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리어프리(Barrier-Free)란?
베리어프리는 국문으로 "장애물없는환경"과 동의어입니다. 문자 그대로 방지턱, 경계석, 길거리의 간판, 가로수 등 보행에 장애물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인터뷰 전문에서 베리어프리, BF, Barrier-Free, 장애물없는생활환경은 동의어로 사용되었습니다.
서은실 박사
- 상명대학교 환경자원학과 환경조경학전공 국내박사 / 선진엔지니어링 전무
- <도시공원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지표 개선> 연구 등 연구사업 다수 / 논문 음성으로 듣기
[논문 출처 : 서은실. "도시공원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지표 개선 연구." 국내박사학위논문 상명대학교, 2016. 충청남도]
-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법 제정 관련 자문 진행
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를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명의숲 공식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혹시 좋아하시는 식물이 있으신가요?
'느티나무'를 좋아해요.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웅장한 나무 아래서 쉴 수도 있어서 느티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떤 계기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당사자로써 불편함을 느꼈던 경험이 몇 번 있었어요. 유아차를 이용하면서 공원을 산책한 적이 있었는데 하필 그날따라 짐이 너무 많았죠. 그런데 눈 앞에 계단이 있는데 너무 불편하고 난감하더라구요. 결국 계단 옆 경계석에 바퀴를 올려놓고 올라갔었죠. 또 부모님이 휠체어를 잠시 이용하신 때가 있었는데, 2cm의 작은턱도 힘들어 하시는 걸 보고 분명 공원과 같은 공공장소는 모두가 이용하기 위한 공간인데, 여기서 '모두'는 누구일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생명의숲에서도 누구나 5분거리의 숲을 누릴 수 있는 활동들을 하시는데, '누구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인터뷰 요청이 왔었을 때, 반가웠어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나무를 베거나 훼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자연도 보존하고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현행 법 제도가 추구하고 있는 것들을 맞추다보면 저 역시 설계를 하면서 고민이 되는 부분이 많아요
예를들어 공원에 대한 법을 살펴보면, 공원의 요소들 중에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도 있지만 저영향개발(LID)이라는 부분이 있어요. 저영향 개발은 물순환이 잘 되고 빗물이 잘 침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선 바닥표면이 매끄러우면 안돼요. 반대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이 잘 조성되려면 바닥이 매끄러워야 하는게 핵심인데 그렇게 되면 공원이라는 한 공간에서 2개의 개념이 충돌하게 되는거죠. LID를 적용하면 공원에 가산점이 부여되기 때문에 공원의 입장에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만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럴 때 굉장히 고민스러운데 결국엔 저영향개발과 장애물없는 생활환경 중 어디에 더욱 중심을 둘 것인지 어떻게 조화롭게 개발할 것인지는 결국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공원을 누구나 이용가능하게 하기 위해 10개의 산책로를 모두 BF산책로로 만들고 나무들을 베어 낼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1개의 산책로만이라도 제대로 공원을 순환 할 수 있게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 할 수 있도록 나만의 기준에 맞게 조성을 하겠죠. BF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끊임 없이 하는게 필요할 것 같아요.
<보라매공원의 경우, 빗물투수바닥을 공원 주차장 전체에 포장 후, 휠체어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평평한 바닥을 일부 구간에 설치하였다>
도시공원의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지표 개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기존 BF(법적 기준) 지표의 한계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사실 BF는 인증이 목표가 아니라, 누구나 이용가능하도록 하는것이 목표예요. BF기준만을 전부 충족하려고 하는 공원들도 있는데, 사실 이용을 못하게 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설계과정에서 이용자와 공원에 대한 이해와 목적을 바탕으로 반영이 되면 되는것이죠. 보라매공원을 예를 들면, BF인증을 받지는 못했지만 휠체어 이용인과 노인들의 이용도가 정말 높거든요. 이렇게 이용되는 것이 중요하지 점수와 인증을 위한 부분이 핵심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논문에서 BF지표의 몇 가지 개선사항을 제시했었는데 지표에서는 접근로가 3개가 있으면 3개 모두가 접근 가능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어요. 현행지표에서 하나만 만족할 경우 0점을 받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1개만 접근이 가능하더라도 최하점수, 기본점수는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 2곳은 공원 서비스나, 공원도우미 등 인적자원서비스를 통해 이용가능하도록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예요.
