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봄, 여러분은 무얼하셨나요?
1998년 온국민이 IMF금융위기로 힘들었던 그때,
우리나라의 숲도 어려움에 처해 있었습니다.
치산녹화사업의 성공으로 인해 숲은 울창해졌지만 숲의 나무들은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지요.
1998년 3월 18일,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빽빽한 숲을 가꾸어 건강하게 만들고, 산림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민사회와 정부, 전문가, 기업의 열망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으로 시작된 생명의숲의 시작이었습니다.
#만남
그로부터 정확히 24년이 지난 2022년 3월 18일.
생명의숲은 우리 손으로 심은 소나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코로나 19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회원님, 생명의숲 활동을 경험해보고 싶은 시민들과 함께 남산 숲을 찾았습니다.
코로나 19로 숲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2020년, 2021년.
생명의숲을 후원하고 계신 회원님에게 코로나 19로 달라진 일상에서 무얼 하고 싶으신지 설문을 진행한바 있는데요. 두해 모두 ‘숲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답니다.
생명의숲 역시 시민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 이전처럼 숲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고 싶은 갈증이 있었지요.
그래서 2022년 생명의숲은 건강한 숲에서 건강한 만남을 계획했는데요!
남산 장충자락 소나무숲에 비료를 주는 활동이 바로 그 첫 시간이었답니다.
우리는 오전 9시 50분, 동대입구역 앞에서 만났는데요.
10분도 훨씬 전에 오셔서 먼저 반가운 인사를 건네는 회원님, 가입한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프로그램 참여는 처음인 회원님, 쑥스러움에 조심조심 생명의숲을 찾는 시민, 지난해 생명의숲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다시 찾은 반가운 얼굴의 시민까지, 다양한 분들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전한 활동을 위해, 생명의숲이 있기까지 함께 해준 생명의숲 회원분들과 이번 활동을 통해 생명의숲을 새롭게 알게된 시민분들, 이렇게 2팀으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남산숲
남산 장충자락에 위치한 이 숲은 2017년 시민의 손으로 직접 심은 소나무 숲이에요.
심을 때는 4살이었던 작은 소나무가 이제는 아홉살(9년생)이 되었는데요. 소나무가 자라기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만큼 양분이 많지 않은 사질토를 가지고 있는 곳이어서 어린 소나무가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한차례 비료를 주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여기서 잠깐, 퇴비와 비료의 차이 알려드려요.
비료는 식물의 재배를 돕기 위하여 화학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물질, 식물에 영향을 주는 물질 등을 말한다. 퇴비는 순한국어로는 두엄이라고도 부르며 한국어 위키백과의 표제도 두엄이다. 풀, 짚, 동물의 배설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발효시키거나 썩혀서 만든 천연 비료. (출처 : 나무위키) |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산림용 고형비료를 소나무 뿌리 주변에 묻어주기로 했어요.
봄, 나무의 눈이 활동을 시작할 때를 대비해 뿌려진 비료가 흡수되어 분해될 수 있도록 겨울과 초봄에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요.
하여, 우리는 겨울의 끝, 봄의 시작에 아홉살 어린 소나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비료를 주기로 했습니다.
#실전, 비료주기
장충단공원에서 우리가 활동할 남산 숲까지 15분 정도를 걸었습니다.
우릴 반기는 숲을 느끼며 안전하게 활동하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근차근 천천히 몸을 움직였습니다. 숲트레칭이라고도 하죠! 하나. 둘. 하나. 둘.
오늘의 활동을 듣고, 어린 나무에게 줄 조약돌 모양의 비료를 에코백에 나눠 담았습니다.
그리고 소나무가 있는 숲으로 이동해, 드디어 아홉살 소나무를 만났습니다.
이제, 어떻게 비료를 주는지 알아볼까요?
하나. 소나무 1그루 당 줄기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8개의 방향으로 비료를 1알씩 호미를 이용해 묻어줍니다.
둘. 위치는 가지끝 위치에서 안쪽에 줍니다.
