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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됴심365캠페인 생명의숲 산불현장을 가다 - 서울 인왕산, 충남 홍성, 강원 강릉 주소복사


2023년 4월, 전국 곳곳에서 산불 소식이 들렸습니다. ‘산불됴심 365캠페인’이 더욱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생명의숲 활동가들은 주요 산불피해 현장을 찾았는데요.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인왕산 산불 피해지, 23년 4월 발생한 가장 큰 산불피해를 발생시킨 충남 홍성 산불피해지, 전쟁터 같은 피해를 남긴 강릉 산불피해지를 다녀왔습니다. 산불피해 모습과 단상들을 함께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1. 오리나무가 전하는 서울 인왕산 산불현장 | 2023년 4월 2일 산불 발생 | 4월 7일 답사



지난달 4월 2일(일) 낮 서울 인왕산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25시간 만에 진화되어 축구장 21개 면적에 해당하는 15.2ha의 숲을 소실시킨 이번 산불은, 서울시에서 최초로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했던 산불이였습니다. 

왜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주민이 대피할 정도의 ‘이례적인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 것일까요? 

산불이 대형화 된 원인은 서울의 기상 관측값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요. 서울의 3월 평균 기온은 1907년 관측 이래 최고치(9.8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이상 고온과 그로 심화된 봄철 가뭄이 이례적으로 큰 크기의 도심 산불을 불러왔다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또한 당시 강한 바람 탓에 불이 빠르게 퍼지면서 초기 대응이 어려웠고, 산세가 험한 인왕산의 특성상 진화 대원의 투입이 쉽지 않아 잔불 정리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사실 4월 2일부터 봄비가 내리기 전인 4일까지, 인왕산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50건 이상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는 1986년 산불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같은 기간 가장 많이 발생한 수치입니다.


우리는 고마운 단비를 만나 잔불 정리가 완료된 인왕산에, 4월 7일 방문했습니다. 입산 통제 중이라는 소식에, 피해지를 직접적으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다소 충격적이었던 인왕산 산불의 피해 현황을 하루 빨리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산불 피해지 현장 속에서 혹 생명의숲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자 마상규박사(고문)님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 산불 발생 5일 차, 인왕산 현장확인




▲ 인왕산 산불 피해지 현황을 둘러보고 마상규박사(고문)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중




▲ 산불 발생 5일 뒤에도 연기가 올라오고 있는 현장 (기차바위 부근)



부암약수터 진입로로 출발해 기차바위를 향해 인왕산을 올라, 부암동약수터 전까지는 진달래 꽃이 한창인 경관을 볼 수 있었는데요. 약수터를 지나면서 점차 산불에 그을린 숲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주로 소나무숲에서 그 피해가 크게 나타나보였고, 검게 그을린 수피와 땅에서 올라오는 연기로 인해 대기 중에는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남아 있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땅이 뜨끈뜨끈하고, 연기도 올라오고 있어서,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지중화ground fire가 남아있는건 아닐까 하여 스마트산림재해앱으로 상황 보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건너편 사면의 나무에서는 연둣빛 새싹이 한창 돋고 있는데, 그 모습과 대비되는 비극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등산로를 따라 설치해 둔 소방 호스가 아직 남아있었고, 곳곳에 산불진화장비의 잔해가 남아있는 흔적이 그날의 급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습니다. 산세가 험해 등산로가 없는 곳들은 진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보였는데, 이 때문에 등산로(임도)가 산불 지상 진화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에 공감이 갔습니다. 임도는 비상 상황에서 진화 대원과 장비가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됩니다. 그러나 한편, 등산로를 통해 사람들이 숲을 이용하고, 산불은 대부분 입산자의 실화로 시작되기 때문에, 재난관리 측면에서 임도를 설치할 때에는 대상지나 사안별로 신중한 검토와 경로 설계, 관리가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피해가 심각해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던 홍제동 개미마을 방면




▲ 사람들의 이용으로 침식과 토양 유실이 심각해 뿌리가 다 드러난 등산로의 소나무들. 이번 산불로 더 약해진 나무가 버틸 수 있을까?



