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야기


'숲 이야기'는 숲과 나무의 가치를 조명하여 우리가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콘텐츠 공간입니다. 수백 년의 세월을 묵묵히 버텨낸 노거수의 이야기, 그리고 전국 곳곳 산과 도시 속 아름다운 숲,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 얽힌 나무들과 그 안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생명의숲은 숲이야기들을 찾아내고 생각을 나누며, 시민들이 숲을 향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연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지도록 합니다.


끊겨버린 역사, 잃어버린 것들 - 쓰러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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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instagram.com/bigtreehunters)

위 사진은 거대한 세쿼이어 나무의 단면입니다.  

약 서기 550년경 부터 자라기 시작하여 1300년 넘는 세월동안,  십자군 원정, 콜롬버스의 신대륙(유럽인들에게만) 발견, 남북전쟁의 시간을 모두 지나 1891년에 벌목되었습니다.  동쪽에서 시작한 미국의 개척이 서부지대에 이르러 거대한 나무들을 베어넘기며 절정에 다다랐던 시기죠.
나무는 인류의 문명에 정말 중요한 존재였고 현재에도 그렇습니다.  자원으로서, 생활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로서, 어느 지역과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존재로서도요.  특히 요즘은 기후 위기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어, 숲과 나무의 보호 중요성은  보편적인 인식이 되어가고 있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져갑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어떨까요?  숲과 나무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순식간에 "경제"의 이슈와 논리에 밀려 안개처럼 사라져버리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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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동네의 나무 한 그루가 사라졌습니다.

플라타너스가 빠르게 자라는 나무라고는 해도, 둘레가 2.5미터 였으니 상당히 오랜 시간을 이 자리에서 자라며 길이 놓이고, 주위에 건물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 나무를 바라보며 계절을 감각했고, 여기서 약속을 잡았고, 이정표가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 동네에서 가장 큰 나무였으니까요.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사진처럼 작업자들이 와서 몇 시간만에 거대한 나무의 가지를 잘라내고 밑둥을 베어내 몇 조각으로 만들고는 차에 실어가버렸습니다.  하도 놀라와 작업자들에게 물으니 인도를 침범하고 학교에 그늘을 많이 드리워 민원으로 인해 구청에서 베어냈다고 합니다.
원래 이 길이 닦이기 전에 나무가 있었으니 인도가 나무의 자리를 침범했고,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니 큰 나무의 그늘은 학교의 건물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일텐데, 이 일을 결정한 사람들은 생각이 달랐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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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의 거리가 좁혀지며 안타깝게 양보해야할 것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양보하며 공생의 길을 걷기도 하고, 자연의 양보를 받아내며 우리의 편의를 더하기도 합니다.
절대적인 판단은 어렵습니다. 저 베어넘겨진 플라타너스로 인해 누군가 알지 못하는 문제를 겪었는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나무의 생사를 판단하는데 초대받지 못한 이들이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이 것 또한 추정이지만요.

인적이 드물었던 인도. 그 폭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오래 자라온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는 새 보도블록이 넓게 깔려있습니다.  
둘이서 걷다가 한 줄로 걷지 않고 그대로 걸을 수 있을 것이고, 자전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릴 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지나가고 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간 빈 자리에, 생각은 머뭅니다.


텅 빈 길 위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의 나무를 다시 심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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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해에 찍었던 이 사진은 나무의 영정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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