 숲길은 실망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차들이 다니고 있다보니 훼손도 많이 되었고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던 숲이었다고 할까요. 어쨋든 정말 의미있었던 여행길이었습니다.


△ 2013년 생명의숲 철새기행때 금강하구 신성리 갈대밭 에서


# 미래에 꿈, 계획이 있다면요?


가구디자인을 열심히 배워 딸 시집 보낼 때 제 손길과 사랑이 담긴 작은 가구를 선물로 주고 싶습니다. 사실 나무는 인간보다 오랜 시간을 살잖아요. 그러한 나무를 베어서 가구로 만드는 만큼 그 나무가 지닌 가치를 그대로 살려 대대로 유품으로 물려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 가구 디자인을 배우면서 안타깝다고 생각한 것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목재중에 가구로 잘 다듬어 사용할 수 있는 목재가 거의 없어서 수입목을 주로 사용한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좋은 목재로 활용할 수 있는 나무를 잘 가꾸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옛날 조상님들은 그렇게 하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 마지막으로 생명의숲에 바라는점 한마디 해주세요.

생명의숲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세요. 사람들이 몰라서 후원을 못하는 경우는 없게 해주세요. 생명의숲을 후원하는 좋은 일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음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미소 만큼이나 아름다운 꿈과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신 한희선 회원님이셨습니다. 회원님을 만나면서 활동가로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숲을 가꾸는 일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기본적인 첫걸음이라고,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을 보면서 나만 생각하지 않고 이웃과 미래 세대를 위하는 도덕적 가치 기준이 필요하다고, 어린 아이들한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숲을 지키고 가꾸는 일도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한희선 회원님의 말씀이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 interviewer – 활동가 김태영, 손정아

* 댓글은 <성명,비밀번호, 내용 입력 후 '로봇이 아닙니다' 앞 네모를 클릭> 하셔야 등록이 됩니다.
권정희 2014.05.13

가슴 따뜻한 인터뷰 잘 보았습니다~~*

수정 삭제 취소
손정아 2014.05.07

회원인터뷰를 읽어 내려가며, 다시 한희선 회원님과 함께 했던 그 날의 시간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오래도록 잔잔하게 남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활동가들 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생명의숲에 대한 깊은 애정과 회원확대에 대한 고민을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고 계신 한희선 회원님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이렇게 신명나는 회원운동이 또 있을까요?(^ ^) 조만간 다시 만나뵐 수 있길 바랍니다!

수정 삭제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