산불과는 별개로 모래땅 경사지의 침식과 토양 유실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등산로 구간이 있었는데요. 뿌리가 거의 다 드러난 소나무들이 이번 여름 장마, 태풍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소나무는 산불 피해를 입으면 회복하기 어렵고, 이곳은 등산로이기 때문에 소나무가 쓰러지거나 떨어지지는 않는지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토양 답압, 유실, 깎임, 뿌리 드러남은 이용압이 높은 도시숲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문제상황입니다. 땅이 건강하지 못하면, 그 위에 식물이 자리잡을 수 없기에 자연적인 회복을 (적당히 빠른 시간에)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도시숲이라 할지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이용자를 제한하고, 등산로별 안식년을 지정하는 등의 보호 조치가 필요합니다. 




▲ 생명의숲 산불됴심365 캠페인 깃발과 함께. 입산자들의 주의와 관심이 산불예방의 시작이다.




▲ 인왕산 입구에 설치된 산불예방 시설들. 시설 만큼이나 사람들의 예방 인식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산불이 그렇지만, 인왕산 산불도 입산자의 실화로 인해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케이스처럼 현재까지 실화자를 밝혀내지는 못했습니다. 설사 밝혀냈다 해도 산림보호법 제53조에 의해 ‘과실로 인하여 타인의 산림을 태운 자나 과실로 인하여 자기 산림을 불에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린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는데, 시민들의 불안과 사회가 받는 재난적 피해에 비해서는 약한 처벌은 아닐런지요.

우리는 기차바위 부근에 도달하여, 피해가 컸다는 홍제동 개미마을 너머를 내려다 본 뒤, 인왕산을 내려왔습니다. 산불됴심365캠페인, 캠페인 깃발 인증샷을 남기고서……



2. 이팝나무가 전하는 충남 홍성 산불현장 | 2023년 4월2일 산불 발생 | 4월 19일 답사 



건조한 봄철에만 발생하던 산불이 전국으로 확산되며 그 규모도 커지고, 발생 시기도 달라졌습니다. 이에 따라 그 현황을 진단하고, 재난 안전 관리 차원에서의 숲 조성과 관리방안에 대한 개선점을 모색하고자 충남홍성으로 생명의숲 지속가능산림위원회(김석권, 마상규, 이임영위원)와 함께 산불 피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4월 19일, 충남 홍성 산불 피해 현장은 2023년 4월 2일 오전, 홍성군 서부면에서 시작된 산불로 약 1,400ha(14,000,000㎡)의 산림 소실을 야기했으며, 이는 약 축구장 200개 면적에 해당됩니다. 주불은 약 53시간 만에 진화되었으며, 23년 가장 컸던 산불 규모입니다. 산불 피해 현장을 확인하고자 이동 중 차에서 내렸을 때는, 시선을 따라 멀리 보이는 숲이 까맣게 그을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평화로운 밭 뒤로 까맣게 그을린 홍성 산불피해 모습이 보인다.



▲ 지속가능산림위원과  홍성 산불 발화 지점을 예측해보았다. 



▲ 홍성 산불 피해 모습


발화지점으로 언급되는 홍성군 서부면 중리 539번지 일대를 찾아가 현장을 확인하고, 산불 확산 방향과 이동 동선을 예측해보았습니다. 바다 인접 지역이어서 해풍과 육풍 영향을 다 받고 있고, 풍향 변동 또한 커서  산불 이동 방향의 예측도 쉽지 않았으리라 예상되었는데요. 

