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숲 이야기
숲속의 아파트, 대전 유성구 엑스포아파트 마을숲 주소복사

'요즘 아파트 분양공고를 보면 묘한 문구를 종종 보게 된다. ‘숲세권’이라는…. 근처에 숲이 있어서 더 좋은 아파트라는 이야기인데, 이런 것을 볼 때마다 대전 유성의 엑스포아파트를 떠올린다. 그곳은 숲에 아파트를 지은 게 아니라 아파트 안에 숲을 만들어 놓았다.'



숲을 만드니 동물도 찾아오네

도시의 아파트에 숲을 만들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를 보려면 여기를 찾아가면 된다. 이 아파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대전엑스포 당시에 지어졌다. 1993년 8월에 개최한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으로 국제박람회기구의 공인을 받아 열린 전문 박람회였다. 엑스포아파트는 당시 외국인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어졌고, 엑스포가 끝난 1994년 일반 시민에게 분양했다. 처음부터 아파트 내에 숲을 조성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당시 아파트에 조경용 나무를 심은 사례는 있었지만, 이 아파트처럼 숲을 만들어 놓은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최근 지은 프리미엄급 아파트도 이만큼 조밀한 숲을 만든 사례는 찾기 어렵다.


아파트 단지를 숲으로 꾸민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사는 사람이 가장 잘 안다. 단지 안쪽은 튤립나무, 느티나무, 메타세쿼이아, 고욤나무, 엄나무, 오가피나무와 함께 온갖 꽃으로 화단을 꾸며 두었다. 20년이 넘도록 자란 나무는 키도 꽤 크다. 메타세쿼이아는 아파트 13층 높이까지 자랐고, 느티나무는 8층 높이에 육박한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면 단지 안쪽은 온통 숲으로 우거져 그 아래의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숲이 울창해지니 나무를 찾아 다종다양한 곤충과 동물도 보금자리를 꾸렸다. 직박구리·박새·붉은머리오목눈이 같은 조류가 곳곳에서 보이고, 아침이면 마치 숲속에서 출근하는 기분이 들 만큼 온갖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진다. 이 아파트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숲 체험을 하러 인근 교외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대신 단지 안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며 호기심을 채운다.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것은 청설모다. 사람의 터전에서 함께 공생하고 있어 인간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청설모가 나무를 탈 때마다 아이들의 시선은 녀석에게 집중된다. 이런 환경이라면 전원생활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에어컨 뺨치게 시원한 동네

자연과 공생하는 데에서 오는 효용은 또 있다. 한여름 열섬 현상을 누그러뜨려 준다는 점이다. 도시에 숲을 조성하면 여름의 평균기온을 적게는 3도에서 많게는 7도까지 떨어뜨린다는 통계가 있다. 습도 역시 9~23%까지 낮춘다. 지난 100년간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등 7개의 특별시·광역시의 평균 기온은 1.85도나 올랐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30년간 0.85도 오른 것의 두 배가 넘는 상승 추세다. 매우 심각한 온난화가 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수치인데, 이런 수치가 이 아파트에는 좀처럼 적용되지 않는다. 51개 동에 40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만큼 규모가 큰 단지인데도, 안쪽으로 대규모의 숲이 조성돼 있으니 한여름에도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면 꽤 시원하다. 주민들은 에어컨 뺨치게 시원한 동네라는 표현까지 쓸 만큼 아파트 숲에 만족감을 표한다.


숲이 있어서 주민들은 언제고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쉼터까지 얻었다. 아파트의 아이들은 직접 나무에 이름표를 걸어주면서 놀이터로 삼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노인정보다 마을숲의 정자에서 담소 나누는 것을 즐긴다. 숲이 이 아파트의 ‘세대 간 징검다리’라고 말하는 이유다. 이쯤 되면 ‘숲세권’이라는 요즘 신축 아파트의 표현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숲과 가까운 공간의 자연을 파헤쳐서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게 과연 올바른 일일까? 무엇이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일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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