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거리의 나무를 보며 가을의 깊이를 짐작합니다.
10월의 첫 토요일, <박상진 교수님과 함께 하는 궁궐의 나무 이야기>가 경복궁에서 열렸습니다.
나무 이야기를 들으며 궁궐 곳곳을 살펴본 특별한 하루, 그 현장으로 가볼까요?
<궁궐의 나무이야기 저자, 박상진 교수님>
<경복궁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듣고 있는 참가자들>
이날은 유독 중학생 친구들이 많이 참여하여 궁궐의 나무들에 큰 관심을 보였답니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박석>
궁궐에 가면 넓게 깔린 잔디를 보실 수 있을거예요. 그런데 본래 우리 궁궐에선 잔디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여러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잔디를 깔았다고 합니다. 이 박석은 강화도에서 생산된 돌을 얇고 넓적하게 깔아놓은 것인데,
잔디 위를 걸을 때 질척이거나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울퉁불퉁하게 처리했다고 해요.
<대한제국의 상징 문양, 자두나무>
조선 왕조, 이(李)씨의 나무라고 불렸던 자두나무. 자두나무의 꽃은
고종임금이 대한제국을 새로 선포할 때 나라를 상징하는 문양에 사용됐다고 합니다.
<왼쪽 : 조선과 중국의 가교 역할, 뽕나무 / 오른쪽 : 세조를 품어준 나무, 왕버들>
경복궁을 걷다보면 뽕나무를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궁궐의 뽕나무는 완비가 관리했다고 하는데 뽕잎을 따다 누에를 키우고, 비단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였다고 합니다. 옛날 농업과 상업이 중요했던 시기에 아주 중요한 수출품이었겠죠?
오른쪽 사진의 왕버들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조선 제7대 왕인 세조는 자신의 조카를 쫓아내고 왕이 된 걸로 유명한데요,
그가 어렸을 때 왕버들과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14살 때부터 기생집을 출입했던 세조.
어느 기생의 기둥서방에 들켜서 도망가다가 왕버들 안으로 쏙 숨었다죠.
왕버들을 보시면 가운데가 잘 썪는 특징 때문에 구멍이 크게 나있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궁궐 여인들을 위한 꽃밭, 화계>
옛날 여자들이 궁에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궁 밖을 나갈 수 없었답니다.
아미산 꽃밭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평생을 궁궐에서 살아야만 하는 궁중여인들과
중전을 위해 만든 화계입니다. 쑥부쟁이, 비비추, 원추리 등 소박하면서도 화사한 꽃들이
여인들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길 바래봅니다.
<그늘 아래 정사를 논하다, 회화나무>
조선시대 관리들이 자주 정사를 논하곤 했다는 회화나무입니다.
<왼쪽 : 허기를 채워준 나무, 상수리나무 / 오른쪽 : 궁궐의 약재, 주엽나무>
알려진 참나무 6형제로 알려진 굴참, 갈참, 졸참, 신갈, 떡갈, 상수리 나무 알고 계신가요?
이들의 열매인 도토리는 옛 시절 매우 중요한 자원식물이었다고 하는데요, 흉년 때 나라에서는 도토리를 걷어 창고에 보관했다가 백성들에게 나눠줬다고 합니다. 게다가 나무의 재질이 좋아서 조선시대 사찰 기둥으로도 많이 사용됐다고 하네요.
오른쪽 사진은 궁궐에서 약재로 사용되던 주엽나무의 열매입니다.
콩과 식물답게 콩꼬두리들이 풍성하게 달려 시선을 끄네요^^
줄기에 뾰족한 가시들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가시는 종기를 터트릴 때 사용됐다고 전해집니다.
<박상진 교수님과 참가자들 단체 사진>
"그동안 몰랐던 나무에 대해 잘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나무를 한번 더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나무에 중점을 두고 경복궁의 자연과 역사를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궁궐에 얽힌 이야기를 나무와 연계하여 들을 수 있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 참가자들이 남긴 소감 중에서 -
처음 만난 이들과 함께 궁궐의 나무를 살펴보며 조상들의 시간을 더듬어 본 시간.
깊어가는 가을, 궁의 희노애락을 지켜봐 온 나무 사이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시면 어떨까요?
다음에 떠날 장소는 덕수궁과 종묘입니다: )
문의 더불어숲팀 02-499-6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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