해당 지역은 1970년대 국토 녹화사업 시기에 리기다소나무로 사방조림을 한 숲이 소나무숲으로 천이된 것으로 보여지며, 기후위기 대응과 산지재해 관리 측면에서 단순림(단일수종으로 구성된 산림)보다 혼효림(두 종류 이상의 수종으로 구성된 산림) 조성이 절실해보였습니다. 또한 지역마다 기후와 지형에 맞는 숲의 구조(임형)가 다르기에 새롭게  숲을 조성할 때는 기후와 지형에 맞는 임형을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홍성 산불 발화 지점으로 예측


산불피해지 현장을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자연재해 피해가 있던 곳을 복원지인데요. 충남 태안군 안면읍에 위치한 곳으로 2010년 태풍 곤파스 피해를 입은 지역입니다. 이 곳을 2011년 생명의숲은 유한킴벌리와 함께 <생명의 나무심기 및 숲 가꾸기 사업>으로 안면도 소나무림을 복원하였습니다.



▲ 난대수종 시범조림지 _ 수하식재(큰 나무 밑에 작은 나무를 심음) _  소나무와 굴거리나무


키 큰 소나무 아래 굴거리나무,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등 키 작은 난대수종을 식재(수하식재) 하였는데, 이 전까지는 남쪽 지역에서 자라는 난대 수종들을 안면도에서 키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남쪽 지역에서 잘 자라던 수종들을 안면도에서 적용해 본 결과 건강하게 생육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충청남도산림자원연구소에서 이 지역을 *내화수림대 조성 실연 사업지로 설정하고 추가 식재를 하기도 했습니다. 

태풍 피해지 복원 과정에서 다양한 수종을 도입하고 수하식재를 함으로써 종 다양성을 높여 건강한 숲으로 만들고자 하였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산불 예방을 막는 역할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내화수림대 : 산불로부터 임목이 견딜 수 있도록 조성한 숲으로 산불의 확산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 산불 보호를 위한 내화수림대 조성



▲ (왼)2020년에 추가 식재한 굴거리나무 (오)2011년 식재한 굴거리나무



3. 팥배나무가 전하는 강원 강릉 산불현장 l  2023년 4월 11일 산불 발생 l 4월 20일 답사


전쟁터 같았던 강릉 산불피해 현장을 다녀오며, 다시, 숲을 이야기 합니다.
2023년 4월 11일 아침. 강릉 산불 소식이 들렸습니다. 태풍급 바람으로 소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전신주를 건드리며 불이 났고,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인근 숲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강풍으로 인해 산불진화 헬기가 뜨지 못하고, 산불은 순식간에 숲을 태우고, 인근 펜션, 주택을 태웠습니다. 

오후에 들어서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산불이 꺼질 수 있었습니다. 너무 감사한, 단비였습니다. 이번 산불로 인명피해와 주택, 산림 등 약 274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2023.05.15. 행정안전부 발표) 하지만, 돈으로 산정할 수 없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원영동생명의숲 회원이 촬영한 2023년 강릉 경포 대형산불


생명의숲에서는 4월 20일, 산불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습니다. 산불 이전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번 강릉 산불은 경포 호수와 경포 해변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펜션, 식당, 주택 등 재산 피해가 더 컸습니다. 





▲ 강릉 산불 피해 모습


기후위기로 인한 겨울 가뭄과 길어진 봄 가뭄. 그로 인한 극단적인 건조현상, 그리고 인간의 부주의가 비극적으로 만나 탄생하는 대형산불. 
안타깝지만 산불이 대형화된 이후에는 사실상 진화가 쉽지 않기 때문에(대형산불 대부분은 비를 기다려 진화합니다) 예방 대응이 최선임을, 예방에 대한 투자가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임을 공감해야 합니다.
그리고 재난안전관리 차원의 숲 조성 및 관리가 무엇보다 우선되어져야 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숲과 모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겠습니다.  



산불됴심365 철없는 산불됴심 캠페인은 봄철, 가을철 구분없이 진행됩니다.

2022년 강원, 경북 산불을 완전히 진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단비'처럼 산불을 예방하고, 다시 숲에 싹을 틔우는 생명의숲을 후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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