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이야기


참여가 만든 변화를 기록하고,
숲을 지키는 연대의 힘을 공유합니다.


숲을 지키는 힘은 한 사람의 결심에서 시작되지만, 그 힘이 이어질 때 비로소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고 학교 텃밭을 돌보는 시간, 개인과 기업의 후원이 모여 우리가 함께 가꾸는 숲은 더 넓고 깊어집니다.'참여이야기'는 시민, 개인 후원자, 기업 파트너가 생명의숲과 만나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일구어내고 있는지 그 실천의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참여가 어떻게 숲을 이루고, 그 숲이 다시 우리의 삶을 든든하게 지탱하는지 그 변화의 궤적을 추적합니다. 숲과 사람을 잇는 활동가의 기록과 끝까지 결과로 완성해 낸 현장의 모습을 통해 증명하겠습니다. 

참여의 실천과 후원은 숲의 내일을 함께 지키는 가장 강력한 연대입니다. 


[인터뷰]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 김태환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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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 생명의숲 후원회원 김태환님과 나눈 이야기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오래 살았고, 지금은 여수에 머문다.
김태환 회원은 시간이 나면 길을 나선다. 성곽을 걷고, 오래된 절을 찾고, 자연휴양림을 둘러본다. 서울에 살 때는 북서울꿈숲과 서울숲, 남산을 자주 걸었다. 여수로 내려온 뒤에는 순천과 구례, 고흥, 고창을 찾는다.

얼마 전 다녀온 선운사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오래된 나무 아래를 걷다 보니, 우리 곁에는 아직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가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던 시절,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먼저 찾아왔다. 책을 읽었고, 한살림 조합원이 됐다. 자연스럽게 환경과 생태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식탁에 놓이기 시작했다. 부부는 서로 책을 권했고, 읽은 내용을 나누었다.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줄일지, 무엇을 바꿀지를 함께 고민했다. 육식을 줄인 것도 그 무렵이었다.

생활이 조금씩 달라질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달라졌다.
그러던 어느 날, 기후위기를 다룬 책에서 생명의숲을 만났다.
"거창한 활동은 못 하지만, 후원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후원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 무렵 고등학생이던 아들은 건축가를 꿈꾸고 있었다. 김태환 회원은 아들과 함께 생명의숲의 공원학개론에 참여했다. 건축이 건물만 짓는 일이 아니라 숲과 나무, 공원과 함께 호흡하는 일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전까지 숲은 산속 깊은 곳에만 있는 줄 알았다.
도시에서도 숲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생명의숲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됐다. 서울을 떠나 여수에 살게 된 뒤에는 서울 곳곳의 공원이 얼마나 소중한 공간이었는지도 새삼 느꼈다.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남산이었다.
주말을 내어 모인 사람들이 숲을 더 숲답게 만들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자신은 자주 참여하지 못하지만, 누군가는 묵묵히 그 일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든든했다.

"관심은 있지만 직접 활동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런 마음을 가장 쉽게 보탤 수 있는 일이 후원 아닐까요."
김태환 회원에게 후원은 특별한 결심이 아니다. 생활을 이어가는 방식에 가깝다.
후원금은 처음부터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입이 늘어나면 후원도 조금 늘어난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농업과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는 여러 단체를 꾸준히 후원하는 이유도 같다.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입니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오래 이어온 생활이 담겨 있다.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숲보다 책이었다.
새로운 생각도 책을 통해 만났고, 새로운 후원도 책을 통해 시작됐다. 읽고, 함께 이야기하고, 생활에 옮긴다. 큰 결심보다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일. 그의 삶은 그런 리듬으로 흘러간다.

숲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특별하다. 숲은 우리 가까이에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숲 안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숲도 스스로 자라고 쉬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숲을 사랑하는 마음이 숲을 더 많이 소비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는 숲을 지키는 사람들을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응원한다. 직접 하지 못하는 일을 누군가는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일. 그것이 후원이라고 생각한다.

후원을 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거창하지 않다.
후원하는 단체가 흔들리지 않고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갈 때. 그 활동 덕분에 사회가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길 때다. 파주의 땅을 자연에게 돌려주는 '야생신탁 프로젝트'를 보며 오래 기억에 남았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인간만의 세상이 아니라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다시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생명의숲에도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
더 크게 성장해야 한다는 조급함보다 지금의 활동을 오래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것.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여러 단체와 더 자주 손을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여수에서 환경단체와 한살림이 함께 연 다큐멘터리 상영회에서 토종씨앗의 가치를 알게 됐고, 또 다른 후원으로 이어졌던 경험처럼 말이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그는 조금 쑥스럽게 웃었다.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됐다고.
하지만 질문에 답하는 동안 스스로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고, 숲을 대하는 마음도 다시 다잡게 됐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후원을 권하는 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자신의 생활을 이끌어온 한 사람의 태도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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