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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의숲 이야기, 용인 박곡리에서. 주소복사
생명의숲 산림정책팀은 숲의 생태적 기능을 되살리기 위해 더 건강한 숲을 조성하고 산불 등으로 인한 훼손지를 복구하며 우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숲을 가꾸고 있습니다. 
용인 처인구 박곡리에 위치한 탄소중립의숲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 중립을 목적으로 숲을 조성하고 가꾸고 있으며 생명의숲, 북부지방산림청, 현대백화점그룹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 달동안 시리즈로 소개될 글은, 생명의숲에서 조성하고 복원하는 숲에서 담당 활동가가 그 과정을 함께하며 겪고 느낀 점 등을 자유형식으로 풀어낸 글입니다.



<처음 만난 박곡리 숲>


<박곡리 숲 둘러보기>

생명의숲에서 활동 이후 처음 방문한 박곡리는 생각보다 평범한 풍경이었다. 대상지에는 어린 소나무와 참나무가 제법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평범한 산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곳에는 단순한 산 이상의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건강한 숲으로 조성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곳곳에 스며 있었고, 그 노력을 통해 조금씩 숲이 회복되고 있었다.


<공동산림사업 안내판>


<사무실 복귀 전 만난 뱀>


<숨어있던 사마귀>

박곡리는 단순한 숲이 아니었다. 탄소중립의 숲으로 생명의숲, 북부지방산림청,  현대백화점그룹이 손을 맞잡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공간이다. 이 협력의 목적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만이 아니다. 숲을 다시 살려내고, 나무를 통해 환경을 복원하며, 동시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 일이다. 생명의숲은 이러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있다.

이 산은 생태계가 여전히 살아 있는 장소다. 기존에는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일부와 약 11ha 면적의 활엽수림이었다는 기록을 보았다. 수확 후의 박곡리는 많은 나무가 일부 면적에서 사라진 터라 약간은 황폐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곳에 방문 할 때마다 하나씩 보게되는 뱀, 고라니, 사마귀, 귀뚜라미 등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걱정을 내려놓았다. 또한 참나무들이 많았던 숲이었기에, 참나무의 맹아들도 많이 발생한 것을 보았다. 그들은 이 숲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작업1. 수확 완료(2022년도)>


<작업2.벌도목(베어진나무) 정리작업(3인 1조)>


<작업3. 와이어 로프를 이용한 벌도목 이동 및 집재>

2022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몇가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이 곳은 생명의숲이 수확부터 담당하여 시작한 곳이다. 조림사업이 시행되기 전, 대상지에는 수확할 나무들이 그대로 서 있었다. 이 나무들을 베어내고 정리하기 위해 처리하는 방식을 선정하였는데 박곡리에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훼손을 최소화하는 가선집재 방식을 계획하여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숲에 대형장비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토양이 물리적으로 손상되고 답압 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가선집재로 베어낸 나무를 끌고 올라오면서 나무가 땅을 긁어주어 천연지수나 땅 속에 있던 씨앗들이 흙 밖으로 발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효과도 있었다. 이후 식재된 묘목들은 그러한 배려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고 있다.



<상수리나무 검수 중>


<상수리나무 치수>

인상적인 부분은  활엽수 조림 역시 이곳의 독특한 도전 중 하나였다. 일반적으로 활엽수는 활착률이 낮아 조림 성공사례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박곡리에서는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활엽수 묘목들이 양호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림이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제대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중요한 성공으로 볼 수 있다.



<2024년 리그린 나무심기>

박곡리의 숲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활동은 현대백화점그룹의 ESG 경영 방침과도 맞물려 있었다. 2022년부터 매년 그룹의 임직원들이 이곳에 와서 나무를 심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4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나무를 심고, 그 과정을 함께했다. 그들은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나 숲속에서 하루를 보낼 뿐 아니라, 미래의 환경을 위해 직접 손을 보태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의 손끝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은 단지 환경 보호의 상징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이 구체화된 결과물이었다.


<박곡리 숲에 인접한 염소농장 전경>


<염소피해(소나무 수피 갉아먹음)>


<스트로브잣나무 피해(가지 끝을 먹음)>

그러나 박곡리의 조림 사업에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다. 올해 발생한 사건 중 하나는 근처 염소농장의 울타리가 뚫리면서 발생한 염소 탈출 사건이었다. 염소들은 조림지로 들어와 상수리나무의 새로 난 가지와 잎들을 먹어버려서 일부 피해를 입었다. 나무들이 막 자라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 돌발 사건은 조림 사업에 작은 변수를 던졌다. 우리는 수원국유림관리소에 관련사항을 알리고 조치를 요청했고 우리만의 대처방식도 마련했다. 염소가 농장을 탈출하여 조림목의 새 잎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의 조림지관리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농장 주변 조림지 묘목 주변의 풀은 묘목의 자람에 방해가 될 만한 풀만 일부 베어내고 나머지 잡초들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미국자리공처럼 베어내지 않으면 매년 더욱 더 심각히 번져나가는 외래종은 우선적으로 베어내었고, 시기 상 서리가 내리면 그대로 죽어버릴 만한 그런 잡초는 남겨둔 것이다. 이러한 조치의 결과로 염소피해는 심해지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물론 야생의 염소는 아니다. 인근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는 염소지만, 그 염소가 나무의 새 잎과 가지를 뜯어먹는게 천인공노 할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감시와 민원을 택하기 보단 염소를 위한 잡초를 남겨두는 평화로운 대처를 선택하였다.  


<산림정책팀 장기모니터링 조사현장>

처음 박곡리를 방문했을 때는 그저 한적한 숲처럼 보였지만,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었다. 또 다른 이야기들을 찾기위해 산림정책팀에서는 박곡리 숲을 가꿈과 동시에 묘목들이 매년마다 어떻게, 얼마나 자라고 있는지, 산림생태계는 건강하게 유지, 회복되고 있는지 등을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중이다. 다시금 초록으로 채워져 나갈 그 날 까지 우리는 박곡리 숲에 애정을 갖고, 가꾸고, 관찰 할 것이다.




생명의숲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일상에서 숲을 만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고 보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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