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한 숲, 그곳에는 생명이 있다.
환상숲 곶자왈 공원은 곶자왈이 주인공인 숲이다. 곶자왈이란 제주사투리로 숲을 뜻하는 ‘곶’과 돌이 많은 땅을 뜻하는 ‘자왈’이 합쳐진 말이다. 즉 돌무더기 숲이란 뜻이다. 흙이 거의 없는 표면이 거친 용암 덩어리가 뒤덮고 있기 때문에 비가 오면 빗물이 지하로 바로 들어가 지하수가 발달된 곳이다. 또한 기복이 심한 지표면 때문에 보온, 보습의 효과도 월등하며 거기다 물웅덩이도 갖추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끼류, 양치류, 가시덤불, 침엽수, 활엽수 등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이 거의 모여 있게 되었다. 학자들은 북방한계식물, 남방한계식물 등으로 부르며 학술적 평가도 높게 한다. 숲에 깃드는 새들도 삼광조, 팔색조 등 이름까지도 아름다운 철새들이 보금자리를 튼다. 이런 곳이 제주도에서 점차 없어지고 있다. 환상숲은 이러한 불모지에 바위를 뚫고 자란 억척스런 생명들로 아름다운 숲이 되었다.
환상숲에서 인생을 배우는 사람들
곶자왈은 경작지로 쓸 수 없어 예부터 버려진 땅으로 취급받던 곳이다. 환상숲도 지금 주인의 어머니가 시집올 때 땔감으로 쓸 나무숲으로 받아온 것이라고 하니, 그 연유가 서글프다. 그러나 아드님을 잘 만나 환상숲으로 환골탈태하였다. 손녀딸도 잘 만났다.
손녀딸이 환상숲에 걸맞은 이야깃거리를 가득 담아놓았다. 손녀딸이 뇌경색으로 쓰러진 아버지가 숲을 통하여 치유를 얻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숲에서 관찰하고, 생각하고, 배워서 곶자왈의 모습을 이야기로 엮어놓은 것이다.
정연한 숲만 봐온 사람의 눈에는 곶자왈 숲 경치가 좋지 않다. 가시덤불, 고사목이 엉겨있고, 좌우 상하 어디를 봐도 어지러운 숲이다. 그러나 손녀딸의 이야깃거리만으로도 가슴 벅차게 된다. 식물들의 삶의 각투, 등나무와 칡나무에서 배우는 인생 철학, 정직한 삶의 모습들, 이상하게 숲에서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곶자왈을 왜 지켜야 하는지 생각해 봤다. 곶자왈의 학술적 가치가 아닌 우리의 삶을 그곳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아름다운 숲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 박소영 님 -
<심사평>
제주의 천연 원시림 곶자왈로 이 숲을 지켜내고 가꾸어 가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사람과 숲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모델이 되는 숲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곶자왈의 가치와 의미를 알릴 수 있는 코스별 숲팀방 프로그램과 다양한 숲교육 프로그램을 규모있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단지 숲의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에 주변 곶자왈을 함께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며 곶자왈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하기 바란다.
>>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녹차분재로 594-1
>>면적 : 약 39,600㎡
>>주요수종 : 녹나무, 감탕나무, 개가시나무 (멸종위기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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