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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평숲사람들 백은희 회원과의 만남 주소복사

생명의숲은 2007년부터 기업, 지자체, 시민들과 함께 인천 중구 운서동 완충녹지에 세계평화의숲(이하 세평숲)을 조성하고 있다. 2008년부터는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자원활동 모임인 '세평숲사람들'을 발족시켜 매년 기초교육을 통해 자원봉사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비 개인 가을날, 세평숲 지킴터에서 백은희 회원님을 만났다.



# 선생님, 안녕하세요. 부담스러워 하시는 것 알지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네, 저는 인천 영종도에 살고 있는 백은희라고 합니다.

20여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우리동네에 있는 세평숲 교육을 받게 되면서 숲과의 인연을 시작되게 되었지요.

세평숲사람들 1기 이고, 햇수로 6년째 숲사람들로 활동하고 있네요. 지금은 세평숲에서 생태교육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 선생님, 너무 정답처럼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ㅎㅎ) 우리 편하게 이야기해요. 생명의숲 식구라면 빼놓을 수 없는, 자연물 닉네임 만들기. 선생님은 스스로를 무엇으로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사실 처음엔 나무이름으로 정하진 않았어요. 나를 표현한다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자연물을 꼽아 보자면.. \'은하수\'에요. 어릴적에 서울 왕십리에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는데, 밤에 마루에 누워 하늘을 보면 꼭 은하수가 많이 보였어요.

너무 아름다워서 참 좋아 했는데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서 너무 아쉽네요.


# 은하수라.. 선생님 이미지와도 왠지 어울립니다. ^^ 그래도 우린 숲사람들이니 숲속에서 하나만 찾아 본다면 뭘까요?
숲의 구성원 중에선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지금 생각난 것이 있네요. 이 나무를 닮고 싶어요. \'누리장나무\'라고 세평숲에도 있지요. 누린내가 나는 나무라고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는데, 실제는 꽃이 정말 섬세하고 예쁘고요, 특히 요즘 숲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열매는 누리장나무의 최고 매력이지요. 진분홍빛의 별모양 꽃받침이 흑진주같은 까만 열매를 애워싸고 있는데 정말 아름다워요. 저는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이면에 있는 진정성이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반전\'이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 마침 이날, 세평숲에서 누리장나무를 촬영할 수 있었다. 왼쪽이 열매, 오른쪽이 꽃


#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
요즘 숲 공부하는게 너무 재미있어요. 우리집이 세평숲 바로 옆인데 날마다, 해마다 늘 새롭고 재미있네요.

이런 식물도 있었나..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요. 그래서 세평숲 교육 외에도 외부에서 진행되는 숲 강좌나 프로그램들도 참여하며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거기에 더불어서 세평숲에서 아이들과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까 고민 많이 하고 있고요.


# 역시 생태교육팀장님 다우십니다.^^ 작년부터 세평숲에서 생태놀이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고 계신데요, 프로그램 준비할 때에 선생님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건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체험프로그램이 그러한 듯한데, 요즘 프로그램들이 성과위주, 결과물 위주인 것 같아요. 단적인 예로,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했다고 하면 무언가 손에 쥐어 가야만 엄마들이 만족해한다고 하더라고요. 안타까운 현실이죠. 제가 표방하는 숲체험은,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해서 아이들 마음에, 정서에 숲이 주는 긍정의 에너지가 심어지는 것이랍니다.



# 숲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세평숲 활동을 시작하면서라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숲과 함께 한 6년동안 선생님 삶에서 가장 변화된 것이 있다면 어떤 점을 들수 있나요?
세평숲 활동을 하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아졌다는 거에요. 특히 작년부터 세평숲에서 유아대상으로 생태놀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매주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고 있죠. 아이들을 하나하나 눈여겨보게 되고 집에 간 후에도 자꾸 생각나고요, 그 아이들이 잘 자라길 바라는 마음도 생기고요. 저의 이런 모습, 이전에는 없던 것들이에요. 며칠 전에 우리 지역의 아동복지센터(일시보호소) 아이들이 세평숲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방문했었어요. 저는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팀을 인솔해서 숲체험을 진행했는데, 나중에 그 아이들 얼굴이랑 이름 하나하나 잊혀지지 않고 정말 마음 담아 기도하게 되더라고요. 그 아이들 앞날에 축복이 있기를 지금도... 기도하고 있어요.


# 생명의숲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6년간 생명의숲을 바라보셨는데 선생님 눈에 보여지는 생명의숲은 어떤 모습인가요?
사실 6년간 세평숲 회원으로 활동을 하긴 했지만, 생명의숲 정회원이 된건 불과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생명의숲 보면 활동가들이 항상 따뜻하게 맞이해 주어서 좋았어요. 세평숲 봄가을 축제로 1년에 두번 전체 활동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다들 자주 뵙지는 못해도 한식구 같은 기분이 들더라구요. 최근엔 숲센터에서 하는 프로그램에 몇 번 참여하면서 방문한 적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알아봐주시고 정말 따뜻하게 반겨주셔서 좋았어요. 생명의숲은.. 따뜻한 곳!


# 생명의숲 회원으로 참여했던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최근에 숲아카데미 강좌 몇번 갔었고... 숲기행도 참여해 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숲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숲기행에서도 많이 느끼고 배웠고요. 특히 숲기행 때 생명의숲 처장님이신가.. 정확히 누군진 기억은 안나지만, 회원들이 하나라도 더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려고 세심하게 배려하고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네요.


# 아무래도 말씀하신 것처럼 많은 회원님들이 숲문화교육 활동 분야에 관심이 많으세요. 생명의숲에는 그 외에도 학교숲이나 도시숲, 숲정책분야, 사회복지숲운동.. 등 다양한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지요. 선생님이 특별히 지지하는 숲운동 분야가 있으실까요?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좀더 숲으로 끌어오고 숲을 가까이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나 정책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실어 주고 싶어요, 물질만능주의에 찌들어 돈만 좇아가는 성인들이나 입시에만 매몰되는 청소년들이 숲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고 힐링되게 하는 그런 거요!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이 숲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요.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마지막으로 생명의숲 회원들에게 하고싶은 말씀 들려주세요.
여기는 영종도 세계평화의숲입니다. 영종도라고 해서 섬으로만 생각하지 마시고요, 서울에서 전철타면 30분안에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을왕리해수욕장이든, 인천공항이든 방문하시면 꼭 세평숲에 들러주세요. 봄에는 벚나무 가로수길이, 가을엔 탁트인 파란 하늘과 억새가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세평숲 지킴터 마당에 앉아 마시는 차한잔도 일품입니다.


10월12일엔 세평숲 가을숲축제도 개최되는데요, 우리 세평숲사람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이 놀러오셔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평소 말수가 적으신 백은희 선생님. 준비해간 질문지에 시험치듯 부담스러워 하면서 답하느라 어려워 하셨지만, 처음으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6년간 세평숲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세평숲을 찾는 아이들에게 좀더 가까이 보여주고 많이 느끼게 해주기 위해 매일 세평숲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분.
생명의숲-도시숲운동-세계평화의숲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든든한 ‘숲운동 지지자’입니다.

감사합니다.

# interviewer 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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