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나무 껍질이 벗겨졌던데, 혹시 병든 건가요?”
— 벗겨진 껍질 속에 담긴 나무의 생존 이야기
안녕하세요! 나무와 숲을 사랑하는 생명의숲의 활동가 ‘숲더지’입니다.
오늘은 길을 걷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장면,
“껍질이 벗겨진 나무”를 함께 살펴보려 합니다.
“혹시 병에 걸린 건 아닐까?”
“누가 껍질을 벗겨놓은 걸까?”
“죽어가는 건 아닌가?”
이런 걱정, 한 번쯤 해보셨죠?
하지만 나무는 껍질로도 말하고 있어요.
자라면서, 견디면서, 스스로를 지키면서 껍질을 통해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채취로 벗겨진 껍질 사진은 제주자연의벗 블로그에서 가져왔고,
나머지 사진은 필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 나무껍질, 왜 벗겨지는 걸까요?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건강하게 자라며 스스로 벗어내는 경우도 있고,
강한 햇빛, 추위, 가뭄, 병해충, 기계 상처 등 스트레스를 받아 벗겨지는 경우도 있어요.
때로는 사람이 약재나 자재로 쓰려고 벗긴 경우도 있죠.
🌿 껍질은 어떻게 벗겨질까요? – 생리적 이유
나무가 성장하면서 줄기와 가지가 굵어지면, 기존 껍질은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고 갈라지거나 떨어져요. 이를 ‘수피 박리’ 또는 ‘생리적 탈락’이라고 불러요.
플라타너스, 벚나무, 배롱나무처럼 껍질이 얇은 나무에서 자주 나타나며, 건강한 성장의 일부랍니다.
사람의 각질 탈락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죠.
☀️ 너무 뜨거운 햇빛도 껍질을 상하게 해요
여름철 강한 햇빛은 나무 껍질에 화상을 입히기도 해요.
낮 동안 과도한 태양열에 노출되면 껍질 속 세포가 손상되고,
그 부위가 갈라지거나 타듯이 벗겨지기도 하죠.
이런 현상을 ‘일소 피해(sunscald)’라고 불러요.
특히 남서향 줄기에서 잘 발생합니다.
❄️ 추위도 껍질을 찢을 수 있어요 – 동해(凍害)
겨울, 따뜻했다가 갑자기 추워지면
나무 속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하고 세포가 파열돼요.
이로 인해 줄기에 세로 방향의 균열이 생기고 껍질이 벗겨지기도 하죠.
이것이 바로 ‘동해(frost crack)’입니다.
주로 겨울 해가 닿는 쪽에서 더 잘 나타납니다.
그리고, 갑자기 한꺼번에 터질 때는 ‘쩍’ 또는 ‘팡’하는 소리가 산을 울리기도 합니다.
💧 가뭄도 껍질을 갈라지게 해요
물 부족도 큰 문제예요.
나무는 수분이 부족해지면 줄기조직이 수축하고 마르며,
껍질과 줄기 사이의 접착력이 약해져 벗겨질 수 있어요.
도심에서는 사람들의 통행, 차량 이동, 건설토목 작업에 따른 토양 압축(답압)과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포장으로 인한 투수 불량 때문에 이런 일이 더 자주 발생하죠.
🐛 병해충도 껍질 속으로 침입해요
껍질 안쪽에서 곰팡이균, 유충, 세균이 활동하면
껍질이 검게 변하고, 냄새가 나고, 부스러지듯 떨어지기도 해요.
대표적인 병으로 ‘하이폭실론 궤양병’이라는 곰팡이성 질병이 있어요.
또, 껍질벌레(나무좀과 같은 천공충)는 나무껍질(수피)과 목질부 사이에 통로를 파서 나무의 물관과 체관을 손상시켜요.
수액이 흐르거나 구멍, 곤충의 배설물, 악취가 동반되면 병해충일 가능성이 큽니다.
🛠️ 기계나 인간의 손이 낸 상처도 많아요
제초기, 잔디깎이, 공사장비 같은 기계가 나무 껍질을 긁으면
겉보기엔 작은 상처지만, 내부 형성층까지 다칠 수 있어 치명적일 수 있어요.
게다가 같은 방향에서 반복적으로 벗겨진 껍질은
이런 인위적 충격을 의심해볼 수 있어요.
사람들이 나무를 죽이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기기(박피)도 해요.
또한, 약재나 코르크재, 지붕재로 사용하기 위해 껍질을 벗기기도 합니다.
느릅나무, 계피나무, 굴참나무, 후박나무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껍질을 벗기면 회복이 어렵고 고사할 수도 있어요.
