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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이 숲으로 되다 - 부천소명여자고등학교 주소복사

작년 숲조성팀은 숲을 확대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활동과 더불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그 중 현실적으로 시도하기에 어려웠던 '학교 운동장을 숲으로' 만들기 위해 산림청의 '운동장녹화형 학교숲 조성 효과'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실제 학교의 운동장을 숲으로 만든 학교가 있을까요?

20년 전에 거슬러 올라가 2001년, 생명의숲과 유한킴벌리와 함께 숲을 만든 부천 소명여자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소명여자고등학교는 천주교 학교로 아름다운 숲이 있는 학교로 매우 유명합니다.

작년 학교에 처음 방문했을 때, 아름다운 교정에 반해 울긋불긋 물든 학교숲을 한참동안 바라봤던 기억이 납니다. 


△ 건물 뒤로 이어지는 학교숲과 수업 공간


부천소명여자고등학교를 위성지도로 확인한 모습입니다.  




지금봐도 운동장 가운데가 초록색으로 비춰지는데 놀라운데 당시로써는 매우 파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천소명여자고등학교는 운동장이 2개를 보유하고 있는 학교도 아니고, 중학교와 운동장 하나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운동장에 높고 낮은 언덕을 만들어 나무를 심었으니까요. 

운동장 경계를 따라 양 끝에 반달 모양으로 높고 낮은 언덕을 만들어 나무를 심고 쉴 수 있는 의자를 놓았습니다. 




△ 운동장에 나무를 심은 부천소명여자고등학교


학교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지난 2월,  김나령 교장선생님과 서현철 담당 주무관님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당시 교사로 재직 중이었던 시절이 떠올랐는지 만감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처음 운동장에 학교숲을 만들게 된 건, 당시 학교장의 의지로 숲을 만들었지요. 

그때는 지금처럼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진행한 것은 아니라 20년 동안  체육교사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죠.   

다른 학교와 다르게 100m 달리기는 50m 달리기로 측정하고, 두 학교가 공유하여 이용해야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학교숲으로 인해서인지,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생태감수성이 높아지고 흙을 만지는 아이들도 늘어났어요. 자연의 미세한 변화를 관찰하기도 하고요. (웃음)

 

△ 2001년 당시 설계도면과 나무심기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 


몇몇 친구들은 숲과 자연에 관심을 갖고 산림, 조경 등 관련 학과로 진학하기도 했어요.

기억에 남는 한 친구가 있는데, 몇년 전 학교 환경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정보를 알아보다가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학교숲 컨설팅을 선생님에게 신청하자고 제안하더라고요. 

알고보니 행정실로 관련 공문이 왔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그 친구 덕분에 한동안 학교숲 가꾸기를 지원받았어요. 


이후에도 교장선생님께서는 운동장을 숲으로 만들면서 학생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것과 학교숲을 통해 '나무와 숲이 있는 학교'의 의미가 얼마니 중요한지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 학교에서 유일하게 시간이 멈춰있는 운동장


우리나라의 학교 운동장은 지난 100여년동안 시간이 멈춰있는 공간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한 날씨, 코로나19, 생활 행태의 변화, 학생 수 감소, 초고령화 사회 등.. 

예측하기 어려운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에 머무는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내고 생태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의 학교 운동장은 비어있는 공간으로 머물지 않고 지역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녹지공간이 되기를 꿈꿔봅니다.



*운동장을 숲으로 만든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 보고서 보러가기




지역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녹지공간, 23년동안 나무와 숲이 있는 학교숲운동을 해온 생명의숲 정기후원으로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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