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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종아 회원 _ 저의 작은 공간에서 키운 나무들을 나누고 싶어요. 주소복사

오늘의 생명의숲 회원님은..?

유종아 회원 _ 저의 작은 공간에서 키운 나무들을 나누고 싶어요.

신화학자 조셉 캠벨은 자신의 세미나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는 성스러운 원이 만들어지며 이렇게 모인 것은 운명이라고 늘 확신했다고 한다. 2월 16일, 생명의숲 정기총회에 모인 참석자들은 하나 된 모습이었고 모두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캠벨이 이런 느낌을 말한 것이었을까? 유종아 회원과의 만남은 캠벨이 말하는 운명이 아닐까. 유종아(63세) 회원은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했으며 전원주택에 나무와 식물을 번식시킬 만큼 삶 속에 숲이 깊이 자리 잡은 삶을 살았다. 현재 생명의숲 회원모임 ‘숲누리식물교실’ 회장을 맡고 있다. 상근활동가 버금가는 열혈 활동으로 2012 정기총회에서 우수 회원상을 수상하였다.

# ‘숲누리식물교실’은 어떤 모임인가요?

생명의숲 회원활동 모임이에요. 생명의숲에서 취지, 공익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회원활동 모임에 지원해 주는데 ‘숲누리식물교실’이라는 이름으로 나무, 풀, 식물 관련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2007년부터 시작해서해마다 해오고 있어요. 20여 명이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10명 정도 돼요.


# ‘숲누리식물교실’ 활동하시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요?

작년에는 수생식물 공부를 했어요. 양수리 팔당댐 연못 세미원에서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나가서 수생식물 심고 가꾸고 관찰했어요. 좀 멀어서 연속해 관찰할 수 없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보람 있었어요. 수생식 물에 관한 자료도 많이 만들었어요. 1년 동안 활동한 자료를 정리해서 1월에 세미나를 열었어요. 발표하고 토론하고 정보도 공유해서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자연친구를 하나씩하나씩 알아가는 활동들이 재미있고 좋아요.


# 올해는 어떤 식물공부를 계획하고 계시나요? 그리고 같이 공부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 면 되나요?

우리 모임은 열려있어요. 누구나 오시면 돼요. 물론 생명의숲 회원이어야 되지만 취지가 좋아 서 관심 가지는 사람이 회원이 되기도 해요. 관심 있으신 분들 많이 참석해 주시면 좋겠어요. 올해는 풀을 이용한 자연물 만들기 공부를 할 계획이에요. 더 자세히 말한다면 말라서 사라져 가는 풀에 새 생명 불어 넣기 활동이에요. 식물 중에서 유해한 식물이 있잖아요. 그것을 제거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하고요. 회원 확대 를 위한 공개강좌도 3월에 열 계획이에요.


올해로 6년째 접어든 회원활동모임 ‘숲누리식물교실’은 유종아 회원처럼 열성적인 분들 덕분 에 체계가 잡혔고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듯했다. ‘따로 또 같이’ 라는 이름 아래 다른 개체이나 닮은 식물을 쉽게 구별 할 수 있도록 분류하고 아이들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한 조사와 공부는 참으로 유익해 보였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시 는 유종아 회원의 삶이 궁금해졌다.


# 어떻게 생명의숲 회원이 되셨나요?

2006년에 스스로 회원 등록했어요. 늘 들꽃을 좋아하고 숲을 좋아했어요. 생명의숲을 선택한 이유는 ‘생명의숲’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숲이 사람에게 생명을 주잖아요. 이름이 참 좋았고요, 저보다 먼저 앞장서서 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분들과 같이 활동하고 싶었어요.


