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가득채운 거목들의 향연

순천공업고등학교는 순천사범대학이 있던 자리로, 당시의 근현대 정원양식과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교문에 들어서면 오래된 나무들의 향연이 분위기를 압도하며, 향나무, 반송, 은행나무 등 50년 안팎의 침엽수들이 서있는 모습은 오래도록 잘 가꾸어진 공원을 보는 듯 하다.

본관 앞에 다다르면 일렬로 늘어선 녹나무 거목들이 건물을 감추어 버릴 기세로 자리 잡고 있다. 녹나무는 사범학교가 있기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1910년대에 양묘장이었던 이곳에 당시의 묘목이 일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희귀수종인 녹나무가 거목으로 줄지어 자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숲의 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녹나무 외에도 열매의 기름이 항공유로 쓰였다는 유동나무가 남아 있으며, 운동장 한켠에 고인돌로 추정되는 바위들과 어우러진 100년 된 소나무들, 아름드리 미루나무, 줄지어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등이 학교의 숲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학교를 넘어 지역의 자연‧역사‧문화 자원으로 활용되어야

근현대(사범대학교의 건물) 양식의 빨간 건물이 남아있어 체육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고인돌로 추정되는 바위들은 역사적 고증을 기다리고 있다. 숲은 방과 후에 지역주민에게 개방되어 여가의 공간으로 이용된다. 학교라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어 지역의 자원으로서 보전되고 활용될 가치가 충분하다.

○ 심사평

80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거목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상록활엽수인 녹나무 거목이 보여주는 경관이 인상적이다. 주민들에게 개방되어 도시숲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학교숲으로서의 활용이나 주민이 관리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숲의 보전과 관리에 학교측의 의지가 높지만 예산과 전문성에 한계가 있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훌륭한 숲인 만큼 순천시와 순천대학교 등이 협업을 통해 예산과 전문성을 뒷받침해 준다면 아름다운 숲 보전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 순천공업고등학교 녹나무숲은,

- 위치 : 전남 순천시 유동길 50

- 면적 : 약 0.1ha

- 주요수종 : 녹나무

- 관리주체 : 순천공업고등학교

- T : 061-721-7585

- H : sungong.hs.jne.kr

○ 이 숲을 추천합니다.

아름드리 울창한 나무가 있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뭔가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령이 오래됐으나 싱싱하게 잘 유지되어 평소에도 자랑스러웠습니다. - 정영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