🔍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이렇게 발생한 모든 외부 상처 부위가 병해충의 침입 경로가 되어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햇빛에 그을린 일소 부위, 겨울철 동해로 생긴 갈라진 틈,
가뭄으로 말라 들뜬 껍질, 제초기로 긁힌 상처,
인간이 벗겨낸 껍질 등은 모두 나무의 ‘피부 장벽’이 무너진 자리이며,
그 틈으로 수분, 곰팡이균, 세균, 유충이 침입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이런 손상 부위에서는 수액이 흘러나오거나,
검은색·회색의 썩은 조직, 균핵, 악취 등 부패 증상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럼 어떤 껍질 벗겨짐이 ‘문제’가 될까요?
나무 껍질이 벗겨졌다고 모두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먼저 벗겨진 모양과 껍질 아래 상태를 살펴보는 게 중요해요.
🌿 생리적 탈락일 수 있어요
껍질이 전체적으로 얇고 균일하게 벗겨졌고, 새 껍질이 밝고 매끄럽게 보이며 병징이 없다면,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플라타너스, 벚나무, 배롱나무처럼 수피가 얇은 수종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 문제를 의심해야 할 때
껍질이 한쪽 방향으로 반복적으로 벗겨지거나, 수액, 악취, 검은 반점이 동반되면 병해충, 기계 상처, 환경 스트레스일 수 있어요.
특히 속 조직이 썩거나 균열이 깊고 회복되지 않을 때는 전문가 진단이 필요해요.
🔍 관찰의 포인트
껍질 아래 밝고 단단한 조직이면 정상,
물컹하거나 검게 변한 조직, 곰팡이 흔적, 벌레 구멍이 보인다면 병해를 의심해보세요.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전문가 상담에 도움이 됩니다.
💡 껍질은 나무의 생존기록이에요
햇빛에 그을리고, 추위에 갈라지고, 물이 부족해 마르고, 기계에 긁히고, 병해충이 파고들며
나무는 살아온 이야기를 껍질 위에 써 내려갑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벗겨짐처럼 보여도,
그 속에는 나무가 살아남기 위해 겪어온 생존의 흔적과 투쟁의 기록이 담겨 있어요.
“나는 지금 나의 생존투쟁기를 드러내고 있는 중이에요.”
— 껍질로 말하고 있는 나무의 목소리입니다.
🎁 나무껍질 상처 치료 어떻게?
껍질이 벗겨졌다고 무조건 치료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자연스러운 생장에 따른 탈락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기계 상처, 병해충, 일소 피해 등으로 벗겨졌다면
상처 부위를 깨끗이 정리하고 수간 보호제를 바르거나
겨울에는 부직포로 감싸주어야 합니다.
가뭄으로 인한 경우엔 ‘천천히, 깊게’ 급수하는 것이 원칙이에요.
곰팡이나 벌레가 보인다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껍질이 벗겨진 ‘이유’를 먼저 아는 것입니다.
그 원인에 따라 나무를 돕는 방법도 달라지거든요.
🎯 기억할 5가지 포인트
“껍질이 들려주는 나무의 몸 이야기”
벗겨지는 껍질, 모두 병은 아니에요.
햇볕과 추위, 껍질을 상하게 해요.
가뭄은 껍질까지 마르게 해요.
상처 부위는 병해충이 침입하기 쉬워요.
기계가 낸 상처도 깊은 흉터가 돼요.
📚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오늘의 해설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요약한 내용입니다.
좀 더 전문적인 용어와 과학적 설명, 생리학적 작용원리까지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생명의숲 지식 콘텐츠 02. 나무껍질이 벗겨진 이유, 병일까? 성장일까?』 원문을 함께 첨부합니다.
해당 자료에는 🌱 수피(樹皮) 구조와 생리적 탈락 원리, ☀️ 일소 피해와 열상 발생 기작, ❄️ 동해(凍害) 메커니즘, 🐛 병해충 침입 경로와 증상, 🛠️ 기계적 손상과 수피 괴사 등의 내용을 과학적 개념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요.
조금 더 자세하고, 깊이 있는 숲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원문 보기를 클릭해서 확인해보세요 🌿
📓🔍 용어해설
수피(樹皮, bark): 나무 줄기를 감싸는 껍질
형성층(形成層, cambium): 나무가 굵어지게 만드는 조직
수피 박리(bark exfoliation): 껍질이 벗겨지는 현상
일소 피해(sunscald): 햇볕에 의한 껍질 화상
동해(frost crack): 추위에 의해 껍질이 갈라지는 현상
하이폭실론 궤양평(Hypoxylon canker): 곰팡이에 의해 껍질이 썩는 병
기계적 상처: 제초기, 장비 등에 의한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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