# 그 전에는 무엇을 하셨는지요?

아이들 키웠어요. 아이들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회활동은 할 생각을 하 지 않았어요. 아이들 키우고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섬 하나를 가꾸는 것이었어요. 중학 교 3학년 때 작은 아버지가 섬을 하나 개간하는 것을 보고 그런 꿈을 꾸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그 꿈을 버리지 않고 있 죠. 그래서 작은 전원주택을 마련했어요. 정원에서 기르기 쉬우면서, 약용식물이면서, 꽃을 볼 수 있는 식물들을 심고 있어요. 특별한 사회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식물을 심고 가꾸는 일은 제게 일상으로 했던 활동이죠. 요즘에는 어린이들 과 함께 하는 생태체험강사도 하고 있어요.


# 어린이들과 하는 생태활동은 마음에 드시나요?

저는 큰 산보다 작은 산을 좋아하고 앞에 나서는 것보다 뒤에서 받쳐주는 걸 좋아해요. 아이들 하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해서 같이 하는 활동이 재미있어요. 아이들에게도 제가 뭔가 많은 이야기를 해주기보다 아이 들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줘요. 어떻게 하면 얘기할 수 있게 이끌어줄까 하는 연구를 많이 하죠.


#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숲 체험활동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처음에 활동할 때는 아이들에게 자연에 대해서 무엇인가를 가르쳐야 하고 부모님들한테도 뭔 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에코노트도 마련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 것을 별 로 원하지 않아요. 저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발견하고 교실에서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교실에서 들을 수 없는 것을 듣게 하고 싶어요. 저는 자연에서 배우는 철학을 좋아 해요. 자연에서 얻어지는 지혜를 아이들이 체험하고 알아갔으면 좋겠어요. 나무와 싹이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우 리만의 비밀 장소를 마련한 것 자체가 재미있는 일이죠. 숲 체험 활동이 아이들이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로 많이 보편화되어서 새로운 것이 없어요. 다양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계발되어야 해요. 그러니 항상 공부해야 되죠. 식물교실도 그런 취 지에 만들게 된 것이지요.


원예과 공부가 지금의 모든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유종아 회원은 늘 원예를 생활화했기 때문 일 것이다. 자매만 있는 집안에서 자라 아들 둘 키우면서 힘든 시기를 현명하게 넘어가기 위해 배웠던 심리학과 상담공 부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경험만큼 큰 공부가 없다고 하듯이 살아가면서 하는 이러저러한 경험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듯하다.


# 언제까지 활동하고 싶으세요?.

나 스스로는 참 좋은데 나이가 드니 남이 보기에 좋아 보이지 않은 것 같아요. 단체나 어떤 기 관의 일을 하게 되면 젊은 담당자나 공무원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어요. 그런 게 아니라면 계속 하고 싶어요. 강 서습지생태공원에서 매주 일요일마다 자원봉사도 하고 있는데 봉사활동도 많이 할 생각이에요. 경제적인 것보다 정신 적인 보상이 매우 크니까요. 재미있고 즐거워요. 그러니 계속 해야겠죠.


식물을 잘 키워서 정말 좋겠다는 나의 찬사에 원예과는 식물을 살리는 과가 아니라 죽이 는 과라고도 한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웃을 일이 아니라 깊은 뜻이 담긴 듯하다. 씨앗 이 죽어야만 새싹이 나오지 않는가? 화분을 잘 가꾸시던 어머니는 식물이 잘 사는 손이 있고 똑같이 해도 죽는 손이 있 다고 하셨다. 열매를 발아시켜 번식시키는 유종아님의 손은 생명의 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나눠줄 때 나도 두 손 모아 손을 내밀어 봐야겠다.


인터뷰에 응해주시느라 수고하셨던 유종아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_^

* interviewer - 회원기자 류춘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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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아 2012.05.22

똑같이 해도 죽는 손. 제 손입니다.ㅋㅋ 언제나 한결같은 싱그럽고 따뜻한 웃음만큼이나 많은 생명들이 유종아 회원님의 손을 거쳐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요. 정말 유종아 회원님의 손은 생명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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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 2012.05.23

유종아 쌤 짱~~류춘희 기자님도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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