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과 가시연꽃이 아름다운 대말방죽숲
전북 임실군 오수에 위치한 대말방죽숲은 대정저수지 둘레를 왕버들나무와 세월에 허리 굽은 노송이 둘러싸고 있다. 전주 남원간 17번 국도에 인접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식물인 가시연꽃이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다. 마을이 크다 해서 ‘대말’로 부르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으로 ‘대정리’라 명명하면서 ‘대정제’라 부르고 있지만 옛 이름인 ‘대말방죽’이 원래 이름이다.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견뎌온 노송이 둘러싼 저수지 안에는 2000년 이후 나타난 가시연꽃이 어우러져 있어 해가 지는 무렵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친정이 그리운 딸과 부모가 만나던 숲
대말방죽숲은 방죽을 둘러싸고 있는 왕버들나무와 허리 굽은 노송숲,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 군락이 현재가 가진 아름다움이라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과거의 추억, 아름다움이 담긴 곳이다. 옛날 대말이라 이름 붙여질 정도로 근동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고 마을이 큰 만큼 큰 방죽이 있어 벼농사가 성했고 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근동에서 제일 넓은 곳이 대말방죽의 뚝이었는데 시집가서 재행 한번 다녀오면 친정에 갈수가 없었던 딸과 딸 가진 부모들이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곳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반보기 풍습인데 8월 추석이후 농한기에 여성들이 일가친척이나 친정집 가족들과 양쪽집의 중간 지점에서 만나 회포를 푸는 풍속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니 장사꾼, 국밥장사, 엿장수들이 몰려와 장터를 이루었을 정도로 넓고 경치가 좋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베어진 소나무의 흔적이 남아있는 숲
그 옛날, 딸과 부모가 만나고 장사꾼과 엿장수로 시끌벅적했던 대말방죽숲은 일제강점기를 맞으며 수난이 시작된다. 일제강점 이전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하여 장관을 이루었는데 일제 말 배를 만드는데 필요하다하여 모두 베어갔다. 오랜 시간 동안 곧게 뻗어 장관을 이루던 소나무는 자취를 감추고 허리 굽은 소나무 몇몇 그루만 서러운 어깨 기대며 옛정취의 흔적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저수지 동편에 있는 관란정이라는 정자 뒤로 소나무숲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조금이나마 과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대말방죽숲은 눈에 보이는 현상의 아름다움보다 아픈 역사를 견디어내며 지켜온 서러운 기개가 더 아름다운 숲이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아픈 역사와 멸종위기의 가시연꽃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 생각합니다. 숲을 아름답게 가꾸어서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가꾸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정란님
대말방죽숲의 심사평
마을의 농업용수로 사용되어 왔다고 전해지는 방죽은 마을을 감싸는 큰 소나무숲과 방죽 주변의 왕버들이 건강하게 잘 생육되고 있다. 또한 가시연꽃의 자생지로서 그것을 보전하려는 마을주민과 군청의 의지가 엿보인다. 옛날부터 마을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숲이야기가 남아있어 생태적, 역사문화적, 교육적 가치 등 보전적 가치가 높은 숲이다.
대말방죽숲은?
>>위치 | 전북 임실군 오수면 대정리 대정제
>>주요수종 | 왕버들나무, 소나무
>>기타 | 가시연꽃 군락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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