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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한 한일교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주소복사

골목길 담장 너머로 앞 다퉈 봄을 알리는 풀과 나무 덕분입니다. 봄은 생명의 숲에게 더욱 각별한 해이기도 합니다.

(사)생명의 숲 국민운동(이하 \'생명의 숲\')이 건강한 사회를 향한 큰 꿈을 안고 첫 발을 내딛은 계절이 바로 봄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18일 금요일, 생명의 숲은 창립 18주년을 맞아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산림청과 공동 주최하고, Playforest와 함께 주관한 ‘숲의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한 한일교류 세미나’가 그것입니다. 최근 숲과 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제 숲을 찾는 사람들은 걷기나 등산 외에 휴양, 치유, 숲체험 등 다양한 산림서비스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길 원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와 2015년 순천만 정원의 국가정원 제1호 지정 등의 영향으로 정원을 일상으로 끌어오려는 시민들의 열망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생명의 숲은 국민이 원하는 다양한 산림서비스와 정원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고,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숲의 정원’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습니다. 숲의 정원이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저도 무척 궁금한데요~ 300여명에 가까운 시민과 전문가들이 모여 후끈 달아올랐던 세미나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북적북적 숲의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열기가 느껴진 접수창구

이돈구 생명의숲 이사장과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

세미나가 열린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세미나는 사회를 맡은 유영민 생명의 숲 사무처장님의 인사와 이돈구 생명의 숲 이사장님의 환영사, 김용하 산림청 차장님의 축사로 시작하였습니다.

세미나 사회를 맡은 유영민 생명의 숲 사무처장

이돈구 생명의 숲 이사장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사람과 숲이 공존하는 지속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숲의 정원문화 활성화’를 통해 국민의 삶과 생활문화 속에 숲과 정원이 더욱 친근한 존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

“정원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의 한 축으로 육성하면 여러 일자리가 창출될 거라 기대합니다. 본 세미나를 통해 홋카이도의 정원문화와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발굴하고 우리나라의 정원정책이 발전될 수 있는 다양한 제안이 나오길 바랍니다.”

곧이어 이도원 교수님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진혜영 연구실장님(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전시원조성관리), 미츠이시 고지(Brains 사무국장), 신타니 미도리(토카치 천년의숲 대표 정원사), 무라타 슈이치(타카노 랜드스케이프 플래닝(주) 대표이사)님 총 다섯 분의 발표가 본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

‘넉넉한 물과 풍경의 들뫼를 꿈꾸며’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한 이도원 교수님은 가장 중요한 산림자원 중의 하나인 물과 그 물의 원천인 숲,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곳곳에 위치한 들뫼(마을숲)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들뫼’는 들 가까이의 나지막한 산. 큰 들판 가운데 나지막한 산인 ‘야산’에서 부정의 이미지를 내포한 ‘야’를 대체하자는 의미로 우리말인 ‘들뫼’를 차용하셨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의 관심은 원시림과 명산에 있지만, 가까이의 마을숲에 눈을 돌려 물 관리와 토사유출 방지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 양봉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셨어요. 이미 정원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는 전통마을숲의 잠재력을 발굴하는데 주력한다면 우리 고유의 숲의 정원을 가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전시조성관리 연구실장

진혜영 연구실장님은 ‘우리 숲과 정원문화’.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고유의 전통정원 연구와 전통정원의 계승을 비롯하여 정원문화와의 연계, 정원관련 법률과 정책 등 정원과 관련된 폭넓은 정보를 전해주셨습니다.

전통정원의 특징은 자연의 순리를 존중하고 인간을 자연에 동화시키고자 조화를 꾀했다는 점인데요, 현재 한국전통정원의 계승 방법으로 공간의 기능을 모듈화하여 도입하거나 전통요소를 모방하는 방식 등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이날 모방과 재현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자생식물’을 활용해보자는 제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 진행 중인 정원관련 법률과 정책으로 산림청과 농진청에서 추진하는 국가정원과 공동체정원활성화, 정원문화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한 코리아 가든쇼(4/29 예정)와 수목원식물원 인프라 활용, 국제협력 강화 및 신한류 정원문화 창출을 위해 현재적으로 재해석한 K가든 프로젝트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미츠이시 고지 브레인즈 사무국장

