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숲 이야기
도심 속 꽃잎 산책, 대전 도솔생태숲 주소복사

'대전은 도시의 둘레로 산도 많고 숲도 많은 곳이다. 

그런데 도심 안쪽에 이런 숲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야트막한 도시의 산, 그 안의 숲

도솔산은 ‘대전의 허파’라고 불린다. 도심 복판에 위치했고 습지보호지역인 갑천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어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런 도솔산의 도솔생태숲에는 월평근린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며, 총면적은 400만㎡(약 121만 평)에 달한다. 자연형 근린공원으로, 마을에서 가까운 산 초입은 공원의 느낌이 강하다. 대도시일수록 특히 그런 편인데, 도솔산 역시 마찬가지다. 타박타박 걸어서 산으로 들어간다. 숲길 입구에는 멋진 한옥이 앉아 있다. 충주 박씨 대종중이자 도동서당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뒤로 난 길을 따라가면 도솔생태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숲길은 대체로 완만하다. 급격한 구간도 드물고 야트막한 경사를 따라 천천히 오르면 누구나 쉽게 다닐 법한 길이다. 조금만 따라 올라가도 우거진 숲이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곳을 두고 왜 ‘대전 시민들의 안식처’라고 부르는지 쉬이 이해가 간다. 한 걸음씩 걸어가는 동안 숲 안쪽으로 메타세쿼이아 군락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로 쭉 뻗은 침엽수 군락을 숲에서 만나면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공기가 상쾌해지는 기분이다.


길 중간에는 누군가 쌓아 둔 커다란 돌탑이 사이사이 모습을 보인다. 이곳을 찾는 이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광경이다. 어느 정도 숲 안쪽으로 들어가자 머리 위에서 하얀 별이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린다. 초여름이면 피어나는 때죽나무의 꽃이다. 태양을 등지고 핀 꽃이 햇살에 빛나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 걸음을 멈추게 된다. 하얀 꽃은 그 모습 그대로 떨어져 땅에 별이 박힌 듯 흙 위로 다시 피어난다. 숲을 걷는다는 것은 이런 재미를 만나는 기쁨이다.


끊임없는 개발의 압력

월평근린공원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산둘레를 따라 흐르는 갑천을 마주하게 된다. 우거진 숲과 맑은 물길이 만나는 이 인근에는 수달과 삵·큰고니 같은 멸종위기종 5종과 원앙·황조롱이 같은 천연기념물 4종이 서식한다. 시민단체의 정보를 보면 도솔산의 둘레에만 법정보호종 13종을 비롯해 7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숲에서 빠져나와 갑천을 따라 걸으며 이곳저곳에 숨은 동식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숲은 대전 도심에 자리하고 있기에 개발의 위험이 상존한다. 자본의 논리와 인간의 편의가 우선시되는 도시에서 ‘복지’라는 명분이 붙으면, 개발이란 언제든 실현 가능한 위험이 된다. 개발은 쉽지만, 되돌리기는 어려운 법. 그 사례를 우리는 지금까지 숱하게 지켜봐 왔다. 파괴된 자연을 인위적으로 되살리고자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겠지만, 본래 생태계를 온전히 되돌리지는 못한다. 다행히 대전 시민들은 그런 개발의 압력에 맞서 많은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도솔산을 한 바퀴 걷고 처음 숲으로 들어왔던 지점에 돌아왔다. 숲의 입구에는 내원사라는 절이 있다. 숲의 곁길로 빠져나와 10분쯤 걸으면 절이 보인다. 딸랑이는 풍경 소리,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의 속삭임. 천변을 따라 노랗게 피어난 붓꽃의 군락. 숲의 모든 것이 오감을 자극한다. 한참을 그렇게 도솔산의 숲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있었다. 대전의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명의 향연이 매일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아름다운숲 #숲에서길을찾다  #충청도 #아름다움 #생명의숲 #유한킴벌리 #산림청 #대전의허파 #대전도솔생태숲




▶숲에서길을찾다 만나러 가기(다운로드) : https://forest.or.kr/documents/2038

▶아름다운 숲을 보전하는 생명의숲 후원하기 : https://bit.ly/supportforest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bit.ly/newsforest

* 댓글은 <성명,비밀번호, 내용 입력 후 '로봇이 아닙니다' 앞 네모를 클릭> 하셔야 등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