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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람 같은 여인, 송지은 회원님과의 만남! 주소복사


송지은 회원은 2008년 부터 청년숲 회원으로 생명의숲 자원활동가로 5년 동안 꾸준하고 묵묵히 활동하면서 많은 도움을 주다가, 다른 지역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서 한동안 발길이 뜸했었다.

장맛비가 지루하던 7월 어느날.
비가 잠시 멈춘 틈을 타 연남동 골목 모퉁이 조용한 카페에서 송지은 회원을 만났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을까?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다른 회원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08년부터 생명의숲과 청년숲을 알게되서 계속을 활동을 해오고 있다가, 최근에 조금 활동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생명의숲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회원 송지은이라고 합니다. 마음만은 열혈 회원인데 아무래도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생활권이 지방으로 옮겨지다 보니 활동이 뜸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충북 오창에 있는 흙살림이라는 유기농 전문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숲과 환경을 생각하고 지금은 농업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처자 송지은입니다. ^^


# 잘 지내신다니 다행입니다. 지금은 뜸하지만 그래도 한창 활동을 할 때는 1년 반 동안이나 청년숲 코디로써, 이후에는 이런저런 자원 활동가로써 생명의숲과 아주 밀접하게 활동을 했었는데, 추억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좋은 기억들이 있나요?

좋았던 점은 일단 학교만 다녔더라면 만나기 힘들었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특히 NGO라고하면 관심 없는 일반 시민들은 가까이 접하기 힘들 수도 있잖아요. 근데 생명의숲 활동을 하면서 활동가분들이 활동하는 것도 옆에서 지켜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어떻게 노력하시는지도 알게 되면서 NGO란 이런거구나 라는 걸 직접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내가 무작정 후원하는 것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에 후원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믿음이 가고 더 응원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죠. 또 다른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숲에 관련된 활동이다 보니까 숲에 실컷 갈 수 있었다는 점! 나무심기 같은 활동도 말로는 쉬워도 실제로 해보기는 힘든 것들인데 시즌마다 해볼 수 있었으니까요.^^


# 또 반대로 너무 가깝게 지내면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부분도 있을까요?

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이 있죠. 하하. 농담이고요. 제가 직접적으로 힘들었던 부분보다는 곁에서 활동을 지켜보면서 뭔가 난관이 닥치거나 힘든 상황을 옆에서 보고만 있어야 할 때가 심적으로 함께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일개(?) 회원의 능력으로 힘닿는 데까지 도와드려도 역부족일 때도 있고 제가 어떻게 도와드릴 수조차 없는 일들도 있는데 그런 때는 저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더라고요. 한편으론 과연 나는 그만큼 진심으로 도움이 되려고 했는가 하는 반성도 하게 되고요.


# 오 정말 열혈 회원이군요! 활동을 못해서 어쩌나요^^;;
# 그럼 청년숲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나, 하고 싶었는데 못했었던 활동들도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2010년 청년숲 산촌캠프요! 제가 코디로 활동하던 때는 아니지만 우리 끼리 함께 계획하고 준비했던 과정들이 그냥 좋았어요. 준비할 때는 힘들고 걱정도 많이 되고 과연 캠프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막상 캠프기간동안에는 참가자들도 즐거워하고 진행도 생각보다 수월해서 함께 즐길 수 있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거 말고도 생명의숲에서 했던 산촌에너지캠프도 스탭으로 참가하면서 재밌었던 경험이에요. 어디 가서 쉽게 해보지 못했을 그런 경험들을 많이 했으니까요. 


가장 아쉬웠던 점은 청년숲을 운영하면서 회원들의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점이예요. 자주 만나면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활동들도 하고 싶었어요. 공부도 같이 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창의적인 프로그램도 많이 만들어내고 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학교 동아리 모임처럼 아무 때나 편하게 만나서 자유롭게 재미있게 활동하는 것. 그런 게 한 두 사람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이라면 또 해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특히 요즘 친구들을 보면 그런 활동에 관심도 많이 있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친구들도 많더라고요. 그때 운영진으로써 고민을 좀 더 많이 했더라면 아쉬움이 조금 덜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새 3년이 지난 일이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활동하고 싶어하는 아쉬움과 애정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 역시 캠프는 매력적인 활동인 것 같아요. 바로 얼마 전에도 울진으로 대학생캠프를 다녀왔는데. 그 에너지가 대단해서 스탭으로서도 힐링을 받고 왔답니다. ^^ 


# 이번 캠프도 그랬지만 예전에도 산촌 캠프하면 이름대신 자연물 별명을 정했는데. 어떤 거였나요? 또는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자연물이 따로 있나요?