이어서 미츠이시 고지 브레인즈 사무국장님의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브레인즈는 개인정원을 일반에 공개하는 네트워크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로, ‘가든 아일랜드 홋카이도’와 ‘오픈 가든 오브 홋카이도’ 프로젝트를 통해 아름다운 정원의 섬, 홋카이도를 실현하는 시민운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중 ‘오픈 가든 오브 홋카이도’는 홋카이도 지역의 집 주인이 자신이 스스로 조성한 개인정원을 다른 사람에게 공개하여 정원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새로운 문화 창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 권씩 정기적으로 책자를 발간하여 190개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책에는 오픈시기, 집주인의 연락처 외에도 오픈매너가 실려 있어 정원을 공개한 사람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고 하네요.

오픈가든 매너
1. 사진은 찍지만, 남기고 가는 것은 발자국만
2. 꽃을 달라는 요청 등은 하지 말자
3. 오픈과 클로징 시기가 정해져 있다. 출입 간판 확인하고 출입
4. 지정된 공개일 외에는 방문하지 말 것

신타니 미도리 천년의 숲 헤드 가드너

홋카이도에 위치한 토카치 천년의 숲의 헤드 가드너 신타니 미도리는 20년간 방치된 황폐지에서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뀐 천년의숲 소개와 이를 위해 계절별로 진행되는 가드너들의 여러 활동을 소개하였습니다.

산맥과 평야의 접점에 위치한 천년의 숲은 부지면적 400ha, 산림면적 270ha의 규모로, 1992년 지역 신문사에서 종이 소비에 따른 산림자원의 환원을 목적으로 한 탄소상쇄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신타니가 강조한 조성의 키포인트는 바로 ‘마이너스의 디자인’이었습니다.

이를테면 한 걸음도 나아가기 어려웠던 빽빽한 조릿대 숲의 나무를 간벌하고 조릿대를 제거하여 햇볕이 숲을 들어오게 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땅 속에 잠들어 있던 야생초 들이 나오기 시작해 현재 다양한 멸종위기의 야생화들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을 자연으로 부드럽게 이끄는 정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보여 질 수 있도록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은 곳도 사람의 인위적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계절별 관리 내용을 간단히 살펴볼까요?

봄에는 눈을 치우며, 겨울철 황폐해진 숲을 관리하는 것으로 관리를 시작합니다. 식생 확산을 위한 이식 작업과 자생지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조금씩 이식 작업을 벌이기도 하죠. 한 달 빨리 개화한 야생화를 방문자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낙엽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돌에 물을 부어 시원한 바람을 연출하기도 하고, 가을에는 씨를 채취하여 모종을 만들고, 조릿대를 깎거나 낙엽을 긁으면서 겨울맞이를 시작합니다.

이렇듯 식물이 활기차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람의 손으로 돕고, 나아가 지역의 문화와 숲의 정원을 접목시키는 것도 가드너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숲의 정원문화가 생활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전문가드너와 시민 정원사들의 참여가 주축이 되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무라타 슈이치 타카노 랜드스케이프 플래닝(주) 대표이사

마지막 발표의 주인공은 홋카이도가 가든 아일랜드(정원의 섬)로 만들어지는 데 주축이 된 타카노 랜드스케이프 플래닝(주)의 무라타 슈이치 대표이사님. 홋카이도의 정원문화와 기존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 숲의 정원의 배경에는 홋카이도 고유의 대접 문화와 즐기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홋카이도의 거리는 꽃이 많은 편인데, 행정적으로 심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스스로 꽃을 심는다고 하네요. 스스로 즐기기도 하지만 거리를 걷는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걷도록 화단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지역문화에서 영향을 받아 사막 사람에게 최고의 대접장소가 사막이듯 ‘숲에서 환대를 하고 접대를 하자’는 의미로 가마가와초라는 숲의 마을에 영빈관을 세우고,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나 부엌, 해먹, 바 등을 설치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일상을 즐기도록 한 부분은 참석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열린 지정토론은 김재현 건국대학교 교수님을 좌장으로, 주요원 산림청 산림보호과 사무관님, 박광우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회장님, 모세한 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 대표님이 참여하였고, 마지막으로 세미나 참석자 전원이 함께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왼쪽부터) 이도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진혜영 국립수목원 전시교육과 전시원조성관리 연구실장, 미츠이시 고지 브레인즈 사무국장, 신타니 미도리 천년의숲 헤드 가드너, 좌장을 맡은 김재현 건국대학교 교수, 무라타 슈이치 타카노 랜드스케이프 플래닝(주) 대표이사, 모세한 지역공동체활성화센터 대표, 주요원 산림청 산림보호과 사무관, 박광우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회장

