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를 지키는 신들의 정원, 진리당숲
흑산이란 이름은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홍어의 본고장으로 이름나 있다. 흑산면 진리 앞짱굴(백사장)을 지나면 소나무과 대나무, 동백나무 등이 옹기종기 어우러진 아담한 동산이 나타난다. 입구에 들어서면 ‘신들의 정원(Garden of the gods)’이라는 표지판이 색다르게 다가오는데, 주변의 평범한 수목들과는 달리 신들의 정원을 호위하며 오랜 풍파를 견디어낸 고목 소나무들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어 경외감까지 들게 한다.
당각시와 피리부는 총각 이야기가 전해지는 숲
섬마을 사람들은 오로지 삶의 터전인 바다만을 의지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바다라는 곳은 사람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는 곳이기에 안녕과 건강, 그리고 축복을 위해 모시는 신들이 많다. 진리당숲에는 진리당과 용신당이 위치해 있다. 두 곳은 당각시와 피리부는 총각을 당신으로 모셨는데 그에 담긴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고기 잡으러 나간 남편이 죽자 그 각시가 목을 매 따라 죽었다. 그 원혼을 달래고자 죽은 자리에 당을 지었는데 그 것이 진리당이다. 흑산면 22개 성황당 중에서 본당의 역할을 하고 있어 현재도 매년 정월 대보름에 당제를 지내고 있다. 이후 또 어느 날 옹기 파는 총각이 섬에 들어왔는데 피리를 불면 바다가 잠잠해고기가 잘 잡혔다고 한다. 옹기 파는 일행이 떠나는 것을 당각시가 방해 하자 다른 일행들은 총각을 섬에 두고 떠나버렸다. 총각은 혼자 남아 나무 위에서 피리를 불다 죽었는데 섬사람들은 총각을 당각시를 모신 진리당 옆에 모시고 용신으로 믿었다고 한다. 이것이 용신당에 전해지는 ‘피리부는 총각이야기’이다. 용신당은 뱃길의 무사항해와 풍어를 기원하는 위해 용왕굿을 성대하게 지내는 풍습이 전해져 왔으나 근래는 그러한 모습 대신에 사월초파일에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축제마당을 연다.
영혼을 불러들이는 초령목
진리당숲에는 두 개의 설화와 함께 영혼을 불러들인다는 초령목(招靈木)이 있다. 이 초령목은 아시아 1속 1종의 휘귀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흑산도와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수목이다. 당숲 내에는 약 300년 수령의 초령목과 43그루의 어린 초령목이 자생하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300년 수령의 초령목은 고사되어 그 아름다운 풍채를 직접 볼 수는 없다. 다행히 어린 초령목이 남아 있어 미래의 어느 때에는 아름다운 숲을 이룰 것이라 기대해본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풍광을 가진 아름다운 다도해! 유배문화의 산실로 고도 바다 위 한 점 섬. 한 폭의 풍경화로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숲. 서남해안 많은 바다와 어우러져 그 자태를 한층 뽐내는 신들린 숲! 한번 가서 구경하세요!” - 주현담님
진리당숲의 심사평
흑산도 특유의 전설과 설화가 있는 해양민속의 흔적이 있는 숲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초령목의 자생지이며, 난대의 다양한 식생이 어우러져 있어 역사, 문화, 생태가 조화를 이룬 숲이다. 섬지방의 소나무, 곰솔, 하층림의 모델로서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집의 보수가 최근에 이루어져 부자연스러운 느낌이지만, 흑산도라는 섬의 이야기꺼리와 어우러진 재미있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숲이다.
진리당숲은?
>>위치 | 전남 신안군 흑산면 진리 산77번지
>>면적 | 2.21ha
>>주요수종 | 소나무, 곰솔, 초령목, 동백나무, 후박나무, 천선과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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