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배움학교는 생명의숲 활동가의 역량 강화를 위한 스터디 그룹 프로그램입니다. ‘일 기반 학습, 일을 통한 성장’을 중심에 두고, 주최자가 선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3~5인의 공감하는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모든 구성원이 배움의 주체가 되어 경계 없이 생각을 나눕니다. 2025년 서로배움학교 <산림써클>은 산림정책팀 활동가들(이팝나무, 소나무, 매화나무, 녹나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림 복원과 숲 조성 활동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함께 산림 정책에 대해 조금 더 전문적으로 논의하고, 생명의숲 활동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학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서울 한복판의 여름, 생명의숲 활동가들이 다시 모였다. 이번 서로배움학교는 책 ‘종의 소멸’과 강연, 그리고 서로의 경험을 통해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라는 주제를 깊이 나누는 자리였다.
지구와 인간
강연을 맡은 이호영 박사는 말한다.
“지구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힘든 건 인간이죠.”
27억 년 전 광합성 생물이 처음 나타나면서 산소가 만들어지고, 혐기성 세균은 멸종했다. 당시엔 ‘산소’가 독이었다. 지구에게는 수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여전히 꿋꿋이 존재해왔다. 결국 위기의 본질은 지구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3대 협약, 그리고 생물다양성
이호영 박사는 “3대 협약(사막화 방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은 인류가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맺은 약속이자 합의”라고 설명했다. 사막화와 기후변화는 비교적 체감하기 쉽지만, 생물다양성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이 강조됐다.
생물다양성은 세 가지로 설명된다.
서식지 다양성: 다양한 공간이 곧 유전자·종 다양성을 낳는다
종 다양성: 생명 그 자체의 풍요로움
유전자 다양성: 기근을 막는 마지막 버팀목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 한 문장의 비유가 마음에 남았다.
“생물다양성은 마치 보험과 같습니다. 대체종이 많을수록 생태계는 안정적이죠.”
토론의 시작
활동가들은 질문을 꺼내며 대화를 이어간다.
숲과 동물
울진 산불 피해지 이야기가 나온다.
멸종위기 동물, 산양과 삵의 서식지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까?
“아직 동물을 논할 단계는 아닙니다. 먼저 숲을 울창하게 만드는 게 순서예요.”
이호영 박사의 대답은 단호했다. 복원은 ‘시간의 층위’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숲가꾸기의 균형
소나무는 묻는다.
“벌기령을 연장하면 종 다양성이 늘까요?”
숲은 층위가 중요하다. 초본, 관목, 아교목, 교목이 어우러져야 건강한 숲이다. 하지만 현실의 숲가꾸기는 용재림에 맞춰져, 다른 숲에도 일률적으로 적용되곤 한다. 이 고민은 활동가들에게 오래 남았다.
깊어지는 질문들
매화나무는 책의 구절을 떠올리며 묻는다.
“토착수종과 외래수종이 함께 심겨진 우리 숲, 그럼 ‘원래의 다양성’은 무엇일까요?”
원래의 다양성이란 해당지역의 원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던 토착생물종과 서식지의 다양성이라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재조림을 둘러싼 논의도 이어진다. 탄소 흡수만 본다면 대규모 조림이 유리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종 다양성은 무너진다. 숲을 ‘경작지’로만 대하는 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졌다.
활동가들의 고민
소나무: “자발적 절제만으로는 부족하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녹나무: “인간의 인식을 바꾸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또 인식이 바뀌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매화나무: “정부는 규제를, 기업은 사회공헌을, 단체는 알기 쉽게 위험성을 전해야 한다.”
이팝나무: “우리도 체감하기 어려운 생물다양성, 시민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교육과 제도, 그리고 장기적인 플랜. 활동가들은 답을 찾기보다 더 깊은 질문 속으로 들어갔다.
마무리
이날의 서로배움학교는 누군가의 강연을 듣는 자리가 아니었다.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숲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라는 질문에 겹겹의 답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정답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건, 이 작은 모임(산림써클)에서 던진 질문들이 언젠가 현장의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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