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수상지갤러리
전남 담양군 고서면 명옥헌원림 주소복사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전통원림, 명옥헌원림


조선 중기 광해군 시절, 어지러운 세상을 등지고 후산마을에 정착한 명곡(明谷) 오희도(1583~1624)의 아들 오이정이 선친의 뒤를 이어 이 곳에 은둔하였다. 자연경관이 좋은 도장곡에 정자를 짓고,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파서 주변에 적송, 배롱나무 등을 심어 가꾸었는데 이 정자가 바로 명옥헌(鳴玉軒)이고, 정자의 정원이 명옥헌원림(鳴玉軒苑林)이다.

명옥헌 왼쪽으로는 조그만 시냇물이 흐르는데 조그마한 계곡인데도 물이 끊이지 않고 때론 도란거리며, 때론 우렁찬 소리로 흐르며 바위를 두드린다. 그 소리가 마치 구슬이 부딪히는 소리처럼 맑고 청아하게 들린다 하여 명옥헌(鳴玉軒)이라 이름 지어졌다. 명옥헌원림은 네모난 연못 가운데 동그런 섬을 만들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는데 그 당시 우주관인 ‘하늘은 둥글고 땅은 방정(네모)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사상이 담겨져있다. 또한 자연의 경치를 빌려 정원을 조화롭게 배치한 차경(借景)의 원리가 담겨진 공간이기도 하다. 명옥헌에서 원림을 내려다보면 주위의 산수 경관이 연못에 비쳐 그 아름다움이 더하니 자연과 더불어 정자를 짓고 정원을 만들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한 여름, 붉은 빛이 가득한 숲으로

명옥헌의 배롱나무는 8월 땡볕에 활짝 피며 절정을 이룬다. 네모난 연못 주변에는 모두 스물아홉그루의 배롱나무가 있다. 활짝 핀 배롱나무들이 연출한 붉은 화염은 연못 속까지 깊숙이 투영되어 온통 물빛이 온통 붉은 빛이다. 아담한 정자와 깨끗한 시냇물, 그리고 자연스런 연못, 그 연못가의 배롱나무와 노송이 조화를 이루어 더욱 아름다운 정원이다.
명옥헌의 한여름은 배롱나무 꽃이 승경(勝景)이라면, 눈 내리는 겨울의 명옥헌은 마치 천상의 세계를 방불케 한다. 하얀 눈꽃이 핀 배롱나무와 여전히 푸른 소나무를 내려다보며 명옥헌에 앉아있으면 절로 시가 지어졌을 듯 하다. 명옥헌 정자 위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귀에는 도로롱 물 흐르는 소리가 흘러고 눈앞에는 아름다운 소나무와 배롱나무가 네모난 연못에 가득하다. 이 정원을 바라보며 시를 짓고 쉬었던 조선시대 선비가 이런 느낌일까 싶다. 자연의 경치와 세계관을 그대로 담은 명옥헌원림이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더없이 아름다운 보물이 되듯이 먼 훗날에도 그대로 남아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와 멋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한달전 독일인과 독일로 시집간 간호사와 그의 독일 아들과 손녀에게 우리지역 가볼만한 곳을 안내하게 됐는데, 명옥헌을 가보자고 했다. 분홍 백일홍이 꽃망울을 머금은 그 자태는 세계 어느 누구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그 기품과 여유로움이 어느 꽃도 범접할 수 없도록 아름다웠다 정자와 연못과 백일홍의 자태는 한 순간 나를 압도하고 말았다.” - 이금수님


명옥헌원림의 심사평

자연경관을 잘 활용한 옛 정원으로서 생태적 가치와 아름다움, 역사와 문화의 이야기를 잘 담고 있다. 200년 이상 된 배롱나무와 소나무의 조화가 아름답고, 물과 조화를 이룬 숲의 경관이 자연스럽다. 옛 조상들의 자연관을 담고 있는 전통 정원을 지금 모습 그대로 후손들에게 전해줘야 할 소중한 자원이라 생각하여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명옥헌원림은?


>>위치 |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511번지 일원
>>면적 | 1.35ha
>>주요수종 | 배롱나무, 소나무
>>조성시기 | 약 350여년 전 (1652년 무렵)
>>기타 |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58호 (2009.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