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불됴심365 철없는 산불됴심
나무를 심는 사람
*울진산불피해지 희망의 나무심기 참여자 인터뷰
<내일을여는봉사단>
#2.
지난 3월 18일, 19일.
생명의숲에서는 2022년 3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지역의 숲에 나무를 심는 <다시 숲에 싹을 틔워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뿐 아니라 강릉, 울진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160여명의 시민들이, 황폐해진 숲에 다시 싹을 틔워주셨는데요.
활동에 참여해주신 분들 중, 단연 눈에 띄었던 자원봉사팀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울시 은평구에서 활동하는 '내일을 여는 봉사단' (내여봉)인데요. '내여봉'의 리더, 김지현 님과 나눈 인터뷰를 여러분에게 들려드립니다.
#3.
(사진 : 산불피해지 나무심기 현장에서, 내일을 여는 봉사단 단원들의 모습)
다시, 숲에 싹을 틔우기 위해, 울진 산불피해지를 찾은 <내일을 여는 봉사단> 단원들(가장 오른쪽이 리더 김지현님)
#4.
생명의숲 : '내일을 여는 봉사단'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김지현(내일을 여는 봉사단 리더) : 안녕하세요, <내일을 여는 봉사단> 김지현 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은평구에서 청년 동아리 기획 사업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봉사 동아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작년 이맘 때쯤 기획을 해서 이제 곧 활동하게 된지도 1년이 되어가네요.
내여봉을 만들게 된 계기는 어릴적 '함께사는 세상'을 배워왔지만, 정작 사회에 나왔더니 그 세상에 함께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어서 입니다. 다행히도 '함께 사는 세상'을 함께 만들 사람들을 찾았고, '내여봉'이 되었지요. 저희는 다양한 봉사를 경험하는 7명의 단원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유기견 봉사를 함께 하고 왔답니다!
#5.
생명의숲 : 지난 3월, 1박 2일 동안 생명의숲과 함께 울진과 강릉을 다녀오셨어요. <다시 숲에 싹을 틔워요>는 어떻게 알고 참여하게 되었나요?
김지현: 저희는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회의를 해요. 나무심기 활동은 유기견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 다음 봉사 뭐할까?'하다가 4월이 다가오니 나무심기가 어떠냐는 의견에 나무심기에 대해 찾기 시작했고, 생명의숲 자원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블로거님의 글을 읽게 되었어요.
그리고 생명의숲에서 언제 자원활동 참여자를 모집할지 모르니, 우선 뉴스레터를 구독했지요. 정말 신기한 건 뉴스레터 신청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숲에 싹을 틔워요> 참여자 모집 소식을 뉴스레터로 보게 된 것이지요. 신청한 단원들이 모두 함께 갈 수 있게 된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었답니다.
#6.
생명의숲 : 2022년 3월 산불로 피해가 컸던 경북 울진 지역에서 함께 나무를 심었어요. 산불피해지 나무심기 활동에 함께해보니 어떠셨나요?
김지현 : 처음엔 내여봉의 '첫 나무심기' 차원으로 신청하고 참여한 것이었지만, 저희 단원들 모두 불에 탄 나무를 보고 할 말을 잃었어요. 불이 이렇게 무섭게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에 모두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도착해서 밟은 흙은 너무 건조했고, 산이 그저 잿더미 같았어요. 그때부터는 그냥 나무심기가 아닌, 산불피해현장에서 심는 나무심기, 처참해진 숲에 생명을 불어넣는 활동이라 생각하며 움직였지요.
그 날 함께했던 분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모두 열심히 땅을 파고, 나무를 심었죠.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저희 단원들끼리 "나중에 여기 오면 오늘 심은 애들이 커 있겠지?"하며 훗날 기회가 된다면 단원들끼리 다시 찾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나네요.
#7.
생명의숲 :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김지현 : 저는 피해 현장(마을)을 찾아갔던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뉴스에서 봤던 자료화면으로만 접하다 실제 눈 앞에서 현장을 보니 무서운 마음이 들었어요. 산불이 나의 공간, 나의 일터를 앗아갔다고 생각하니 그 모든 걸 잃었던 지역 주민분들의 아픔을 너무 늦게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죄송하기도 했습니다. 해가 저물어가던 시간대였는데, 그래서 날씨가 추워졌지만 동시에 그런 생각에 마음도 추워졌던 기억이 나네요.
#8.
생명의숲 : 3월 나무심기 이후에도, 올 봄에는 전국에 산불피해가 많이 발생했어요. 직접 산불피해지에 나무를 심고 온 시민으로서, 이전과 비교하여 산불과 숲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지셨나요?
김지현 : 부끄럽게도 나무심기 이전에는 피해가 얼만큼인지, 산불이 언제 꺼질지에 대한, 그때 뿐인 걱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피해지역을 방문하고, 그 곳에 나무를 심고 나서는 '이 숲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봤던 까맣게 그을린 나무는, 우리가 떠올리는 '나무'와 '숲'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으니까요. 그래서 나무를 심고 돌아오는 길이 조금이나마 뿌듯하고 다음이 기대가 되었지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산불소식이 들려왔고, 이전에 뉴스를 접했던 것보다 더 마음이 아팠고, 관련 기사를 더 찾아보고 관심을 더 갖게 되었어요. 특히 작은 불, 담배꽁초 등을 유심히 보고 발로 밟아본답니다. 이 작은 불씨가 우리의 터전을 앗아가는 불이 될 수 있으니까요.
#9 .
생명의숲 : 마지막으로, <내일을 여는 봉사단>의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인터뷰를 보고 있을 자원활동에 관심있는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김지현 : 처음 내여봉의 리더로 시작할 때, '아무도 안 모이면 어쩌지?'하는 두려움이 컸어요. 그런데 예상과 달리 신청을 많이 해주셨고, 처음이니 아주 소수의 분들을 선정해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제 1년이 되니 동아리를 이끄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단원을 조금 더 모집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내여봉만의 봉사활동을 기획해보는게 제 작은 소망이예요.
제가 봉사활동을 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좋은 분이시네요'라고 이야기 해요. 그런데 전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지금 하는 이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영향을 줄 수 있더라고요. 각자가 가진 '선(善)'을 꺼내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 )
#10.
(사진) 비탈에서 나무를 심고 있는 참여자들
(사진 : 나무심기 현장에서, 내일을 여는 봉사단 단원들의 모습)
<내일을 여는 봉사단>에게 '나무심기'란?
나 : 무를 심었던 그 자리에
무 : 성해질 숲이,
심 : 신을 달래주던 숲이 돌아오길
기 : 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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