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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숲을 사랑하고 숲을 지키는 숲지킴이, 박정희 회원님과 나눈 이야기 주소복사



오늘의 생명의숲 회원님은..?

회원인터뷰 - 박정희 회원님

무심히 흘린 말을 누군가 귀담아 듣고 챙겨주거나 배려해 줄 때의 기쁨을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감동이 얼마나 큰지를. 약속 당일, 꼭 중간지점에서 만날 이유는 없으니 우리동네로 직접 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죄송한 마음에 안절부절 못하는데 “애들 밥 챙겨주고 나와야 한다면서요. 그 말이 걸려서요.” 마음이 울컥했다. 며칠 전 인터뷰 약속 잡을 때 지나가면서 했던 말을 기억하시고 배려해 주신 것이다.

박정희(55)회원은 숲해설가이며 홍릉숲에서 코디로 활동 중이다. 2009년 생명의숲에서 숲해설가 과정을 이수하면서부터 열심히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생명의숲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처음 들어보는 숲코디에 대해 먼저 물어보았다.


# 홍릉숲 코디로 활동 중이시라고 들었어요. 숲코디라는 말이 생소한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숲코디는 생명의숲에서 특별히 붙인 이름이에요. 홍릉숲에 숲해설하시는 분들은 별도로 있고 개인이나 단체, 기업에서 홍릉숲 지킴이 봉사활동을 신청해요. 그분들의 봉사 업무를 분장하고 일정을 관리하는 일을 주로 하죠. 숲지킴이들은 방문객들의 음식물 반입을 통제하고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게 하고 식물 채취도 단속하고 안전을 살피기도 하죠. 코디들도 같이 합니다. 홍릉숲 코디는 올해부터 시작했는데, 현재 3명이 활동하고 있고 주말에 돌아가면서 활동하고 있어요. 코디 신청은 참 잘 한 것 같아요.


# 어떤 점이 그렇게 좋으세요?

내가 원하던 대로 숲에서 놀게 되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홍릉숲을 구석구석 다닐 수 있고 사계절의 변화를 다 볼 수 있으니 좋죠.

홍릉숲은 정확히는 홍릉수목원을 말한다. 전체면적 44만㎡로 고종의 비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홍릉지역으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위치해 있으며 주말이면 2천여 명이 찾는 숲이다. 그녀의 만족스러운 얼굴을 보니 여러 가지 사정상 홍릉 숲에서 인터뷰 하지 못한 것이 다시 아쉬움으로 돌아왔다.



# 홍릉숲 코디 활동하시면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을까요?

많은 분들이 홍릉숲 지킴이로 봉사하러 와요. 참 감사하죠. 개인은 그런 경우가 없는데 단체로 올 때 8명이 신청했는데 3명만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일정은 다 잡아놓았는데 이럴 경우 참 난감하죠. 일부 오신 분들이 더 미안해해요. 8명이 아니라 80명이 해도 힘든 상황이라는 걸 직접 보니까요. 홍릉숲 지킴이 봉사활동을 참가하기로 했으면 약속을 꼭 지켰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관람객들도 홍릉숲이 국립수목원이니만큼 내가 낸 세금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약재를 캐거나 사진 찍는다고 주변을 망가지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 이건 찬반논란이 많은 사안이긴 한데, 홍릉 숲에는 간단한 음료만 반입되지 점심을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이용객들이 많이 불편해 해요. 김밥이나 과일 정도 반입시켜서 먹고 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광릉 숲의 경우 점심 먹는 곳이 지정되어 있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거든요.


# 생명의숲에는 어떤 인연으로 회원이 되셨어요?

아가씨 때부터 피아노학원을 운영했어요. 나이도 들고 운영이 조금 힘들어지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던 중에 건강에도 좋고 일부러 숲에도 가는데 숲에서 일하면 좋겠다 싶어 숲해설가에 관심을 두게 되었죠. 오랫동안 숲해설가 과정을 찾아보곤 했는데 2009년 3월에 피아노학원 그만 둘 때 생명의숲에서 숲해설가 과정 공지가 떴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시간도 딱 맞아서 바로 신청했죠. 그때 참 재미있었어요. 27명이 수강했는데 모두 좋은 사람이었고 참 재미있게 들었어요. 서로 챙기고 참 친했죠. 그것 마치고 바로 라온숲에서 숲해설가로 활동 했죠.