첫 토론자로 나선 주요원 산림청 사무관님은 산림청에 지방정원과 민간정원의 조성 및 운영에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며, 지역의 차별성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행정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두 번째 지정토론자로 박광우 (사)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회장님은 시기 적절하게 숲과 정원을 연계해볼 수 있는 세미나가 열렸다고 전하며, 마을숲의 개념을 정원에 도입하자는 이도원 교수님의 제안과 진혜영 연구실장님의 발표를 통해 현재 국내에서 정원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특히 미츠이시 고지와 신타니 미도리의 발표를 통해 지방 수목원이나 국가 정원을 만들 때 기존의 초지를 재생하는 방식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모세한 대표님은 현재 지역중심관광과 생태 관광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이것이 과연 지역주민에게 행복한 일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꽃과 나무를 심었다고 정원이 아니라 새가 날아들어야 정원이듯, 그냥 숲이 아닌, 생명의 숲을 조성해야 한다며 숲이라는 하드웨어에 문화를 접목하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산림과 정원 전문가만 모여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기획자나 관광기획자, 예술가 등이 함께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요.

좌장으로 토론을 진행한 김재현 교수님은 지역 특성에 맞는 공급처 발굴과 시민참여를 통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전하며, 객석에서 참가자들이 던진 질문을 중심으로 종합토론을 이어나갔습니다.

종합토론을 마치며, 토론자들이 남긴 이야기!

박광우 "정부주도가 되면 실패한 사례가 많다. 그렇지만 시민 참여 속에서 이뤄지면 성공할 수 있다."

주요원 "생명의숲에서 좋은 자리 만들어 줘서 감사하고. 더불어서 전통정원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

모세환"4월 13일 숲과 정원문화에 대해 정책 공약을 내시는 분께 투표하겠다."

진혜영 " 정원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야겠다는 것을 확인 했다."

이도원 "세대 간 간극이 심하다. 숲의 정원을 만들 때 여러 세대가 같이 만들어 나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좋겠다."

미츠이시 고지 "사람들이 모여 조금씩 자연과 식물을 즐기기 시작하면 숲의 정원문화가 점차 확산 될 것이라 생각한다."

신타니 미도리"자생품종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어떤 식물을 키워나갈지가 중요하다.

어떤 식물이 한국적인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무라타 슈이치"다음에 한국에 올 때는 숲의 정원에서 파티를 하고 싶다.^^"

토론을 이끈 김재현 건국대학교 교수님은 세미나를 통해 일반 시민뿐 아니라 숲의 정원에 대한 지자체 공무원들의 많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지역에서 실질적인 수요가 생기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적정한 제도를 만드는 역할을, 시민사회와 개개인은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참여하여 붐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하셨습니다. 또한 전문가와 업계는 다양한 기술체계(생태적인 디자인 보충)를 갖춰 대중적으로 보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홋카이도 사례의 가장 큰 시사점은 무엇보다 오랫동안 기술 체계와 네트워크, 가든쇼의 상품화 등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한 발 한 발 선택했다는 점 같습니다. 이번 세미나가 끝이 아니라는 김재현 교수님의 말씀처럼 시작으로서, 앞으로 여러 지혜를 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명의 숲은 향후 숲의 정원에 대해 좀 더 세분화하고 전문화 할 수 있는 논의 자리를 마련해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 하는 새로운 숲의 정원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숲의 정원문화 활성화를 위해 세미나에 함께 해주신 300여명의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일 준비한 자료집이 전권 소진되어, 2016. 3. 25~4.24 동안 발표내용을 PDF 파일로 공유했습니다. 기간 외에는 발표자료 공유가 불가한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세미나장을 꽉 채운 시민들

생명의 숲 홍보부스를 관람하는 시민들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내빈. 김용하 산림청 차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이돈구 생명의 숲 이사장(앞줄 가운데),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앞줄 오른쪽).

“ 정원은 자연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을 숲에 만듦으로서 삶의 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고, 숲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보람과 이것이 지역 활성화로 연결되는 것이 숲의 정원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숲의 정원에 대하여, 무라타 슈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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