캠프 때는 ‘솔송나무’였어요. 그건 그냥 이름에 ‘송’자가 들어가서 정해본 거고요.^^; 자연물이라고 하면 이런저런 지원서에서도 많이 썼던 건데요... 바람?


# 오 바람 같은 여자? ㅎㅎ

주변에 있는지 꼭 있어야 되는지는 인식을 못하지만 뒤에서 조용히 뭔가를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전면에 나서지는 않으면서도 있으면 좋은 것.


# 바람은 가끔 강하기도 하죠?

그러니까요 가끔 임팩트가 있죠. ^^ 있으면 뭔가 좋다 그런 느낌? 그런거?
그리고 바람은 자유. 그게 마음에 들어요.


# ‘바람’하면 남자친구가 움찔할 것 같은데요 ㅎㅎ 생명의숲에서 청년숲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도 했지만 또 한 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남자친구겠죠?! 같은 회원으로써 활동하면서 어떤가요?

좋죠! 누가 물어보면 나무 심으러가서 삽질하다 눈 맞았다고 그러거든요.^^;; 무엇보다도 제일 좋은 것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방향이 맞는다는 점 그게 제일 좋아요.


# 맞아요. 같은 생각의 방향을 갖는 것. 중요한 것 같아요. 


# 음 그러면 청년숲이나 생명의숲 활동을 시작해서 지금은 흙살림에서 일한다고 했는데 처음에 어떻게 이런 숲이나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초등학교 2학년 때 환경 글짓기나 독후감 같은 것들 쓰잖아요. 그때 독후감을 쓰기 위해 봐야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이 어린 나이에는 무서운 내용이었어요. 환경오염 때문에 세상이 황폐화되고 사람이 살 수 없게 되는 그런 내용이었는데 어린 마음에도 그걸 보면서 정말 무섭다 이러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그게 무섭고 강렬하게 기억에 남으면서 환경에 대한 생각이 무의식중에 콕 박히게 된 것 같네요.


# 한권의 책이 사람을 바꿨네요.

네. 그런데 책제목은 생각이 안 나요. ^^;


# 이렇게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일하는 것들이 본인이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관심은 있지만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어렵고 그런 부분이 많은데 이런 활동을 계속 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극을 받는 것 같아요. 나와 같은 관심을 가지고 나보다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아.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반성도 하게 되고 그런 면에서 좋은 것 같아요.



# 지금 일하시는 흙살림은 어떻게 들어가게 되었나요?

학교 다닐 때 사회원예학이라는 수업을 들었어요. 거기서 도시농업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뤘었는데 어느 날 과제를 준비하다가 흙살림을 알게 되었어요. 마침 유기농업기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친환경 농업, 유기농업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생겼었는데 마침 그 회사에서 도시농업에 관한 일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전공이 농업 계열이고 환경에도 관심이 많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환경농업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 그러면 지금 담당하는 일은 어떤 건가요?

도시농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쑥스)


# 아~ 자세히 부탁드립니다! ㅎㅎ

제가 지금 주로 하는 일은, 도시에서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을 위해서 사용하기 편리한 농자재들을 보급하고 개발하는 일입니다. 일반 농자재의 경우 비교적 접하기 쉽지만 도시농업, 게다가 친환경 자재들은 아직은 접하기가 쉽지 않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이런 부분들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작물을 심을 수 있는 용토라든지 친환경적 방제를 위한 천연원료로 된 약재, 비료 같은 것들을 - 물론 직접 만들어서 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어려운 분들이 쉽게 도시 농업에 접근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죠. 아무래도 사용하기 편리한 자재들이 많이 나오면 도시농업도 조금 더 쉽게 보급이 될 테니까요. 그리고 때때로 도시농업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고요.


