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섬을 돌며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숲
고흥군의 나로도항 맞은편에 있는 주민 십여명의 아주 작은 섬 애도마을. 예전부터 쑥이 많이 나와 쑥섬(애도)이라고 불린다. 선착장 주변으로 마을이 있으며 마을 뒤편으로 당숲이 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난대원시림의 당숲을 지나면 다도해의 탁 트인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정원이 있다. 전라남도 민간정원1호로 지정된 이 비밀의 정원은 애도마을의 숲을 가꾸며 마을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김상현 부부의 땀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몇 번의 경관 조망점을 지나 구석구석 소소한 마을주민의 이야기가 담긴 능선을 따라 하산하다보면 거대한 동백나무군락지를 만난다. 방파제 주변에 남아 있는 동백나무 거목들은 이른 봄의 쑥섬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400년간 신성시 해온 당숲, 문이 열리다
마을사람들은 나무가 귀한 섬임에도 불구하고 당숲의 나무를 땔감으로도 사용하지 않고 철저히 보호해왔다. 20년 전까지도 당제를 지냈는데, 제를 지내는 동안 개나 닭이 울면 무효가 된다하여 이 섬엔 개와 닭이 없다. 보통의 아낙들은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었던 이곳을, 여러 차례 마을 회의 끝에 외부인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마을을 살리고 숲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주민들의 선택이다.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한 상록활엽수들의 풍성함과 아름드리 육박나무가 성황당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모습을 자아낸다.
○ 심사평
숲 하나의 가치보다는 당숲을 중심으로 섬 전체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마을만들기의 노력이 인상적이다. 숲의 다양한 생태를 활용하고 섬마을의 특징이 담긴 돌담길과 집터, 등대, 아름다운 일몰 경관 등 다양한 자연문화적 인프라를 엮어 생태관광화 한다면 애도를 찾는 이들이 더 많아 질 것이라 기대한다.
숲의 관리가 현재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에 달려있어 칡이 범람하는 등 한계가 있어 보이며, 지자체의 도움으로 전문성을 갖춘 관리체계가 마련된다면 당숲과 동백나무 군락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고흥 애도마을 쑥섬 숲은,
- 위치 : 전남 고흥군 봉래면 애도길 41일원
- 면적 : 약 2.1ha (난대원시림 0.6ha)
- 주요수종 : 육박나무, 구실잣밤나무, 종가시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천선과나무 등
- 관리주체 : 애도마을(쑥섬)
- T : 010-8672-9222 쑥섬지기
- H : blog.naver.com/ssookseom
○ 이 숲을 추천합니다.
수백 년 동안 잘 지켜 온 쑥섬 주민들의 숲 보호정신이 계승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숲을 찾는 이들에게 귀한 난대수종 원시림이 들려주는 수백 년 사연 있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 김상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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