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이야기


참여가 만든 변화를 기록하고,
숲을 지키는 연대의 힘을 공유합니다.


숲을 지키는 힘은 한 사람의 결심에서 시작되지만, 그 힘이 이어질 때 비로소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나무를 심고 정원을 가꾸고 학교 텃밭을 돌보는 시간, 개인과 기업의 후원이 모여 우리가 함께 가꾸는 숲은 더 넓고 깊어집니다.'참여이야기'는 시민, 개인 후원자, 기업 파트너가 생명의숲과 만나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일구어내고 있는지 그 실천의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우리의 참여가 어떻게 숲을 이루고, 그 숲이 다시 우리의 삶을 든든하게 지탱하는지 그 변화의 궤적을 추적합니다. 숲과 사람을 잇는 활동가의 기록과 끝까지 결과로 완성해 낸 현장의 모습을 통해 증명하겠습니다. 

참여의 실천과 후원은 숲의 내일을 함께 지키는 가장 강력한 연대입니다. 


[인터뷰] 좋은 제품을 만들고, 좋은 마음을 나누는 일 - 뉴플리 김정자 대표

“숲이 사람이고, 사람이 숲이죠”

뉴플리 김정자 대표가 말하는 일, 나눔, 그리고 오래 마음에 남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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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구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주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김정자 대표의 말은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한마디 한마디에 망설임이 없었다.

뉴플리는 물티슈와 생활 위생용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대표 브랜드인 ‘위프리(Wefree)’에는 유해 성분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 시작은 코로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형과 사출을 주력으로 하던 회사의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직원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그때 김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물티슈 캡이었다.
위생용품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꾸준히 필요한 제품이었다. 캡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 전체를 들여다보게 되었고, 어떤 성분이 문제를 일으키는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하나씩 알게 됐다.
“남들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때부터 뉴플리는 원단과 성분을 꼼꼼히 살폈다. 방부 성분은 필요하지만 과해서는 안 됐고, 피부에는 순하면서도 환경에는 부담을 덜 남기는 제품이어야 했다. 그 적절한 균형을 찾는 데만 거의 1년이 걸렸다.
당장의 이익을 좇기보다 연구와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금형과 사출 사업으로 번 수익을 다시 제품 개발에 쏟아부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김 대표는 그 길이 결국 더 오래 가는 길이라고 믿었다.


김정자 대표가 생명의숲을 처음 만난 것은 2019년이다.
그전까지 그는 스스로를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스무 살 무렵부터 일을 시작했고, 모임이나 동창회, 여유로운 휴식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늘 해야 할 일이 먼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변을 너무 못 보고 살았구나.”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우연히 ‘생명의숲’이라는 이름을 보게 됐다. 이름이 마음에 남았다. 마침 남산 소나무를 가꾸는 시민활동인 ‘그린짐’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그는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산에 오르고, 장비를 챙기고, 몸을 풀어 소나무 곁에서 일했다. 중간에는 함께 차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 않아도 괜찮았다. 자연 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단순한 시간이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왔다.
“저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잘 맞는 활동이었어요.”
그 기억은 오래 남았다.
이후 그는 당시 재직하던 기업이 생명의숲 기업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연결했고, 지금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뉴플리 역시 기업회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뉴플리의 나눔은 거창한 계획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산불 피해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랬다. 현장에 물티슈 같은 위생용품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제품을 실어 보냈다. 시흥시의 아동시설에도 필요한 물품을 전달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그냥 자연스러웠어요.”
그는 나눔을 ‘행복이 밖으로 나오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바빠서 충분히 실천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그 말은 더욱 솔직하게 들렸다.
김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진심’이다. 꾸며낸 마음이 아닌 것, 마음이 움직였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가 다시 어린 시절로 향한 것도 자연스러웠다.
김정자 대표가 기억하는 숲은 강원도 양양에 있다. 어린 시절을 보낸 집 마당에는 과일나무가 많았다. 특히 개복숭아나무는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가고, 뛰어내리고, 다시 올라갔다. 그 덕분에 나무는 곧게 자라기보다 옆으로 넓게 퍼졌다. 마당에는 감나무도 있었다. 떫은 감은 항아리에 담가 삭혀 먹었고, 떨어진 감도 허투루 버리지 않았다.
“감나무는 정말 주는 게 많아요.”
그에게 숲은 멀리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먹고, 뛰놀고, 일상을 보내며 자라난 삶의 공간이었다. 마을을 둘러싼 산은 늘 곁에 있었고, 도시로 온 뒤에는 오히려 그 풍경이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숲에는 좋은 냄새가 있었어요. 나무 냄새였죠.”


기업을 운영하는 지금도 그는 ‘균형’을 자주 생각한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익만 바라보다 보면 중요한 가치를 놓치기 쉽다고 믿는다. 그래서 생명의숲 같은 단체와 함께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업이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일. 돈을 버는 일과 좋은 일을 하려는 마음이 서로 멀어지지 않도록 연결해 주는 일.
그는 그런 역할을 시민사회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뉴플리는 앞으로 해외 시장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영문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고, 새로운 제품 라인업도 갖췄다. 리필용 용기 개발도 진행 중이다. 조금 덜 버리고, 조금 더 오래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일 역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 회사는 무척 바쁘다. 김 대표는 쉬는 시간이 생기면 대부분 잠을 잔다며 웃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숲이 남아 있다.
“뉴플리가 조금 안정되면 그린짐에 다시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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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정자 대표는 생명의숲에 바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초심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활동 방식은 시대에 맞게 더 유연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켜야 할 가치는 단단하게 붙들되, 새로운 시도는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뜻이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은 김 대표가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과도 닮아 있었다.
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고,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필요한 곳에 자연스럽게 나누며 살아가는 일. 그리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다시 숲으로 마음을 돌려놓는 일.
그가 남긴 한 문장이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았다.
“숲이 사람이고, 사람이 숲이다.”
숲은 멀리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 뛰놀던 마당에 있었고, 하루를 살아가는 일터 곁에 있었으며, 바쁜 하루 끝에 문득 떠오르는 그리움 속에도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의 진심이 움직이는 자리에도, 숲은 조용히 함께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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