# 저도 노들텃밭을 분양받아서 하고 있는데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 개인적으로는 도시농업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 소통 창구로서의 지역 공동체 형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더불어서 작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생명 순환에 대한 이해, 농사일,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아 제가 말하고도 어렵네요.^^;;; 


# 최근에 이렇게 도시농업이 갑작스럽게 붐이 되면서 아직까지는 이 같은 고민 없이 외형적인 유행으로만 보이는 부분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런 우려도 있긴 하죠. 관심이 너무 커지니까 저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고,. 왜 예전에 웰빙 열풍이 불었던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웰빙도 보면 나 혼자 우리 가족만 잘 먹고 잘살자는 그런 주의 쪽으로 빠졌었는데, 그 뒤로 로하스라는 개념이 나왔잖아요. 다 같이 잘살자는... 그런 개념이 생겨났는데, 그런 것 같이 도시농업도 유행처럼 번지다가 안 좋은 방향, 예를 들면 지나치게 상업적이거나 개인주의 적인 방향으로 갈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또 자정작용이 일어나지 않을까 합니다, 어쨌든 관심이 커지고 그 영역이 커지면 그 안에서 부정적인 면이 안 생길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기능이 크니까 일단은 그걸 믿고 가는 거죠.


# 일단 관심 갖는 것 자체만으로도 변화의 긍정적 시작으로써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만큼 교육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겠죠. 어쨌든 도시농업 같은 경우 일반 사람들이 처음에 시작을 하려면 교육을 거쳐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냥 무작정 혼자 도전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요즘에 부쩍 늘어난 도시농부학교 같은 교육을 통해서 대부분 도시농업을 접하게 되거든요. 그런 교육이 조금 더 활성화 되어서 개념적인 부분도 많이 다뤄야한다고 생각해요. 농업 현실에 대한 부분, 먹거리에 대한 고민, 도시농업의 기능,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농사짓는 방법 등등. 어떻게 보면 농사기술보다 그런 인식을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인터뷰중에 문득 \'도시농업의 순기능에 바람을 일으키는 여인\' 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숲을 스쳐 밭으로 간 그녀의 바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오랫동안 생명의숲을 봐왔을 텐데 혹시 지금의 생명의숲이 하고 있는 활동 중에 관심 있고 조금 더 확대 됐으면 하는 활동이 있나요?

음... 지금도 마을숲 하나요? 아니면, 학교숲?


# 최근엔 마을숲 관련 활동은 적극적으로는 못하고 있어요. 대신에 올해 14회 아름다운숲 전국대회 메인 타이틀이 ‘아름다운 마을숲 찾습니다.’예요.

최근 ‘커뮤니티’가 이슈화되고 있잖아요. 마을 만들기 사업도 많이 하고, 그 안에 깔려 있는 핵심은 구성원들 간의 소통이라고 생각해도. 다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그런 공동체의 모습이 이상적인 커뮤니티의 모습일 테니까요. 숲이라는 공간이 그런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마을숲 복원 운동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학교숲도 마찬가지이죠. 마을마다 학교는 다 있으니까 학교에 숲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주민들도 그 안에서 같이 할 수 있고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맞아요. 안 그래도 얼마 전부터 학교숲 운동에서도 학교를 넘어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고민하고 있는 중이예요.
# 그러면 지금하고 있는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향후에 도시농업을 통한 커뮤니티 활동까지 같이 꿈꾸고 있나요?


그렇죠. 지금 도시에서 도시농업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이런 것들, 공동체에 대해서 사람들이 목말라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도시농업의 주요한 기능이기도 하고 원래 농사라는 게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어울려서 하는 활동이잖아요.


인터뷰를 가장한 오랜만의 대화가 길어지는 중에 어색하지만 나름 생명의숲 인터뷰 공식 질문으로 마무리를 지어갔다.



# (단도직입적으로^^;) 생명의숲이 좋은가요?

네! 좋습니다! 싫으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리가 없죠. 하하


# 좋은 이유는?

나와 숲을 한층 더 가깝게 해주니까요. 숲뿐만 아니라 사회와, 사람과도 가깝게 해주고요.


# 송지은 회원님에게 숲이란?

돌아가고 싶은 곳입니다. 단순히 휴식을 취하러 가고 놀러가고 싶은 그런 곳이 아닌.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곳.


# 네 꼭 돌아가길 바라며 ^^. 인터뷰 감사합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강한충격으로 지금의 사회적으로 건강한 고민을 하는 송지은 회원의 삶이 되었다면, 어찌 보면 환경오염은 긍정적이던가... 엉뚱한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생명의숲의 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전달해야하는 우리의 숲과 환경의 모습은 아름다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interviewer 생강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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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숙 2013.08.09

오랜만이고, 지은답게 잘 살고 있네요. 늘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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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2013.08.10

지은님 더 예뻐지셨는걸요!!ㅎㅎ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시길^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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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희 2013.08.11

송지은회원님~! 완전완전완전완전 반갑습니다. ^^ 사무실로 언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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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서 2013.08.16

와우~ 너무 좋은데요! 사진도 내용도 너무 이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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