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중독된 사람. 라온숲 김혁선생님~~*
거의 한 세대(약 30년)동안 사업을 해오신 사업가가 숲해설가로 탈바꿈하였다. 숲해설가는 보통 여성이 많은 환경속에서 손에 꼽는 남성 숲해설가 이시다. 자주 뵙지만 이야기 나눠본 적이 적었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오늘 선생님과 하늘공원에서 만났다.
선생님~ 이렇게 회원인터뷰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 ^^
# 선생님은 어떻게 숲과의 인연을 시작하셨나요?
1980년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만4년 직장생활을 하다가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매달 월급 주는 일이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던지, 지난 달 월급준 것이 일주일 전 같은데 다시 돌아오는 월급날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4년 동안 힘들게 사업을 시작했지요. 4년이 지나서는 월급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어요. 가죽으로 의류제품(가죽점퍼등)을 제조하여 전량 수출 (한해 $2,000만 불 수출)하였고, 무역의 날 탑도 두 번 타고, 2000년에는 평양에도 다녀왔죠~! 그렇게 28년간 사업을 하다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2008년에 사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그 후 2년간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요. 그중에서 아내가 ‘숲해설가’라는 것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숲해설가협회에서 교육을 받았어요. 이후 전쟁기념관에서 전시해설을 해오던 중 생명의숲을 추천하는 지인의 소개로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라온숲에는 6기로 들어와서 이제 흐름을 익혀가고 있는 중이에요. 처음에 생명의숲을 통해 홍릉에서 해설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좋았고, 홍릉수목원을 통해서 숲해설가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닦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 남자. 숲. 해설가로서 어려우신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가장 어려운 것은 컴퓨터에요. 처음에는 이것저것 배웠는데, 막상 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헷갈릴 때가 많아요. 특히 PPT(파워포인트) 작업을 할 때는 뭔지 모르겠고 어렵습니다. 허허.. 그리고 제가 이제 숲해설을 시작한 지 만4년이 넘어가고 있는데요, 가족들이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았던 것이 아쉬울 때가 있었습니다.
# 숲해설을 권유하셨던 아내 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우선 나이가 들어 퇴직을 하는 사람들의 어려움 중 하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에요. 한 집에 둘이 있다 보면 부딛히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제가 숲을 공부하면서 밖으로 많이 다니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아내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것이 고맙습니다. 제가 숲에 다녀오면 이것저것 가지고와요. 책장 곳곳에 늘어놓고 있다 보면 밤에서 벌레가 나오기도 하는데 다른 때 같으면 얼른 치워야 한다고 잔소리할 법도 하지만, 아내는 ‘이렇게 되었구나.. 어떻게 좀 정리해야겠다.’ 라고 이야기해주거든요. 저의 활동을 존중해 주는 아내의 태도에 고마움을 많이 느낍니다. ^^
또 제가 사업을 할 때 아내에게 미싱을 한 대 주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아주 큰 도움이 되요. 아이들 숲교육 할 때 씨앗 다트놀이 할 때 필요한 교구가 필요합니다. 천에 그림을 다른 종류의 원단을 붙이는 일인데, 아내가 미싱으로 만들어주었어요. 저의 활동을 지원해주는 든든한 지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숲과 골프
제가 예전에 한참 골프를 할 때, 최경주가 연습생에서 프로입문을 하기 전이었어요. 미국 진출 전에는 골프도 같이 라운딩하고 했습니다! 그렇게 할 만큼 한 동안은 골프를 참 열심히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상황이 안되더라구요. 제가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은데, 골프장가서 그린피(골프할 때 내는 돈)을 내야 한다니까 마음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작년에는 골프장에 두 번 갔었고, 올해는 간적이 없네요. 골프연습장에서 가방도 가지고 왔으니 이제 골프와는 멀어지고 있습니다.
# 뿌리를 찾는 민족성을 찾아가는 일
지금까지 아마 20여 개국을 비즈니스 차 방문하였지만 그중에서 잊을 수 없는 나라는 이스라엘이에요. 이스라엘은 곳곳에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의 친구가 결혼하는 모습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사람들이 잘 참석할 수 있도록 저녁시간에 결혼식을 하더라구요. 우리나라로 말하면 웨딩홀인데, 그네들에게는 과거의 흔적이 담긴 곳에서 진행을 했어요. 예식의 곳곳에 사람들을 배려하고, 과거의 뿌리를 찾아가려고 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보다 모든 환경에서 월등하지만 민족성이나 뿌리에 대한 고민은 적은 것 같아요. 저는 뿌리를 찾는 민족성, 그리고 그러한 의미를 재발견해나가는 일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 혹시 숲해설가로서 흐뭇했던 적이 있으시다면 언제였을까요?
제가 숲해설을 한다는 것을 친구들이 알음알음으로 홍릉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친구들에게 홍릉을 소개해 주었어요. 그리고 홍릉에서 숲속음악회가 있었는데, 함께 했던 친구들이 “아~~ 혁이가 이런 일을 하는구나.” 하고 알아주더라구요. 그때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음을 더 깊이 느낀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술 한 잔 하게 되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요, 저는 내일 교육이 있으면 마실 수 없으니까, 주변의 어떤 유혹보다 저를 강하게 이끄는 것이 숲이라고 생각합니다.
# 공식적인 질문으로... 지금 선생님에게 숲은 어떤 의미일까요?!
글세요.. 제게 지금 숲을 떠나라 하시면.. 아마 알콜과 담배에 중독되어있고, 또 건강도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아마 숲에 중독되어 있을거에요. 어딘가를 가면 눈에 나무가 들어오고, 예전 같으면 저 보이는 꽃이 란타나!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친구들이 어느 날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혁이는 이래서 좋은가보다..’
# 생명의숲 회원님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저도 생명의숲 회원이지만, 생명의숲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의 동향을 좀 읽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너무 소홀하였지만, 생명의숲을 아는 사람들도 무관심하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씩 관심을 모아가면 생명의숲에 더 큰 미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꿈을 꾸는 이상과 현실을 조율하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생명의숲이 미래를 향해 가더라도, 현실적인 상황을 잘 고려해서 가능한 많은 일들이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하늘정원에서 만난 선생님은 자신이 발 딛고 선 곳에 있는 나무들의 수종을 파악하며,
란타나는 외래 수종이지만, 암끝검은표범나비의 기주식물이라는 것을 알려주셨다.
작은 하나를 그렇게 삶의 부분으로 가져가는 선생님을 만나서
숲은 이미 그렇게 삶에 스며있는 것임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더라도,
지금 오늘 숲의 삶을 함께 살고계신 것이라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 interviewer 권정희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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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의 숲에 철학이 녹아있는듯 잔잔한 숲내음이 전해지는군요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 좋습니다. 앞으로 더 샘의 적극적인 숲의 길을 함께 나눔을 통해서 상생하는 우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과거 사업에서 성공하였듯 우리 숲에서도 내공을 다져가는 우리들의 혁샘! 홧팅!!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김혁선생님, 멋지십니다.지금처럼 늘 함께 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올 한해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멋진 우리김혁샘 드디어 인터뷰를 하셨군요~! 실감나게 잘봤읍니다...숲해설의 대가가되실것을 믿습니다~....!! 멋져부러~~!!!
숲에 중독된 샘과 함께한 숲활동 즐거웠습니다.
건강하시구요
선생님, 멋진 인터뷰를 하셨네요. 선생님의 숲을 사랑 하시는 마음이 보이네요.
선생님, 내년에도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