이유는? 뿌리는 줄기와 가까운 쪽일수록 땅 속 깊이 자리해있고, 나이 든 뿌리로써 양분 흡수력이 낮습니다. 따라서 더 어리고, 표면 쪽에 있는 뿌리에 주는 것이 좋기 때문에 수관 폭 정도 바깥에 위치한 지점에서 비료를 주는데 때로는 뿌리가 수관폭까지 뻗지 않았을 수 있으니 줄기와 수관폭 사이를 3등분을 해서 가운데 등분에 주는 게 통상적인, 안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셋. 비료를 준 나무는 다른 사람이 다시 주지 않도록 자연물로 표시를 합니다.
설명과 함께 활동가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흩어져 비료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숲에 관심있는 학생, 후원을 시작한지 꽤 지났지만 처음 참여한 회원, 생명의숲과 함께 자원활동을 오래 해온 회원들, 아들이름으로 후원을 하고 있는 부부, 작년 그린짐 참여 후 두번째 생명의숲을 만난 시민.
다양한 사람들이 남산 숲 어린 소나무를 건강하게 하기 위해 함께 했습니다.
#쉼, 그리고
첫번째 세션을 마치고, 쉼을 가졌습니다
따뜻한 박하차와 작은 다과를 나눴는데요.(코로나 19 거리두기 수칙을 지켰습니다.)
활동을 나누기도 하고, 잠시 벤치에 앉아 쉬기도 하고 모처럼 숲에서 만나 나누는 작은 이야기들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5분 정도 쉼을 가진 후, 다시 어린 소나무에게 비료를 주었습니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아홉살 소나무와의 추억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2022년 소나무도 나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겠지요?
#나누기, 다시
다시 모였던 그곳으로 내려와 사용한 장비를 정리하고, 숲트레칭을 하며 다치지 않게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함께 한 오늘을 나눴습니다.
“부부가 오랜만에 와서 활동하니까 옛생각도나고 가족에게 공유하고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고고 수명 늘려서 가는 기분입니다.”
“옛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새로운 분과 만나서 좋았어요.”
“2017년 남산 소나무 심고 너무 궁금했었는데, 마침 와서 다시 소나무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소나무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요.”
“평소 남산을 자주 오는데, 오늘 남산 숲 어린 소나무에게 비료주기를 함으로 또 올 수 있는 장소가 되어서 너무 기뻐요.”
“남산의 소나무를 위해 조금이라도 활동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나중에 가족들에게 뿌듯한 마음으로 활동을 이야기해줄 수 있어서 좋아요.”
“비료주는 건 처음인데 생각과 다른 단순한 작업이었어요. 친환경적인 비료를 만들어서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귀농귀촌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생일에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합니다.”
“영양분을 주면서 흙과 소나무 냄새를 맡은 것 자체가 힐링이었어요.”
“남산이라는 공간을 내가 직접 가꿀 수 있어서 신기하고 의미있었어요.”
“지난번 활동(작년 11월에 진행된 그린짐에서도 비료를 준적이 있어요)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지만, 뿌듯하네요.”
“비료주기 활동이 산을 오르내리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활동가님들이 준비운동도 제대로 해주시고 모두 친절하셔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오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좋은 마음, 좋은 분들 그리고 소나무, 흙, 자연이 함께 해 기뻤습니다. 감사합니다...”
“환경과 숲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행사 준비하시고 운영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명 한명씩 돌아가며 따뜻한 소감을 나누어주셨는데요.
생명의숲도 스물네번째 생일에 회원, 시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19로 달라진 일상이 답답하기도 버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오늘 이렇게 숲에서의 시간이 새삼 귀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생명의숲은 언제나 그랬듯, 건강한 숲을 위해 행동합니다.
지금까지 생명의숲과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아직 생명의숲을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분
생명의숲과 함께 모두가 누리는 5분 거리의 숲을 함께 만들어 가요.
▶ 생명의숲 후원하기 : http://bit.ly/support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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