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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이가 된 나무'를 생각하는 문희정작가와 인터뷰 주소복사

1월 15일, 생명의숲 사무처로 걸려온 전화 한통!

1인 출판사를 운영하는 문희정작가는 “뜨개질로 만든 물품의 판매수익금을 후원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물품의 판매? 뜨개질?!!!  


블로그를 통해 ‘종이가 된 나무’ 라는 주제로 진행한 기부이벤트와 아래 내용의 글을 보고나니, 더욱 궁금하고 만나뵙고 싶었다.


▲기부 이벤트의 시작, 문화다방 인스타그램


그래서 우리는 2월 2일 청주로 향했다. 문화다방의 문작가님을 만나러!

청주로 향하는 버스 너머에는 서울에서 벗어날 수록 겨울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서리가 내려 하얀 풍경과 안개가 운치를 더했다. 일찍 도착한 북청주터미널 옆에 인근시장도 둘러보고, 처음 와 본 동네를 두리번 두리번 구경하다보니 문화다방이 위치한 청주 수동에 도착했다. 


담벼락에 화사한 꽃들과 꾸밈없는 글귀가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나중에 문희정작가님이 집주인이 직접 그린거라고 알려주셔서 더욱 놀라웠다. 

▲문화다방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담벼락 속 그림들


빨간 지붕에 ‘9월의 집’. 밝게 웃으며 문희정작가님이 우릴 맞아 주셨다. ‘9월의 집’은 북스테이공간으로 문희정작가님의 작업 공간이자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참 따뜻하고 아늑한 곳이었다.  

분명 처음 만났는데,,,,,,,, 어쩜 이렇게 어색함 하나 없이 편하게 수다를 했을까 싶다. 우리의인터뷰를 이름붙이자면 수다인터뷰 랄까? 


# 기부캠페인과 후원에 대해서

책이 종이로 만들어지잖아요. 그러다보니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계속 있었고 그런 것 때문에 4년전부터 매년, 연말마다 기부캠페인을 진행해왔어요. 이렇게 생명의숲처럼 후원했다고, 직접적인 만나자고 해서 만난  건 처음이었어요. (웃음)


▲9월의 집 에서 만난 문희정 작가님


사실, 책은 조금만 상해도, 판매가 어려워요. 그래서 연말이 되면 조금은 상처가 있는 책들을 모아 판매해서 후원을 해왔어요. 주로 책 판매 수익금으로 매년 다른 단체에 후원을 해왔는데 ‘종이가 된 나무’ 는 처음 시도해 본 재능기부 후원이에요.

이번 캠페인은 19년 가을에 시작해서 손으로 하는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작은걸로 해보자는 생각과 즐거운 노동으로 작고 귀여운 나무 브로치를 만들었어요. 그 브로치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판매했고, 그 판매액을 기부하게 되었죠. 주로 아이 이름으로 구매한 분들이 많았고 5개 이상 주문하기도 하셨는데…….  나무마다는 다 다르게 생겼잖아요. 그래서 브로치 크기를 다 다르게 해서 보내드렸어요. ^-^

▲종이가 된 나무 기부 이벤트의 홍보, 문화다방 인스타그램

나중에 생명의숲 후원을 선택하고 보니, 생명의숲 로고가  만든 나무브로치 같은 느낌이라  잘 어울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셨다.


# 환경을 살리는 믿을만한 단체에 기부됩니다.

어디에 후원을 할지? 모두 다 좋아하는 곳으로 고민하면서 찾다가, 아는 분을 통해 사막화 방지활동을 하는 곳을 추천받기도 했는데 멀리에 있는 곳을 후원하기 보다는 지금, 가까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단체, 그리고 영리 보다는 비영리단체를 찾아보려고 했죠.

우리 뒷산이나  아이학교에 심겨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생명의숲을 선택했어요. 후원에 함께 해주신 31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고, 연결고리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나중에 생명의숲 주소를 보니 성미산로! 작가님은 성미산도 알고 있었고, 예전에 성미산마을에서 전시 경험이 있었던터라  주소도 익숙해서 생명의숲과 이것도 인연인가 생각하셨다고…… 


# 후원, 물품 판매는 어떻게? 

10명이 모이는 저녁 모임에 10그루를 만들어서 소개, 안내했는데 10그루 다 사주셨어요. 그리고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기부이벤트를 안내했구요. 문화다방의 이웃과 독자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종이가 된 나무> 기한: 19년 12월 28일 ~20년 1월 4일 / 물품: 뜨개 나무 한 그루


직접 만든 나무 브로치를 한 그루의 나무라고 표현해 주시는 섬세함에 놀라며, 우리는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종이가 된 나무’ 는 생명의숲에 기부되었어요!


# 환경을 생각하는 문희정 작가 

띠지, 랩핑도 안 하는 방식을 추구해요. 북페어에서 책 포장 보자기가 인기였어요. 미적으로도 손색이 없고 다른 포장의 활용성도 있고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좋아해서 상품화 했어요.

신혼때는 욕실에 방수시계를 놓고 시간줄이기, 물통 놓어서 물 절약하기 등 다양하게 했는데 , 아이들이 생기고는 물티슈 안쓰기도 쉽지 않아요. 그 때는 나와의 싸움으로 시도하고(웃음), 지금은 지금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실천하고 있어요.  


