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화원을 품은 청옥산

강원도 태백시와 경상북도 봉화군에 걸쳐있는 청옥산은 해발 1,277m의 결코 낮지 않은 산이다. 그럼에도 계곡을 끼고 도는 부드러운 숲길을 따라 3.5km의 길을 걷다보면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이르는 유장(悠長)한 산이다. 숲길 곳곳에 숨어있듯 피어 있는 노루귀며 바람꽃, 처녀치마, 얼레지들이 피어나는 계절이면 가히 기화요초 (琪花瑤草)의 천상을 걷는 듯 몸도 마음도 가뿐해지는 곳이다. 눈 내리는 겨울이면 정상부근에는 40~50cm의 눈이 쌓여 무릎까지 빠지고 눈꽃과 상고대가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탐방로는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진 나뭇가지들이 눈 터널을 이룬다.

온전히 숲을 만나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곳

청옥산 생태경영림 숲길은 금강송생태경영림이라는 커다란 입간판이 있는 들머리에서 약 100m 정도 오르면 시작지점을 만날 수 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활엽수길, 단풍나무길, 명상의 숲이 이어진다. 숯가마 터도 만날 수 있는데 땅 한 뙈기 자기 이름으로 소유하지 못한 오갈 데 없는 화전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자작나무숲, 잣나무숲을 지나면 야생화 단지가 이어지는데 천 미터가 넘는 고지에서 노랑무늬붓꽃, 숫잔대, 과남풀(용담), 주걱비비취, 동자꽃, 동의나물, 은방울꽃, 꽃창포, 히어리 등을 만나는 즐거움 또한 새롭고 놀랍다. 야생화 단지에 이어 신갈나무군락지를 지나면 비로소 정상에 이른다.

청옥산 생태경영림 숲길의 진정한 즐거움은 인위적인 것이 없이 거의 자연생태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무위의 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여유롭고 느긋하고 걷고 잠시 쉬며 숲이 만들어 내는 소리, 냄새, 풍경에 흠뻑 취하다보면 어느새 정상부근에 다다른다. 이윽고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태백산, 남으로는 장군봉, 서쪽 멀리는 소백산, 동으로는 달바위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조망이 펼쳐진다. 많은 이들이 청옥산에서 태백산으로 가는 길을 좋아하는데 열목어의 최남단 서식지로서 계곡자체가 천연기념물 74호로 지정된 백천 계곡이나, 계곡 길이만 장장 20km 길이의 구마 계곡으로 내려서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청옥산의 맑은 물과 공기 냄새를 사랑합니다. 봄부터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이 아름다운 청옥산을 사랑합니다. 청옥산의 예쁜 새들의 지저귐은 자연과 사람을 연결시켜줍니다. 아름다운 분들과 만나고 또 이야기 나누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보탬이 되죠. 청옥산을 사랑합니다.  - 권태희님

<심사평>

대부분 인공조림한 숲이지만 수종별로 이루어진 패치를 하나의 테마로 설정하여 다양한 숲을 경험할 수 있어 조림지이지만 자연스러운 경관이 인상적이다. 또한 화전민터가 남아있어 일부 역사, 문화적 가치도 포함한다. 다만, 정상부의 습지복원지는 지극히 인위적으로 복원되어 있어 숲길의 자연스러움, 생태적, 경관적 가치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 매우 아쉽다.

>>위치 :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37
>>길이 : 약 3.5㎞
>>주요수종 : 단풍나무, 자작나무, 가래나무, 일본잎갈나무, 신갈나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