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산은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산이다. 그 산 안쪽 해발 500m 지점에 대티골이 있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마을이다. 이 마을에 있는 숲은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있는 청정자연 지역이다.'
7.6㎞를 걷는 즐거움
일월산의 깊은 산중이라 호젓하게 걷기에 참 좋다. 대티골은 청정한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 데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편이다. 아이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 을 것 같다.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걷는 코스는 총 7.6㎞다. 봉화와 영양을 잇던 옛 31 번 국도와 칠밭길, 옛마을길, 댓골길로 이어진다. 그 사이에 일제강점기에 임업자가 만든 산판길도 걷게 된다. 천천히 걸으면 3~4시간 걸린다. 원한다면 단축해서 걸을 수도 있다.
‘옛 국도길’이라 부르는 길은 일제가 산을 깎아서 낸 길이다. 일월산에서 캐낸 광물을 봉화 장군광업소로 실어 가기 위해 만들었다. 광복 이후에는 일월산 일대의 목재를 나르는 임도 역할을 했다. 한마디로 수탈 현장인 셈이다. 이 길은 새로운 우회 도로가 나면서 이내 사람들 기억에서 멀어져 갔다. 길은 방치됐고, 인적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곳에 다시 사람이 찾아오기 시작한 건 15~16년 전부터다. 대티골 사람들이 막힌 곳을 뚫어내고 무너진 길을 다듬어서 다시 사람이 걸을 수 있도록 정비했다. 길 중간에는 그네도 만들고, 잠시 앉아서 쉬어갈 쉼터도 조성했다. 갈 길을 명확하게 표 기한 이정표를 세워 놓는 등 사람들이 길을 잃고 헤매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러자 입 소문을 타고 사람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제주올레보다 1년 먼저 문을 열어 자연을 곁 에 끼고 걷는 즐거움을 일러주었다. 그렇게 영양의 뛰어난 자연 생태를 간직하고 있 던 이 길은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생태 치유의 길로 다시 태어났다.
길이 갈라지는 곳마다 마주하는 이정표에는 정겨운 이름도 등장한다. 텃골, 깃대배기, 깨밭골, 칠밭목, 말머리등, 샘물내기…. 있어 보이게 포장한 이름이 아니라 예전부터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이 그대로 이정표에 실렸다. 이 길은 경북 청송에서 시작해 영양과 봉화를 지나 강원도 영월까지 걸을 수 있는 49㎞ 길이 의 ‘외씨버선길’ 일부이기도 하다. 외씨버선길은 영양이 낳은 현대시의 거목 조지훈 시인이 지은 ‘승무’에서 따온 이름이다. 실제로 길의 생김새가 오이씨처럼 뾰족한 끄 트머리를 그리며 이루어져 있다.
대티골 숲길은 일월산 자생화공원에서 첫발을 뗀다. 대티골 경로당을 지나 진 등 반변천 발원지 쉼터, 칠밭목 삼거리, 큰골삼거리 등지를 지나 회귀한 순서로 이동 한다. 길의 폭도 넉넉하다. 너덧 명의 가족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기에도 충분하다. 길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드문드문 떨어져서 혼자 걸어도 좋다. 걷다 보면 만나는 ‘영양 28㎞’라는 이정표는 예전에 일월산의 자원을 실어 나르던 시절의 흔적이다. 녹 슬고 칠이 벗겨진 오래된 알림판이다. 사람 눈길에서 멀어져 간 그 사소한 물건에는 세월의 무상함이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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