▲작가님께 궁금한 것들이 참 많아요.


# 청주와 인연?

처음에 신혼집은 서울에 서촌이였어요. 출판사도 많고, 서촌이라는 그 동네만이 갖고 있는 분위기를 좋아했어요. 남편이 고향으로 직장 발령이 되어 청주로 이사가면서 서촌 앓이를 하며 만든 책이 낭만서촌이예요.  

서촌의 동네가 좋았던 기억처럼 지금 이 동네도 좋아요. 지금 여기에 9월의 집이 있는 것도 비슷해요. 이 근처가 예전에는 인쇄거리였다고 하더라고요. 이곳의 문화들이 참 좋았어요. 


▲ 위의 글귀처럼 문희정작가의 손끝에서 감동이 전해졌어요


# 9월의 집은?

남편의 직장 발령으로 청주로 이사 후 정착할 곳을 고민하던 중에 만난집이예요. 수동은 피난민 살던 지역인데, 이집이  일제시대건물로 낮은 천장이 주는 따뜻한 느낌과 제주의 집 같고, 작업실로 마음편히 쓰고, 안되면 살자는 마음이였어요. 

처음부터 북스테이는 아니였는데 오전에는 제 글쓰는 작업 공간, 오후 스테이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생각이였어요. 그리면서 제가 모아두었던 350여권의 책을 9월의 집 책방에 볼 수 있게 두었는데, 아직까지 잃어버린 책은 없어요. 

제가 가만이 있지 못하고 뭔가를 계속하하는성격인데, 이곳에서는 멍때리고 잘 있어요. 공간이 주는 힘이 편안함이 있구나 싶어요.


▲’9월의 집’ 을 소개합니다.


# 1인 출판사, 문화다방. 작가의 활동?

처음에 1인출판사로 스스로 책쓰고, 직접 손편지쓰며 책 발송도 했었어요. 

주로 경험한 이야기를 글로 써요. 귀 기울일 만한 평범한 이야기가 출판사의 모토로 자기만족이 아니라 주변에서 공감을 받아서 자신감을 갖고 해오고 있어요.

예전부터 다양한 북페어에 참여해서 으쌰하고, 서로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요즘은 핫해졌지만 그곳에서는 책 관련 기운도 얻고 무엇보다, 가까이서 독자이야기 듣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예요. 끈기는 없지만 추진력은 있기에 10년을 목표로 진행중이예요. 


▲문희정작가의 두번째 책 ‘엄마 친정엄마 외할머니’ 북토크 포스터가 붙어있던 9월의 집


# 공감가는 생명의숲 활동

홈페이지를 보면서 광동중학교 학교숲의 나무가 베어졌다는 카드뉴스를 보고 화가 많이 났어요. 

학교에는 숲이, 아이들을 위한 학교숲. 학교에 베어진 나무를 생각하면 제가 그 곳에 나무를 심은것도 아닌데 화가 나더라구요.



# 생명의숲이 어떤 활동을 해봄이 좋을까요?

제주 사려니숲에서 경험한 지역의숲 이야기나 아기엄마는 미래를 생각해서 아기랑 관련되어 할 수 있는 것. 숲에 데려가지만 놀아줄 정보, 꺼리가 적다는 생각이 들곤 해서 동네 흔한 나무가 소개된 워크북 등이 생각나요.

서촌에서 도시농부가 쓰레기 못 버리게 하려는 목적(속뜻)으로 좁은 공감에서 하는 나만의 정원 가꾸기가 텃밭이예요. 젊은친구들도 알면 더 많이 참여하지 않을까요. 


▲”진짜 2020년에 공원이 사라지나요? 정말 이라면, 이 메시지 카드가 가장 와닿아요"


# 기억에 남는 나무? 좋아하는 나무? 

향이 참 좋은 나무인데……. 보라색 꽃이 피고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네요.

중고등학교 등교길이 좋았던건 그리고 봄을 기다리게 된 건 그 나무에 피는 꽃향기 때문이였어요. 

옛날에 나무가 많은 동네에 살았는데 학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이 어두워서 꽃 피어 있는 걸 못봐서 아쉬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동네에 대한 애착이 생겼나봐요.



문희정작가님의 기억에 남는 나무는 수수꽃다리였다. 

아주 작은 꽃에서 참 강하면서도 은은하게 퍼지는 그 향기로 수수꽃다리나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어딘가에 꼭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 만난 문희정작가가 왠지 수수꽃다리를 닮은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꽃처럼 1인 출판사라는 활동속에서 사람들에게 평범한 이야기를 전하며, 9월의 집을 찾는 모든이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주려는 사람처럼…...


▲9월의 집에서 오늘을 남겨요.


이 공간을 통해,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귀한 시간 내어준 문희정작가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 캠페인에 62그루의 나무를 구입해주신 31명의 참여자 분들도 감사합니다.

동네 소개도 해주시고, 맛집에서 점심도 함께 하고, 30년 전통 빵 맛도 보고 참 좋았어요.

함께 한 시간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기대하며,

버스 시간으로 가보지 못한 맛있는 케익집은 올해가 가기전에 9월의 집에 놀러갈때 알려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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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나무 2020.02.21

문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글을 읽는 내내 느껴집니다. 작가님 마음씨와 활동가님의 후기에 감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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