# 피아노학원 접고 쉬고 싶기도 할 것 같은데 바로 숲해설가를 시작하신 걸 보니 참 활동적이신가 봐요?

하하, 집에 있으면 병 나요. 아가씨 때부터 양로원 봉사활동, 교회에서 가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 하는 걸 좋아했어요. 결혼하면서 한 10년 쉬었지요. 그땐 우리 부모님도 제대로 못 모시는데 싶어서 집에만 충실했죠. 그런데 어느 날 교회에서 봉사활동 가는데 운전만 해 달라고 해서 따라갔다가 봉사활동 하는 걸 보니 옛날 생각도 나면서 다시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지더라고요. 평소의 생각도 합리화 시켰죠. ‘도움은 돌고 도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에게 내가 잘 못하는 형편이면 다른 누군가가 또 잘 할거다.’ 라구요. 그때부터 또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어요. 2002년 월드컵 대회에 자원봉사를 했는데 그땐 월드컵 경기장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그때 봉사활동 했던 사람들이 모여 지금도 장애인과 할머니 50여명이 있는 춘천 나눔의 동산으로 매월 밥해주러 간다고 한다. 밥보다 과일이 더 비싸 활동비가 많이 들지만 ‘한 번한 약속은 손해를 보는 일이더라도 꼭 지켜라’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는다고 했다.




# 생명의숲에서 하신 활동도 말씀해 주세요.

좀 전에 말씀 드린 숲해설, 홍릉숲 코디 그리고 매주 화, 목요일에 열리는 청소년 숲교실에도 참가 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생명의숲에서 참 많은 활동을 하고 있네요. 일주일의 반 이상을 보내고 있으니… 청소년 숲교실은 LG상록재단의 후원을 받아서 1년에 20회 정도 서울대 학술림에서 해요. 버스로 중학생 한 반 아이들이 와서 하루 종일 숲에서 지내다 가요. 팀을 나눠서 숲 이야기를 꾸며 연극도 하고 생태놀이도 하는데 아이들이 아주 좋아해요.


# 참 좋은 프로그램이네요. 그런데 중학생들이 활동을 잘 따르나요?

네, 잘해요. 재미있어 하구요. 학년마다 약간의 특색은 있어요. 중3이 수업하기 가장 좋아요. 중학교에서 최고학년이라 그런지 차분하게 진행이 되요. 중1은 아직 초등 티가 나고요. 2학년이 가장 어렵죠. 숲에서 하루 종일 노니까 참 좋아해요. 어떤 아이는 비염이 있어서 평소에는 코로 숨을 못 쉬는데 숲에 오니 코로 숨을 쉴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하더라고요. 마음이 짠 했어요.


# 활동하시면서 이런 점은 좀 개선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은 없으셨어요?

청소년 숲교실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안타까워요. 하루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숲에서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중학생들한테는 정말 필요하거든요.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으신가요?

이렇게 숲에서 하는 일을 일흔이 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홍릉숲 코디일이 잘 맞고 재미있어요. 산책하는 기분으로 하니까 부담 없고요. 내년에도 코디가 되고 이 정도의 활동을 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어요. 저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책이 지도 책이라고 생각해요. 지도 책을 보고 있으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고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한달 동안 유럽에 갔다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3일 동안 혼자 한 여행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자주 그렇게 떠나고 싶어요. br>

박정희 회원은 피아노학원을 운영할 당시 공부한 발달심리, 성격심리는 뿐만 아니라 미술 치료, 음악 치료 공부가 지금도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항상 배우고 그것을 사회에 베풀고자 하시는 분이었다. 부드러운 표정과 편안함이 어떤 아이든 포용하실 것 같다고 하니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이해하는 편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씀하셨다.

* 인터뷰에 응해주시느라 수고하셨던 박정희회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_^

<interviewer - 회원기자 류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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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숙 2011.12.07

박정희 선생님..
패션도 일도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게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이시죠? 여행 다니시면서 활동가들 생각난다고 즉석쌀떡국, 즉석쌀국수, 제주감귤 등등을 보내 주실만큼 인정도 넘치는 분이시랍니다. 늘 많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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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2011.12.09

박정희 쌤~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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