공원을 설계하면서 자연을 위한 배려, 사람을 위한 배려. '배려'라는 키워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공원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모두가 편해야하는 공간이고, 누구에게나 장애가 되지 않아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BF 역시 특정 대상만을 위한 개념이여서도 안되고, 모두를 위한 개념이여야 하죠.
초기에 BF개념을 정리 할 때, 우리 스스로 장애물을 만든다는 생각을 했어요. 장애물을 만들고 또 그 옆에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요. 오래된 관공서들을 보면, 계단을 2-3개 올라가서 들어가게 되어있고 또 그 옆에 경사로를 설치하죠. 빗물을 막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빗물을 막을 수 있거든요. 이런한 장애물들은 사실 높은곳에서 건축물이 돋보이기 위해 설계된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공원에 있어서는 위상보다는 편의, 이용에 방점을 두어야 해요. 우리가 생활하는데 편해야 하는 시설인데 높고, 화려하게 위압감을 줄 필요는 없지 않나요? 간혹 중요한 관공서는 그렇게 해야할 필요는 있을 것 같아요. 다만 편의시설,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를 해두어야겠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생명의숲에서는 향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뿐만아니라, 공원에서도 누구나 녹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것들이 있을까요?
공간에 있는, 공원에 있는 시설을 생산하는 것, 소비하는 것(관람,감상) 마지막은 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생산한다는 것은 놀이공간도 만들고 하는 것이라면, 공원을 이용하는 소비는 직접 만지고 보는 것. 생산과 소비와 체험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문화”, “프로그램”이라는 개념이예요. 재미있는 공원이 되려면, 내가 와서 새로운 것을 할 수 있고 볼거리 놀거리가 있어야해요. 동선에 대한 것, 만들어 진 것을 보는 것을 간접체험이라고 한다면, 무장애숲길을 만들고 식물을 만지고, 체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모래정원, 화분을 만들고 가지고 가는 프로그램까지 연계되면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적극적인 방법들이 향후 공원에서 고민되어야 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연구 할 때 맵을 개발해서 BF보행로를 표시하는 것 까지 개발을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건 진행되지 못했어요. 이런 서비스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추가로 한 가지 재미있는 아이디어로는 톨게이트를 예로들자면 용인으로 가는 방향은 핑크색, 수원으로 가는 길은 초록색으로 표시가 되어있어 운전할 때 너무 편하더라구요. 이처럼 장애물이 없는 구간은 명확히 색을 표시해서 그 길만 따라가도록 하면 어떨까요? 복잡하게 안내판을 보지 않아도 되구요! 간혹 장애인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휠체어 표시가 되어있는 곳들이 있는데 이건 또다른 차별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공간을 비워두거나, 다른 표시체계로 약속을 하면 해결되는 문제이지요.
인터뷰를 수락해주시고, 이렇게 시간내서 귀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DITOR LETTER 벌써 사회복지숲의 세번째 인터뷰네요. 서은실 박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얻게 된 것은, 변화는 먼 곳에 있는게 아니라 내 주변 ‘2cm의 배려’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인터뷰 본문에서도 나와있듯이 공원을 편리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은 2cm조차도 큰 장벽이 됩니다. 당시엔 불편함을 겪은 당사자였지만, 그 2cm를 해결하고자 본인의 영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주셨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20대를 보내고 있는 저희에게 불편함이란 머나먼 이야기같았지만 언젠간 나도 짐을 가득 실은 유아차를 끌며 2cm의 턱을 지나기 어려울 것이며, 나이가 들어 걸음이 느려질 때 즈음 손잡이 없는 계단이 버거울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불편함을 겪은 당사자이거나 그 주변인일지라도 우리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각자의 일상에서 조금의 고민과 배려를 한다면, 또 그런 기준을 만들어 간다면 한걸음 한걸음 '모두'가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이현영, 이희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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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원을 자유롭게 이용할수 있는 세에상! 만들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